이번 출장은 알수없는 소스코드를 죄다 들고, 현장에 직접 부딪히며 설비를 파악하는
'탐색' 목적의 단기 출장이었음. 5일 출장.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공항으로 향해야 하는 완전 비매너 일정..
무O에서 2일, 천O에서 3일 후 복귀. 사실상 굉장히 빡센 일정이었음.
무O에 도착 후, 그대로 T사 공장으로 출발, 캐리어는 입구에 맡겨두고 내부 상황파악.
그 다음날 다시 캐리어를 끌고 공장 출근, 상황 파악후 무O 공항으로 출발.
무O에서 천O 공항으로 직행 후, 2시간 40분 차량 이동 후 호텔 체크인.
다음날 V사 공장으로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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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버스에서 내려지는 내 애착 캐리어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음.
이 캐리어가 무엇이냐? 2013년도 첫 중국출장을 준비할 때,
철수형과 아울렛에서 15만원? 주고 구매한 캐리어임.
*철수형: 상세하게 다시 쓰고있는 네이O 소설에 등장하며, 본인을 K테크로 불러온 PLC 팀 학교선배
무려 12살이나 먹은 내 영혼의 동반자. 내가 이걸 끌고나가자 와이프가 뒤에서 한소리했음.
"집에 크고 좋은거 놔두고 왜 그런걸 끌고다니냐? 좀 버려라 제발...;;"
"어허~! 이놈을 끌고가야 일이 잘 될거 같단말이야~"
예나 지금이나 결혼전엔 어머니 말씀을 잘 듣고, 결혼 후에는 아내의 말을 잘 들었어야 했는데..
................
출국 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을 지나 비행기 보딩 대기장소로 가보니 3명의 덩치큰 K테크 남자들이 보였음.
"안녕하세요~"
성 차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마주하며 말했음.
"소장님~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백 이사는 풀린 눈으로.
"고생했네요. 잘 좀 부탁드립니데이~"
[거 선글라스는 뭣한다고 옷에 걸어놨누...ㅋㅋ]
그동안 얼마나 중국을 다녔으면 긴장 1도 안느껴지고 부산 가는마냥 태도인지..ㅎㅎ
양 이사는 그 특유의 틱 걸린 사람마냥 고개를 이리저리 틱틱 거리며 불퉁하게 한마디했음.
"왔능교?"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굉장히 불친절하고 무례해 보이지만, 같은 경상도 남자들은 알 수 있음. 이 사람이 전혀 악의가 없고 굉장히 쑥스러움 많은 츤데레 타입인걸.
[양이사 이 아저씨는 세월이 가도 1도 변하지 않았구나 ㅋㅋ 매력 여전허네~]
이렇게 다시보니 두 명의 이사들도 세월을 빗겨가지 못했는지 살이 조금 빠지고 볼이 조금 쳐진 모습에서 지난날 쌩쌩할때 모습들이 생각이나 사람을 감상적이게 만들었음.
"저희 이사님은요?"
"아. 배아프시다고 화장실 가셨어요 ㅋ"
"네....민감하신 분이시죠.ㅋㅋㅋ"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무O으로 출발
.............
..........
........
무O에 내리며 과거 메탈리카가 한국을 방문하며 했던 말이 떠올랐음.
"이곳이 용개의 나라입니까...?"
나도 속으로 생각했음.
"이곳이 엽문의 본산입니까..?"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에 입국카드로 목적지를 작성했음.
성차장이 메신저로 보내준 공장 주소인데, 뭔 주소가 그리 긴지...
초기 폰트를 잘못 잡아서 주어진 공간안에 다 쓰지 못하고
밖으로 한참을 튀어나가 아랫쪽까지 삐져나온 어설픈 영어 주소.
성차장이 입국장을 가며 말했음.
"저...요즘 한중 관계가 안좋은건 다들 아시죠? 검색이 좀 까다로울 겁니다. 그리고 저희는 여행비자로 나온거라 일하러 왔다고 하시면 안됩니다?"
"눼?? 근데 주신 주소에는 gong chuang 이라고 대놓고 공장이라 써져있잖아요ㅡㅡ;;"
"아...그러시면 그 부분 빼고 새로 작성하셔야 겠네요;;"
"아니...;;;아 몰라요.(그걸 왜 ㅆX 지금 얘기하냐고. 사람도 많은데 다시 뒤로 빠져야 되잖아ㅡㅡ)"
나는 귀찮은 마음에 대충 색칠을 해서 덮어씌웠음. 그 모습을 보더니 꾀돌이 이사가 슬쩍 K테크 그룹으로 붙었음.
[와. 형 나 못믿나? ㅋㅋㅋ]
K테크 그룹과, 나.. 우리는 그렇게 두 그룹으로 갈라짐.
뭔가 눈치가...K테크 사람들이 너 중국어 얼마나 하는지 테스트 함 해보자. 하는 느낌이었음.
[오냐..여전히 대책없네 이 양반들.. 나를 필요로 하는게 니들인데, 내가 여기 통과중에 문제 생기면 결국 니들이 수습해야 할텐데? ㅋㅋ 한번 질러준다 내가.]
그런 와중 K테크 그룹이 먼저 들어갔는데 확실히 딱딱한 태도의 직원이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음.
"너네 무슨 목적으로 무O에 왔음? 연고지가 있음?"
"그냥 여행왔음."
"여기 주소에 호텔 주소가 없는데 여행온거 맞음?"
"아아..!! 호텔 주소는 OOO 호텔 임."
[아니 알면....ㅅX 말해줬어야 할거 아냐 ㅡㅡ; 나한테는 불 질러놓고 자기만 아는 애드립으로 빠져나가네..]
"옆에는 일행들임?"
"응. 맞음."
"흐음.....(일행들을 이리저리 살피며..)"
그걸 지켜보며 나는 무릎을 탁! 하고 칠 수 밖에 없었음. 백 이사가 왜 굳이 선글라스를 챙겼는가..! 아저씨의 허세로 치부했더니 저런 노하우가..!! 크으...역시 중국 짬밥...!!
그러는 순간 내 차례가 왔음. 여자 공안이었음.
[아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애교 작전은 안되겠구만..]
공안이 입국 카드를 보며 말했음.
"무슨 목적으로 왔음?"
"여행."
"연고지는?"
"사랑"
"!?!?"
"사랑."
"응??무슨 소리임?? 중국말??한국말?"
"여자를 찾으러... 왔음"
"진심임? 여기 장난치는 곳 아님."
"한국에서.. 잠깐. 인연이 있었는데. 그 여자가.. 그쪽에 산다고 들었음."
"........"
공안이 종이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근데, 이 주소가 산업단지 주소인데. 그리고 이렇게 쓰면 안됨."
공안이 새로 입국카드를 꺼내더니 열심히 주소를 끄적이기 시작했음.
"여행비자로 온거면 대략 이런식으로 주소를 써야 함. 내가 고쳐줬음."
"오!?"
"통과. 가봐"
"다음에 또오면... 만날 수 있을까?"
"아 ㅋㅋㅋㅋ 가라 쫌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크으...역시 중국의 '낭만'은 여전하구만...]
사실 어떤 상황이 터져도 수습 가능하다는 중국어 내공에서 우러나온 가벼운 장난질이었음.
아마 남자 공안이었으면 '숑디'를 찾으러 왔다고 했을거임.
여전히 나는 잘 먹힘. 잊혀졌던 중화의 DNA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분..
내가 입국심사를 통과하고 뒤를 돌아보니 성 차장네 그룹은 아직도 조사를 받고있었음.
그 옆에서 꾀돌이 이사가 동그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음.
긴장한 표정으로 열심히 설명중인 성차장을 보며 생각했음.
중문과를 나온거지 중국과를 나온건 아니니까..훗..
.........
.......
.....
한참을 지나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고 나오는 사람들. 꾀돌이 이사가 말했음.
"와...소장님은 운빨이 쥑이네요!! 뭐랬길래 몇마디 묻지도 않고! 공안이 직접 카드도 작성해주네..!"
"운빨 같아요? 다시 보세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해주나 ㅋㅋ"
".........."
그곳에는 다시 깐깐하게 절차를 밟고있는 여자공안이 있었음.
"이상하네..소장님이 중국에서 먹히는 얼굴인가...ㅋㅋ"
"어휴~ 예전에는 이사님이 먹어줬죠. 공장 여자애들이 오빠오빠 하면서 ㅋㅋ"
"이제는 그냥 배나온 아저씨입니다 허허.."
중국도 많이 변한건지...공항에 담배피는 사람이 안보였음. 안그래도 땡기는데 어디 묻어갈 곳이 없는지 두리번 거렸고. 기왕이면 벤이 좀 늦게 도착해서 담배 한대의 여유가 있었으면 했음.
하지만 도착과 동시에 가죽 외투를 걸친 빡빡이 아저씨가 달려오더니 우리에게 손짓했음.
"아~~니하오~니하오~"
"니하오~니하오~~쩌비엔, 꼴라이~" (안녕 안녕~~저쪽으로..따라와)
기사님들은 한국인 패치가 좀 되어있어, 한국인 출장자들이 왠만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들로 의사 전달을 함.
아저씨가 백이사와 양이사의 캐리어를 양손에 끌며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음. 나는 그 아저씨 뒤를 졸졸 따라가며 말을 걸었음.
"따거. 따거!"
"응? 왜?"
"우리 담배 한대만 피고 가자."
"어어어--!! 안돼! 아무데서나 담배피면...!"
"그럼 차에서는?"
"당연히 안돼지!"
"뭐야? 여기 중국 맞아?"
"응? 근데 너 한국인 아냐? 중국인이야?"
"나 한국인이지."
"너 중국말 잘한다?"
"그러면 차에서 담배 펴도 됨? 나 전자담밴데?"
"아 그럴거면 그냥 피우면서 따라와."
"전자담배는 괜찮은거야? 주차장인데?"
"피다 걸리면 안피웠다고 잡아 떼면되지."
"오. 천잰데?"
피슈우~~피슈우~~흡하흡하~~
"도착했다. 짐들 다 나한테 줘."
"아 따거. 좀 천천히.. 천천히 실어주삼.."
피슈우~흡하흡하
뒤에서 백이사가 말했음
"인마야.. 중국이 요즘 중국 아이다~ 그거 피다 걸리면 벌금 문다잉."
"아 진짜요? 큰일 날뻔 했네요-! 감사합니다."
"피식...."
인천공항에서만 해도 소장님~소장님~ 하던 사람이 중국에서는 이름으로 부르네..
저 양반들도 중국에서 이렇게 만나니까 옛생각 나나보다 싶었음.
달라진게 있다면, 예전 이었으면 옆에 꾀돌이 이사에게
"OO아. 점마 뭐꼬? 교육시키라."
했을 양반인데, 직접 저리 설명해주는걸 보니 확실히 세월이 흐르긴 흘렀구나 싶었음.
남자 4명이 차를 타고 가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음? 이미 출장이 만성이된 이사들이야 눈감고 조용히 명상을 하고, 나는 창밖의 풍경이나 구경했음.
아마 무O은 처음와보는 곳이라 신기했던거 같음.
중국은 지역마다 다른나라 같은 특색이 있어서 재밌는거 같음. 이곳은 아파트가 굉장히 많이 보였는데, 대부분의 아파트가 황토색 이었음. 우리 나라처럼 알록달록하지 않고 전부 황토색 일색.
분명 발전한 도시로 보이지만 그 천편일률적인 칙칙한 색상에..
개성이라고는 존중받지 못하는 문화권의 현실을 느끼며, 그럼에도 인간 본연의 '자유' 욕망을 버리지 못해 각양각색의 개인 개성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중화숑디들에게 잠깐의 묵념..
도시 중간에 길고 커다란 강이 흐르고 있었고, 그 위에는 바다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해운 선박들이 도시 중앙을 유영하고 있었음.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에 정말 이질적이면서도 신선한 기분을 느끼며 열심히 사진을 찍었음.

꾀돌이 이사가 그런 날보며 백이사에게 물었음.
"저거 강이 무슨 강이였지요?"
"장강이잖아 장강."
"확실합니까? ㅋ"
"마. 중국에서는 대충 커보인다 싶으면 그냥 장강이야. 90프로의 확률로 맞아."
나도 대화에 꼈음.
"아! 저도 상해에서 난통으로 넘어갈 때 장강 봤는데요. 와..무슨 바단줄 알았죠. 대단하네요. 거기서 여기까지 다 장강이라니.."
".........."
".........."
"제가 난통에 루동이라는 마을 호텔에서 유덕화 만나서 사진찍었었는데."
"........."
백이사가 한마디 했음.
"......자자.."
[에이 ㅅX 잠이나 자자...]
.............
...........
........
눈을 떠보니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인 공장 앞이었다.
문을 열어보니 완전 여름날씨라 무슨 사우나 공기 마시듯 훅~ 들어오는 찝찝함..
나는 서둘러 공장에 들고갈 노트북과 무진가방을 둘러맸음.
성차장이 말했음.
"소장님. 노트북 들고가시면 입구에서 서류작성 해야되요..절차도 복잡하고..그냥 안들고 가시는게 좋을거 같은데요.."
"아..근데 캐리어를 차에 두고 내리잖아요.."
"아 괜찮아요. 안떼먹어요 ㅋㅋㅋㅋ"
"흠.....습관성인가...뭔가 안심이 안되는데요..허허.."
나는 다시 무진가방과 노트북을 캐리어에 욱여넣고, 여권과 지갑, 무진노트를 챙겼음. 볼펜이야 현장에서 빌리면 되니까..
꾀돌이 이사가 말했음.
"와...엄청 더운데..!! 물 없습니까..?"
성차장이 기사에게 말하니 기사가 벤의 뒷문을 열자 미지근하게 식은 생수들이 굴러다녔음.
와 저거 먹느니 물을 안마시는게 낫겠다..싶겠지만 해맑게 손에 쥐어주는 기사를 보며 고맙다고 말해야 했음.
공장에 왔다는 심리적 문제인가, 차에서 내리자 마자 온몸으로 찝찝함이 느껴졌고
목은 탔으며 미지근한 생수를 들이키자니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음.
거기에 저 노트북에 내 전부가 들어있는데, 저거 설마 없어지겠나 하는 생각에 신경도 날카로워졌고.
일단 기사는 우리 짐가방을 실은채로 다른 일을 하겠다며 가버렸고, 우리는 공장입구 관리실에 시방서?(쓰꽁단)을 작성하러 갔음.
푹푹 찌는 계절에 흰색 남방을 입은 창구 아가씨들이 책상에 모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음.
우리가 똑똑! 창문을 두드리자 세상 일하기 싫은 표정의 여직원이 눈도 뜨지 않은채 말했음.
"뭐?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이게 중국이지...
성차장이 말했음.
"우리는 K테크에서 왔는데, 공장장 미팅 왔어."
"어. 그러면 이거 작성하고, 신분증 줘."
대충 작성하고 아가씨는
"담당자 한테 전화하고 같이 들어가."
하더니 다시 엎어져 잠을 청했음. 곧이어 담당자가 나왔고 K테크 3명이 공장으로 들어갔음.
"저희 미팅 끝나고 사람 보낼테니 밖에서 좀 기다려 주세요."
"넵."
무더운 여름, 강력한 태양아래 그늘 하나 없는 탁 트인 벌판에서 나와 꾀돌이 이사가 남겨졌음.
"소장님 저도 중국 진짜 오랫만에 옵니다 ㅎㅎ 그립네요 ㅋㅋ"
"그러게요. 시작부터 느껴지는 이 불쾌함. 찝찝함..ㅋㅋ 고향에 온 기분입니다 ㅋㅋㅋ"
"얼마나 기다릴까요? ㅋㅋㅋ"
"뭐 한 3시간 안에만 나와주면 땡큔데..."
"더 걸릴지도 모릅니다..."
"뭐 이 바닥 원래 그렇지요 허허허~"
드디어 신나는 담배타임~~!!
[2013년도가 그리웠음. ]
예전 같으면 이새X들 말도 없고 매너도 없이 사람을 땡볕에 3시간 이상 벌세워놨다고
열받아서 택시타고 호텔 가버렸을 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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