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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사 재회#22 +41 [4]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797864

마기꾼을 대동하고 내 방으로 왔음.


멀티탭을 내가 들고 가겠다고 하는데도 굳이 내 손에 쥐어주지 않으며

자신의 '고집'을 양보하지 않는 모습에서 그를 읽어 낼 수 있었음.


이제는 판단을 해야 할 때.


그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살려서 데려가야하나 목을 물어 뜯어야 하는가?


그는 무척이나 애매한 사람이었음.

나의 '적'들이 짜놓은 판에 순응 하기에 그 역시 내게는 적이었음.


하지만 케이블이 없는 멀티탭을 받아들고 직접 케이블 제작하는 모습을 보면

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애매한 무언가 있었음.


보통의 내 기준의 적들은 케이블 없는 멀티탭을 보면


[그래도 나는 너를 도우려고 했었어.]


정도의 성의나 명분 치레만 하고 끝내버림. (무책임)


실제로 케이블 제작 능력이 있었다 하더라도 굳이 수고를 더하여 제작을 해주지 않음.


그것이 나에게 자기 능력을 과시하려는 '과시욕' 이었을 수도 있고,

순전히 곤경에 처한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푼 것일 수도 있음.


제 점수는요...


과시욕 70% + 선함 30% 하지만 방금까지 자존심 상해하던 사람이

금방 마음을 풀고 도움을 주었으니 보정을 하여 과시욕 60% + 선함 40% 정도로 봐줌.


내 기준에서 선함이 50%는 찍어야 피아식별의 경계선인데..

중년의 내게 선악의 기준도 크게 중요하지 않음. '기질'이 중요할 뿐.


..........


과시욕이라고 꼭 나쁜게 아님. 엔지니어로서의 과시욕이라면 나쁘게 보이지 않음.

그 과시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출할 수 있게 한다면,


거기에 내가 정당한 인정을 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누구보다 든든한 협력자가 될 수 있음.


그는 K테크의 비열한 정치질에 동조하였지만 수동적인 동조였음.

위계질서와 눈치보기에 익숙해진 사람은 보통 '실력'의 한계를 맞은 사람들이 보이는 특징임.


결국 그에게는 생존을 위한 투쟁인 거임.

본인의 기술적 무지와 조직내 입지 때문에 위에서 시키는 대로 구를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성실히 수행해 내는...


최소한의 '염치'가 있음.


나처럼 운이 좋아 괜찮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자극을 받고, 운이 좋은 환경에서 '기술'을 적립했더라면


나처럼 대놓고 위계, 정치질과 싸우진 않더라도,

약자를 보호하고 인정을 베풀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었을 사람으로 결론을 내림.


내 적들과 같이 염치가 없거나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란 거임.



***



마기꾼이 내방 콘센트에 멀티 탭을 꽂자 마자 나는 얼른 침대로 다이빙을 했음.


다행히 아무런 폭발음이 들리지 않았고, 마기꾼이 나를 비웃으며 쳐다보고 있었음.

나는 조심스레 어뎁터에서 코드를 멀티탭에 연결했더니


기분좋은 전자음이 들리며 베터리가 차오르기 시작했음.


금방 전 까지 그의 십자인대에 오블리 킥을 꽂아넣고 싶었는데

지금은 깡총깡총 뛰며 그를 얼싸 안고 있는 나.


그게 바로 나임.


마기꾼이 거만하게 말했음.


"자. 인마핱. 따거라고 한번 불러보게."


"따....."


"어허...얼른."


"따쟈 하오?"


"쯧.."


"따지에?(큰누님)"


"아 남자답게 좀 해라."


"따난셩?....(큰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


"따거. ㅋㅋㅋ"


"오냐."


"마 따거. 진짜 고마워. 내가 얼른 일해서, 내일 빚을 갚아줄께!"


"그래. 나도 쉬러 간다~"


"응!!"


마기꾼이 나가고, 숨을 크게 내쉰 뒤 노트북 앞에 앉았음.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음.


어찌보면 유쾌한 헤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선 한번 잘못 넘었다면 대형 사고가 터졌을거임.

이 짧은 시간동안 굉장한 스트레스와 대뇌 풀가동의 시간이었음.


나는 어제 열심히 마킹해 놓은 주석들을 찾아 코드를 수정하기 시작했음..


..............

...........

........


나는 수정한 코드를 USB에 다시 담아 마기꾼의 방에 갔음.


"마 따거! 20cm 띠띠 왔다."


"어 왔냐? 내 소중아."


순진한 아저씨네..ㅋ 굉장히 반갑게 나를 맞이하는 마기꾼.


"이거 수정한 코드거든? 쉰양한테 보내줘."


"아. 안그래도 지금 쉰양한테 문자 오고있었어."


"뭐라는데?"


"당연히 욕이지. 설비 앞에 20분도 안있다가 가는게 어딨냐고 화내고있지."


"그럼 얼른 업데이트 파일부터 보내."


"어...? 진짜야? 벌써 수정했다고!? 이제 1시간도 안지났는데!?"


"아 속고만 사셨수? 빨리 보내줘. 돌이킬 수 없기전에."


마기꾼이 얼른 업데이트 파일을 받아 쉰양에게 전송하자 쉰양도 당황했음.


"이게 뭔데? 무슨 업데이트 파일이 벌써 날아와?"


"내 동생 인마가 수정 다 했데."


"장난하냐?"


"자기가 다 했다는데 어쩌겠어?"


"걔 뭐하는 앤데? 언제부터 있던 개발자야?"


[아니...나도 뻔히 보고있는데 TMI 는 좀...]


마기꾼이 나에게 말했음.


"동생. 고객사는 니가 외주인 줄 몰라. 그냥 우리 회사 막 입사한 개발자라고 할께?"


"형님이 하라면 따르는거지 뭘 물어보슈?"


"좋았어ㅋㅋㅋ"


그의 눈빛에서 안도감이 느껴졌음.


매번 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선택을 하던 내가 맞춰주니,

백이사나 성차장에게 꾸사리를 안먹겠다는 입지적 생존의 안도감...?


어쨌든 마기꾼이나 V사 관리자 쉰양의 반응은 좀 상식 밖이긴 했음.


쉰양이 말했음.


"이 기능은 예전에 이과장한테 요청했을 때도 2개월동안 결과가 안나왔던 기능인데? 그걸 벌써 했다고???"


내가 마기꾼에게 물어봤음.


"이거 예전에도 시도 했던거야?"


"응. 이과장이 출장 나와서 2개월동안 있다가 갔는데 결국 못하고 퇴사했어."


"혹시...박과장은 언제 퇴사했어? 이과장이랑 박과장 둘 중에 누가 먼저 퇴사했지?"


"박과장이 먼저 했지.. 아마 3개월 정도 먼저 퇴사했을껄?"


"박과장도 이거 한적 있어?"


"그치. 원래 두사람이 한몸 처럼 같이 다녔었는데. 그러다보니 출장 일정 잡기가 굉장히 어려웠었지..마지막에 이과장 혼자 왔다가 못한거고."


"하이고오~ 참 대단들 하셨다 진짜...ㅋㅋㅋ"


"왜?"


"응...아냐. ㅋㅋ 어쨌든 쉰양한테 내일 오전에 바로 테스트 하자고 해."


"응 알겠어."


이 WPF 프로그램은 2015년도 만들어졌음.


.............

..........

........


우리가 입사한 초기부터 대표는 몇달에 한 번씩 대기업 수주 입찰경쟁에 도전하였으나,

결과적으로 3년간 단 1건의 수주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대기업의 수주라는게 절차나 보여주기식 준비 문서가 상당했기에

그 부분을 대표와 임원들이 준비하는동안


당장에 할 일이 없는 나와 통풍이는 개발을 미리 진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음.

개발하다가 심심하면 소설쓰고.. 그러다보니 1년간의 장기 연재작품

'8년전 일하며 겪은 에피소드'가 만들어 지기도 함.


어쨌든 개발한 코드는 엄청나게 많은데, 실제로 내보낸 프로그램이 1도 없는 상태..

결국 번 아웃이 온 우리는 조금 더 근본적인 부분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음.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임원들의 제조팀 특유의 '자격지심'으로 인해

영업전략이 완전히 꼬여있다는 판단을 했음.


- 대표님, 이사님들, 우리 회사는 장비사업을 하기 위한 레퍼런스가 없습니다.


- 왜 레퍼런스가 없어? 우리 회사 직원들 다 나가서 현장에서 뛰고있는데?


- 그건 '용역' 레퍼런스지 '장비사업'의 레퍼런스가 아니에요. 관련은 있으나 내용이 달라요.


- 뭐? 용역!? 우리회사 직원들 월급이 다 걔네들이 벌어오는 돈으로 운영되는데 용역이라니!?


- 아니 용역이 욕이 아니잖아요? 사업의 스코프 중 하나인거죠.


- 하고싶은 말이 뭔데!?


- 용역 레퍼런스로 대기업에 아무리 입찰을 넣어봐도, 대기업은 '실체적인' 결과물. 이전에 어떤 설비를 설계하고 만들어보았는가 하는 실체적 레퍼런스를 요구해요. 그래서 수주가 안되는겁니다. 우리는 작은 소기업, 작은 공장부터 찾아가서 작은 단동 검사기부터 차곡차곡 정직하고 실체적인 레퍼런스를 쌓아야 해요.


- 개발자들이 영업을 아냐? 다 위에서 생각이 있어. 그정도 판단은 우리도 한다.


.....


그때 쯤 우리는 이직을 고민했었는데

그 타이밍에 우리보다 규모가 더 큰 '정상적인' 회사와 합병을 하는 이벤트가 발생한거임.


기존 회사의 임원들이 문제라 답이 없어 퇴사하려했더니

모회사의 그나마 정상적 임원들이 추가가 되니, 통풍이도 속에 말을 꺼냈음.


"인마야. 솔직히 우리 입장에서 2, 3급수 회사에서 일하는게 정상인데, 일부러 7급수 스타트업 회사에 온거잖아? 멀리 본다면 지금 이직하는게 커리어에 더 낫기는한데.. 이쯤되니 자존심이 너무 상한다.."


".........."


"어떻게 2~3년동안 그렇게 개발을 많이 했는데도..나간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냐? 그러다보니 임원들이 눈빛이 달라. 자기들이 무능한걸 부끄러워 하기보다 오히려 저 개발자들 실제로 실력이 있긴 한건가? 필요한 놈들인가? 하는 태도야.."


"나도 그런 느낌이 없지않아 있어."


"그래서 말인데 인마야. 우리 딱 1년만 더 해보자. 모회사는 영업이 정상적인 조직이겠지. 이직을 하더라도 내 실력은 보여주고 당당하게 뜨고싶다.."


"나도 아파트 핑계대면서 얌전히 있긴 했지.. 어쨌든 일은 안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왔으니 할말은 없었고. 대신 3년간 연봉은 동결. 성과가 없으니 어쩌겠나? 이정도면 나도 대표님한테 충분히 할 만큼 했다고 본다. 오냐. 1년 더 해보자고? 아파트도 완공되고 나도 이제 더 거리낄게 없다. 나도 이제 봉인 해제다. 니 한을 내가 풀어줄께."


그런 상황을 어떻게 무쌍이가 알았는지, 우리를 찾아와서 새로운 과제를 하나 던져줬음.

그게 바로 WPF.


"마핱씨. 이거 저도 공부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개발 플렛폼이에요. 언제까지 MFC만 고집할 수 없잖아요? 머지않아 이 업계는 MFC는 사장되고 WPF의 시대가 올거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일 없이 무한 대기로 인해 의기소침한 우리는 WPF라는 주제로 다시 불타오를 수 있었음.


................


그때가 2024년 이었으니.. 우리는 비교적 WPF를 학습하는데 있어 많은 정보를 얻고

참고 할 서적들과 자료가 풍부한 상태에서 공부했음.


반면 2015년도 시절, WPF를 시도했던 K테크 개발자들..딩크족 팀장, 이과장, 박과장..

부족한 자료로 정석적으로 익히지 못했을 확률이 높음.


그러다보니 xaml(UI) 전담 이과장, 코드 비하인드 전담 박과장 이라는 기괴한 조합이 만들어진 것일테고.. 그들의 도전은 참으로 위대했던게 맞음.


다만 시작은 위대 하였지만, 지금의 결과를 보면 용두사미밖에 안되었음.

10년 가까이 WPF를 실전에서 부딛히면서도 여전히 이과장은 UI만 전담하고..

박과장은 코드 비하인드만 만져왔다는게.


그들이 얼마나 나태한 개발자인지 알 수 있음. 그들은 이 AOI 프로젝트를 마치 '철밥통' 마냥.

끼고 앉아 오랜시간 우려먹으며 K테크에 기생해 왔다는걸 알 수 있었음.


[이과장과 박과장? 예전에 대단하면 뭐해? 결국 기승전 나태한 코드몽키인데.]



***



쉰양에게 파일을 보낸후 마기꾼이 말했음.


"동생~ 중국 많이 다녀봤댔지?"


"응."


"혹시 '황먼지(???)' 라는거 먹어봤어?"


"응?ㅋㅋㅋ 황사를 모아서 닭으로 만든 요리야? 이름이 끔찍한데?ㅋㅋㅋ"


"황사? 뭐야그건. 어쨌든 ㅋㅋ 나도 먹어본적은 없는데. 이 지역에 그게 유명하데! 같이 먹으러 갈래?"


"오 좋지! 가자!"


황먼지는 마치 안동찜닭 같은 느낌이었고, 맛도 비슷했음. 뚝배기에 나왔는데 한국인 입맛에 딱 맞아서 맛있었음.


그렇게 둘이 오붓이 저녁을 먹고 편하게 숙소에서 쉬었음.



***



다음날 오전 우리 둘은 불협화음 없이 서둘러 공장으로 갔고

마지막인 만큼 심기일전하여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한채로 2시간의 검색대를 통과했음.


#4호기 앞으로 가보니 관리자 쉰양과 V사 설비 관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쉰양이 못미더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있었음. 내가 먼저 인사했음.


"쉰양~ 좋은 아침!"


"응. 좋은아침."


"혹시 어제 #4라인 양산했어?"


"어. 새벽부터 양산 하다가, 지금 잠깐 대기 중이야."


[휴...일단 확실히 버전이 맞은거네.]


"혹시 내가 보낸 파일은?"


"PC에 넣어뒀지.."


"오 빠르네? 그럼 테스트 한번 해볼래?"


"....음...근데 진짜...고친거 맞아?"


"뭘 물어보고 그래? 지금 확인하면 되지!"


파란모자를 받아든 마기꾼이 업데이트 파일을 덮어썼고, 양산이 시작되었음.


해당 기능은 패널의 좌우 끝단의 마크를 카메라 비전으로 찾아서 검사에 용이하도록

얼라인을 맞추는 기능임.


패턴매칭이라는게 간혹 영상이 조금만 흐려지면 크게 매칭률이 떨어져서 엉뚱한 좌표를

찾게 되는데, 그대로 얼라인을 진행했다가는 완전 제품이 틀어져버리는 결과가 됨.


수동 Mark 기능이라는건 그렇게 놓치게 된 상태(매칭률 기준값 이하)에서 설비를 멈춘 후

팝업창을 띄우는 거임.


그 팝업창에 사람이 마우스 포인트로 흐려진 Mark 영상 중심에 수동으로 좌표를 찍어주는 것.


그러면 굳이 배출하지 않고, 사람이 지정한 좌표값을 받아 얼라인을 진행하는거임.


별것 아닌 기능 같지만, 제품을 NG로 배출하지 않으며, 불량율도 줄이고, 굳이 설비를 세워 꺼내거나 할 필요없이 효율적인 양산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국밥집 같은 기능인거임.


그리고 팝업창이 하나 떴음. 키보드 마우스를 쥐고있던 마기꾼이 해당 팝업창 Mark 영상에 중심점을 클릭하자, 창이 닫히며 정상적인 얼라인이 이루어 졌음.


마치 언제 알람을 띄웠냐는 듯,

설비는 천연덕 스럽게 아무일 없던 척 양산을 진행했음. ㅋㅋㅋ


마기꾼도 놀라고, 쉰양도 놀라고, 주변에 모인 V사 직원들이 소리를 질렀음.


"와아아아~~!!!!!!!!!!!!!"


쉰양이 마기꾼에게서 키보드를 뺐어 들더니 다시 팝업창이 뜨길 기다렸음.


그리고 한참 후 다시 뜨는 팝업.


-딸깍


쉰양이 클릭하자 제품은 정상 얼라인 후, 검사를 진행했음.


쉰양이 키보드를 던지더니 나에게 달려왔음.


[이새X들아...그러니까 키보드 자판이 남아나질 않지...]


"야아아아!!!!너 뭐야!!!? 뭐하는 프로그래머야!!!!!!!!이게 된다고!? 이게!? 하루만에!?!?"


"........하하하..."


마기꾼이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나를 바라봤음.


하아...이 맛에 출장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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