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피쉬.. | 14/01/29 04:56 | 추천 101 | 조회 5225

문득 생각난 어머니와 무당 +21 [9]

오늘의유머 원문링크 https://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146411

일단 어머님은 점보러 안다니시는 분입니다. 종교적인 영향은 아닌듯 하고 사기꾼인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며...

다 사기라고는 생각 안하세요. 우리 집안에 얽힌 경험담이 있어서..

여튼.. 어머님 친구분 중에 엄청 좋아하시는 분 계십니다. 왜 뭐 누가 용하다하면 꼭 찾아가야 하는 그런분이신데

하도 같이 가자고 졸라서 같이만 갔답니다. 어머님은 점 볼 생각도 없었고요.

그래서 점보러 가자는 아주머니 옆 뒤 쪽에 앉아만 계셨다네요. 한마디도 안하시고.

무당이 아줌마한테 무슨 얘길 하다가 갑자기 어머니한테 그러더랍니다.

무당 : 아줌마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아줌마 뒤에 늙은 할머니랑 젊은 할머니가 서있네?

어머니 : ?????

무당 : 늙은 할머니는 키가 작고 얼굴은 이렇게 저렇게 생기고 젊은 할머니는 키가 큰데 이렇게 저렇게 생겼어.

순간 어머니가 속으로 화들짝 놀랐답니다. 무당이 말하는 생김새가 돌아가신 외할머니와 외증조할머니였다네요.

무당 : 두 분이 아줌마를 잘 보살펴 주긴 하는데 젊은 키 큰 할머니가 옥색 한복 얘기하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얘기 듣고 어머니 실신 지경...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셔서 해준 얘기는 저도 그때 처음 들은 얘기입니다.

저희 친 외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외할머니는 후에 시집오신거고요.

6.25때 피난 내려와서 엄청 많이 고생하셨고 돌아가시기 얼마전 쯤 큰 맘 먹고 옥색 한복을 마련하셨는데

아까워서 입지를 못하시다가 갑자기 허망하게 돌아가셨답니다.

망자의 옷이라 원래는 태워야 하는데 그때 당시에도 생활이 어려워서 몇 번 망설이다 태우지 못하고 팔았다네요.

어쨌든 무당한테 그 소리 듣고 와서 어머니 펑펑 우시다가 이모랑 전화통화 하더니 얼마 후에 옥색 한복 한벌 맞춰서

태워드렸다 하시더라고요.

뭐 다른 얘기도 많지만 차차 나중에 기회되면 풀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ㅅ-

음메에01/28 답글달기

소오름!!!!
깽깽이풀01/28 답글달기

전 무섭기보단 눈물이 나네요
얼마나 한이 되셨길래.... 고생만 하시다 가셧네요
닭또미01/28 답글달기

헐..........
환타를마셔01/28 답글달기

제사 안모시면 안되겠당
인더썬01/28 답글달기

ㄴ아드님도 모르는 얘기를 아주머니라고 알까요...??
닥터피쉬01/28 답글달기

//인더썬

어머니 기억에서도 거의 잊혀져간 일이었답니다. 그 일 이후로 그 무당을 다시 보지는 않았답니다 -ㅅ-
돌직구발사01/28 답글달기

친외할머니라..
바케트빵01/28 답글달기

저도 경험하기전까지 무당은 다 사기고 영적인걸 전혀 믿지 않았던 사람이었는데요 실제 보니까 용한사람은 진짜 있긴 하더라구요 그사람들이 워낙 극소수라 그렇지 사람들은 다 자기가 보고 경험한것만 믿잖아요 그래서 저도 제가 직접 보고 겪어보지 않아서 다 심리로 이용하고 사기치는거라고 신념이 바뀌지 않았는데 저도 경험해보고 나이를 들어보니까 내가 보는게 다가 아니란걸 알게 됐네요 그냥 이런경우도 있다는걸 말해주고 싶었어요 한귀로 그냥 흘러 들으셔도 됩니다. 다 각자 자기가 가고 싶고 믿고 싶은걸 믿고 열심히 사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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