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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c9911 | 24/11/05 14:46 | 추천 10 | 조회 933

대통령 거짓말에 놀라지 않는 나라가 됐다 [권태호 칼럼] +12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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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거짓말에 놀라지 않는 나라가 됐다 [권태호 칼럼]

윤석열 대통령은 거짓말에도 ‘성의가 없다’. 금세 탄로 나고 망신당한 게 벌써 몇번인데 계속 반복된다. 아무런 부끄러움도 미안함도 심각함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임기는 아직 절반이 지나지 않았다. 남은 2년 반, 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들어야 하나.

지난 2012년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1과장이던 시절, 세계은행 주최 반부패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한 일식집에서 저녁을 하며 옆자리 주재원·특파원들과 합석을 하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자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10년 뒤 대선 후보가 되어 당시 주재원이나 특파원들을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그날 처음 본 사람을 포함해 누가 어디에 앉았는지, 그때 무슨 얘기를 했는지까지 다 기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릉)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권 의원이 윤 대통령과 가까워진 바탕은 ‘초등학교 동네 친구’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초등학교 때 방학이 되면 외가인 강원도 강릉에 내려갔고, 거기서 권 의원과 함께 놀았다. 정치 입문 뒤 윤 대통령은 권 의원을 반기며 “4학년 때, 우리가 거기 골목에서 ○○놀이를 하며 놀았다”며 그때 권 의원이 무슨 말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까지 얘기했다. 아쉽게도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존재 자체를 기억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의 기억력이 비상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얘기다. 주변에선 ‘당시 장면을 사진 찍어 놓은 것(‘포토그래픽 메모리’)처럼 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최근 ‘명태균-김건희 의혹’ 과정에서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의 말을 믿지 않는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법적·정치적으로 문제다. 그러나 공천과 관련해 대통령실의 직간접적 개입 또는 논의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이 이전과 다른 건 ‘정치 브로커’의 민원 창구로 활용되었다는 의혹, 그리고 계속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의혹’ 자체보다 대통령실의 비상식적 ‘대처’를 더 문제 삼는다.

“2021년 7월 명씨와 두차례 만남을 가졌다. (경선 이후론) 통화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10월8일) “(취임식 전날 통화는) 기억에도 남지 않을 통화였다.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좋게 이야기한 것뿐, 취임 이후에 전혀 소통이 없었다.”(11월1일)

‘두차례 만남’ ‘경선 이후 연락 안 함’ 등은 다 거짓으로 드러났다. ‘취임 이후 소통 안 했다’는 것도 벌써 취임 이후인 ‘2022년 6월 중순’에 윤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을 지인에게 전하는 명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거짓말에도 ‘성의가 없다’. 금세 탄로 나고, 망신당한 게 벌써 몇번인데 계속 반복된다. 아무런 부끄러움도 미안함도 심각함도 못 느끼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적 있느냐’는 질의에 하루 종일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다 청문회 당일 뉴스타파가 “대검 중수부 연구관을 지낸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우진 서장을 한번 만나보라고 소개한 적 있다”고 말하는 윤석열 후보 본인 통화 음성을 공개해 거짓말이 탄로 난 바 있다. 또 “내 장모는 남에게 십원짜리 피해 한장 준 적 없다” “제 아내는 (도이치모터스에) 2010년 5월까지 투자했다가 손해만 보고 절연했다”고 말했는데, 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식적이어서 아무도 안 믿는 답변도 많다. ‘바이든-날리면’이 대표적이다. 또 대선 경선 토론회에 손에 왕(王) 자를 쓰고 나온 게 뒤늦게 알려지자 “같은 아파트 사는 할머니가 응원한다며 손바닥에 적어준 것”이라 했다. 3, 4, 5차 토론회에 매번 왕 자를 쓰고 나왔다. 어떤 할머니길래 토론회 때마다 대통령 경선 후보자 손바닥을 부여잡을 수 있었단 말인가. 이 외에도 직간접적으로 △취임식 명단 파기했다고 말했다가 번복 △채 상병 사건 때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때 “반환하라 했는데, (행정관이) 깜빡” 등 대통령실의 비상식적 답변이 매번 이어졌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 전파성이 높은 방송에서 거짓말을 반복했기에 유권자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다. 피고인 신분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직선거법의 적용 잣대를 달리하면 법의 취지는 몰각된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며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의 거짓말보다 더 심각한 건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거짓말이다. 이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윤 대통령 임기는 아직 절반이 지나지 않았다. 남은 2년 반, 또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들어야 하나.

논설위원실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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