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te.com/view/20241016n15768
오후 8시 박씨는 퇴근길에 갑작스레 복통을 호소했다. 동료의 차를 타고 가까운 A병원을 찾아 진통제를 맞았다. 병원은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 피 검사를 진행한 뒤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고 박씨는 그 길로 귀가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박씨의 상태는 악화됐다. 딸 이슬씨는 아버지가 내원했던 A병원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진통제 부작용이 아닌지 물었다. 병원에서는 직접 와봐야 알 수 있다고 했고, 새벽 3시 가족들은 119 구급대를 불렀다.
박씨를 받아주는 응급실을 찾기는 어려웠다. 병원에 와봐야 부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던 A병원조차 박씨의 이송을 거부했다. 구급대는 거제 지역과 인근 진주, 부산, 창원 소재 약 10곳의 병원에 환자 이송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약 1시간 동안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박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병원 측은 당시 박씨를 거부한 이유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해당 환자를 담당했던 의사가 현재 부재중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만 답했다.
전화를 돌리던 구급대원은 “아시다시피 의료 대란으로 응급실 상황이 좋지 않다”며 “병원이 잘 안잡힌다”고 했다. 해당 구급대가 소속된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중복 포함 10개의 병원이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송 거부의) 구체적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새벽 4시반이 되어서야 거제 소재 B병원이 잡혔다. B병원은 박씨에게 진통제라도 놓아주겠다며 오라고 했다. B병원에서 박씨는 다시 CT를 찍고 검사를 했다. 급성 복막염 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수술 가능한 의사가 없어 여기서 수술은 어렵다고 했다.
B병원 응급과장이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70분간 수차례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 “지금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는 말뿐이었다. 두번째 ‘뺑뺑이’를 도는 사이 박씨의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열이 심해졌고 혈압이 떨어졌다. 폐렴 증상도 나타났다.
뺑뺑이 끝에 오전 8시 부산 소재 C병원에서 박씨의 수술 허가가 떨어졌다. 사설 구급차를 불러 거제에서 부산까지 약 64km를 1시간30분을 이동했다. 이송 중 박씨의 의식은 점차 옅어졌다. 박씨는 오전 10시30분이 돼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박씨가 복통을 호소한지 14시간, 119에 신고한지 7시간이 지나서였다. 수술은 무사히 마쳤지만 이미 다른 장기가 망가진 뒤였다. 박씨는 깨어나지 못했다.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지내다 이틀 뒤 심정지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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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A병원이 대체 어딘가요? 환자가 참기 힘든 통증으로 내원 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진단이 될 수 있는건가요?
앞으로 더 나빠질겁니다 당장 담달부터 그나마 있던 전공의 4년차들이 나가기 시작하고 당직 돌림으로 피로가 극에 달한 펠로우들이 힘들어서 나가면 교수들이 온전히 자신들 몸으로 다 때워야되니... 이번 연말, 설은 최악의 의료 사태가 올겁니다
MOVE_HUMORBEST/1771121
응급실 문제를 떠나서 애초에 의료사고에 더 가까운 문제 아닌가요? 애초에 저녁8시에간 처음 병원 응급실에서 CT까지 찍었는데 병명판정을 하지 못한것 부터가 문제인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