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으면 속이 답답하고 잠도 못잘정도로 괴로워서 병원갔더니 담낭염이래. 쓸개에 담석이 주먹만한게 들어있었음. 그래서 복강경으로 쓸개 떼내야된다길래
허걱스.. 그래도 제 장기인데 돌만 빼내면 안될까요?했더니 넹 그럼 님 배때지에 식스팩대신에 배 가른 자국 남는데 그래도 허쉴? 이러길래 쫄아서 복강경 콜함
근데 난 그때 알았어야했음. 내가 입원한곳이 카톨릭대학병원이었고.. 내 수술 집도의가 교수였다는것을..
수술술에 들어갔는데 수십명이 날 처다보고있는거임. 머지 이거? 이거 머임?..그랬음.난 교보재였음..암튼 살짝 진정하고 운명을 받아드리기로함. 잠시후 간호사가 날 마취시킨다고 입에다가 뭘 씌워줌.
난 순순히 마취당하기 싫어서 눈 똥그랗게 뜨고 버틸려고했는데
수술끝남. 비몽사몽한 와중에 기억나는건 수술대에서 이동용 침대로 옮겨가라고 하는 말만 들림.
복강경이라 몸에 구멍 세개 뚫음 명치 옆구리 배꼽. 별거 아닌것 같은데도 몸에 구멍내고 장기를 적출!해서 그런지 수술끝나고 그날밤은 몸이 덜덜 떨림. 잠도 제대로 못잠.
다음날 끙끙대며 누워있는데 내 수술 봤던 의대생?한명이 나한테 오더니 몸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어..그냥저냥 버틸만해요 했는데 갑자기 어제 기억나냐고 물어봄.근데 이 학생의 눈이 행복맥스의 눈임.
? 기억이 날리가 있겠냐? 마취하고 수술했는데!!이러고 싶었는데 걍 잘 기억이 안나네요 했더니
대뜸 핸드폰으로 수술로 꺼낸 내 담석을 보여줌. 요런게 님 몸속에 있었어영~~난 뭐 종이컵에 별사탕?정도 느낌에 그저 그랬는데 그 담에 충격적인 말을 해줌
위에 말한 수술대에서 이동용 침대로 옮겨가기전에 내가 집도한 교수님 붙잡고 울었대.. 선생님!!!!!!저 이제 !!!!!!!!!술 !!!!!못먹나요?!!!!!!!!엉엉어엉 이러면서 ...ㅆㅃ
나 수술 보던 사람들 전부 빵터지고...교수가 아니 회복하고나면 먹을수 있어요. 이러니까 내가 이동용 침대에 누워서 배꼽인사하면서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이러면서 병실로 왔다는거임..
씨이발...그거 듣는순간 갑자기 힘이 쭉 빠지고.. 좀 있다가 의사들이 회진을 도는데 날보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몸 어떠냐고 그러더라
아 진짜구나..ㅆㅂ.. 그생각밖에 안남.
개쪽팔려서 퇴원 예정일보다 이틀먼저 퇴원함..
이자식 아직도 술 마실 생각을 하네
큰수술하고 입원실에서 회복중인데 교수가 회진돌면서 날보고 웃는다 -> 아 내가 마취중에 븅쉰같은짓을 하나 저질러버리고 말았구나
+ 수술도 아주 만족스럽게 잘 됨
너 혹시 수원사니?
혹시 세류동?
이미 동네 유명인사인거야?
고생했네. 수술 잘끝나서 다행이다
힘내
넌 수술을 하고도 술 생각이 나던??
나도 복강경 수술해봣는데
제일아픈건 배때지 구멍이 아니라
수술전날 꽂은 카테터였음....
꽂을때 수치심은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