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O 공항 도착 후, 또다시 빡빡머리의 벤 기사를 만나 차량이동 2시간 40분.
가다보니 결국 해가 떨어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호텔에 도착할 수 있었음.
처음 호텔 로비로 우리들이 들어서자 무O과는 달리 시골 동네(?)의 호텔 여직원들이 수군거렸음.
"와... 한국 남자들은 전부다 키가 엄청 크네..!"
"TV에서 보던거 같다 그치!? ㅋㅋ"
그러면서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구경했음.
당시 호텔 앞에는 K테크 중국직원(타이슨 아님)이 우리를 마중나와 있었는데
생긴건 사또 옆에 이방처럼 생겼음. ㅋㅋㅋ
머리는 살짝 벗겨져(1살때 우리 아들 머리 같은ㅋ)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데 눈은 또 엄청 잘생김.
중국 공장의 흔한 '마기꾼'.
K테크 중국직원 답게, 백이사 앞에서 엄청 예의바르고 싹싹한 사람이었음.
또한 이전에 K테크를 다녔던 꾀돌이 이사와도 잘 아는지 만나서 포옹하고 이래저래 안부를 물었음.
당연히 꾀돌이 이사가 과거 제조팀 서열2, 3위였으니 자연스레 '상사' 대접이었음.
그는 이사들의 호텔 체크인도 도와주고, 내일 V사에서 입을 무진복과 안전화 세트, 환경미화원 아저씨들이 입을법한 형광색 조끼. 안전모까지, 커다란 박스에 5명분의 공장복장 세트를 차곡차곡 정리하여 각 인원들에게 나누어주었음.
나와는 면식이 없다보니 가볍게 목례를 하고 따로 말은 없었음.
모른척 옆에서 마기꾼이 성차장에게 얘기하는걸 들어보니 원래는 K테크와 협력 계약을 맺은 호텔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 출장이 꽤나 급작스러워 해당 호텔에는 빈방이 없어, 임시로 지금의 호텔에서 3일을 묶어야 한다고 함.
호텔의 계약부터, 교통, V사와의 영업상황까지 골고루 얘기하고 있는걸 보았을 때, 이 사람이 K테크 중국직원 중 No.1 서열인걸 은연 중 느낄 수 있었음.
아마도 한국인들이 모두 빠지게 되면 남은 중국직원들과 전 대륙을 다니며 K테크 설비 대응 및 고객사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고있는듯 했음.
마치 전 회사 중국법인의 '짜거' 형님과 비슷한 역할.
***
나에게 첫인상이란 그 사람의 눈빛, 말투, 행동, 동작, 사소한 대화중 어떤 주제에서 흥미를 보이는지? 하나하나 관찰하면 사람의 패턴이 나타기에 단순 첫인상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긴 함.
사람을 겪어보지 않고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는 말은 나 역시도 동의하는 바이나, 나의 지난 데이터이력들을 보았을 때. 아직까지 본인은 초기에 느낀 사람 패턴이 틀린적은 없음.
그것이 앞으로도 틀리지 않을 것이냐 묻는다면 그건 보장할 수 없기에 예선 심사에서 섯불리 판단하지 않으려 더더욱 신경을써서 관찰 함.
그런의미에서 마기꾼은 첫눈에 별로 가까이하고싶지 않은 사람이었음. 위화감이라고 할까?
그의 눈을 보면 어두움이 느껴졌음. 분명 눈과 입은 웃고있고, 잘 챙겨주며 굉장히 예의를 차리고 있지만 그 어두움은 내 눈을 피해갈 수 없었음.
가장 많이 보이는 느낌은 불안함, 경계심... 또하나 익숙한건..당시 그 순간엔 따로 정의가 안된 복합적인 감정이었음. 뭔가 예전에 느껴본 기분이었는데...뭐더라...
그렇기에 타이슨을 대하던 것과는 달리, 장난이나 가벼운 느낌을 보이지 않았고, 말 없이 조용히 듣는 타입의 컨셉을 잡았음.
***
짐 정리 후 로비로 내려오니 저녁 8시20분 정도 되었고, 어차피 돌아다녀 봤자 대부분 식당들이 문을 닫았을 것이며,
돌아다닐 엄두도 안나는 느낌이기에 호텔 바로 옆의 큰 식당으로 갔음.
역시나 K테크 답게 다양한 요리를 이것저것 다 시켜 식도락을 즐겼음.
이 동네는 또 특이하게 젓가락이 손잡이 부위만 있었고, 하단 부위는 젓가락 통에 포장된 채로 있었음.
포장을 뜯으면 나무젓가락 딱 절반 부위가 나왔고, 그걸 젓가락 손잡이 부위 밑에 빙글빙글 돌려 끼우면 하나의 젓가락이 완성 됨. ㅋㅋㅋㅋㅋㅋ
그냥 나무젓가락 하나 만들면 되는데, 굳이 같은 방식을 이리 다양하게 쓰누...
그래도 지역마다 특이한 문화를 보면 대륙이 넓기는 정말 넓다는 생각이 절로 들긴 함.
위에서 말한 돌아다닐 엄두가 안나는 느낌은 뭐냐면, 여기는 마치 경기도 'O탄' 같은 느낌임.
굉장히 계획적으로 지어진 도시. 도로가 대부분 4차선 아니면 8차선 도로임.
멋진 공원도 있고, 산책로도 많고 도시 자체가 깔끔하고 여유롭게 잘 지어졌는데..
외지인 입장에서 간단히 편의점을 가려고 하거나 철물점? 그런곳을 가려면 아무리 찾아도 인프라가 쉽게 안보이는 그런 곳.
규모는 O탄보다 크지만 인프라는 더더욱 없는 그런 느낌임. 그렇다고 중국 아파트가 주상복합식으로 되었냐면 그것도 아니니까..
인프라들이 서로 멀~~찍~~하게 떨어져있으니 적당히 걸어서 이동하자니 애매하고, 택시를 타기도 애매한 느낌.
............
식사 시간동안 주로 이사들과 성 차장이 대화를 주도했고, 나는 그냥 조용히 밥만 먹었음.
마기꾼은 열심히 성차장 옆에서 대화를 하고, 이사들에게 술잔을 채우며 분위기를 맞추었음.
그러다가 백이사가 다같이 건배 한잔 하자고 했고, 나는 성차장이 시켜줬던 탄산음료 컵을 들고 건배를 하려했는데 마기꾼이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뭐야 이자식? 나는 뭐 좋아서 술마셔?]
라고 말하는것 같았음. 뭐 간혹 한국에서 술자리 나가보면 저런 꼰대들이 자주 보이긴 하지만 단연코 대륙인에게서 이런 눈빛은 처음 겪어보았음.
[한국화된 중국인? ㅋㅋㅋㅋ]
마기꾼 입장에서는 내가 일단 제일 젊고 직급이 낮을거 같긴 하지만, 아직 사람들 내에서 내 '서열'이나 '직군'을 들은바가 없고, 어쨌든 한국 회사에서 온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건 하나 뿐이었음.
"어어~너 잔이 비었네. 내가 잔 채워줄께. (너도 마시라고 술!)"
"아. 나는 술을 안마셔서. 마음은 고마운데 괜찮아."
"!?!? 뭐야? 중국어 해?"
"어 조금. ㅎㅎ"
"그럼 내말 알아듣는거면~ 그러지 말고 한잔해. 다들 건배하는거잖아."
"아니. 놉. 나는 이거면 됨. 나는 건강상 술을 못마셔."
"아니 그러지말고 $!#$%!"
그가 빈 컵을 하나 꺼내 술을 따르려 하자 성차장이 그를 만류했음.
"마기꾼아. 저분은 술 안드시니까 주지마."
".......??!?!"
저 태도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음. 그의 눈빛은
[야이 씨X. 그럼 니들은 나한테 왜그랬는데!?! 얘는 뭐고 나한테는 왜!?!]
"............"
그를 첫 대면했을때 느낀 그 위화감을 알 수 있었음.
군대에서 선임들 첫 대면 했을 때 느끼던 신병을 향한 '뒤틀린 악의'
그리고 K테크 제조팀이 나를 바라보던 그 눈빛..
백이사도, 양이사도 따로 불만없이 나의 음료수 잔으로 건배를 했음.
그들이 술마시며 이야기하는 동안 마기꾼이 내 신상정보를 알아보기위해 말을 걸어왔음.
"너는 K테크 사람이야?"
"아니. 외주야. 외주 프로그래머."
"니가 이번에 AOI 담당이야?"
"응"
"직급은?"
"연구소장. 근데 직급이 뭔 상관이야 외주 입장에서 ㅋㅋ"
"꾀돌이 이사랑 관계는?"
"음? 같은회사 친한사이? ㅋ"
"연구소장이 이사보다 높아?"
"그건 아니지. 이사가 더 높지. 하지만 적어도 여기있는 사람들 중에 프로그램 개발에 있어서는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할 지분있는 사람은 없지. 그건 개발자인 내 권한이니까."
[그러니 행여나 호가호위하지마라..]
"........."
나도 그의 이력을 캐봤음.
"너는? 여기서 하는 직무가 뭐야?"
"나는 중국의 AOI 담당이야."
"오? 혹시 몇년차?"
"7년 정도 됐지."
"그럼 엄청 잘 다루겠네! 다행이다."
"아냐. 나도 원래 제조 소속이야. 그런데 중국 제조팀은 결국 AOI도 대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온거지."
"검사 세팅이나 모델변경 같은거 할 수 있어?"
"그정도는 하지."
"그럼 됐어~ 이제 나랑 몇일동안 협력을 해야할텐데. 잘 부탁해~"
"어. 그래^^"
성차장도 내게 그의 소개를 했음.
"여기 마기꾼이 제가 말씀드린 사람이에요. 이후로 소장님 옆에서 설비 세팅이나 조작을 맡아줄 인원. 우리 회사에서 AOI를 제일 많이 다뤄본 직원입니다."
"네. 한번 잘 맞춰볼께요."
식사가 끝난 뒤, 밖으로 나와 다들 담배불을 붙이려는데 꾀돌이 이사가 말했음.
"아...진짜 중국 라이터는 뻑하면 고장이 난다니까요;; 불이 안붙네.."
양이사도
"어!? 나는 니만 믿고있었는데!?"
성차장이 말했음.
"그럼 근처나 한번 둘러보고 혹시 있으면 음료수 같은거도 좀 사고 하시죠?"
마기꾼이 말했음.
"저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완다광장임"
그렇게 남자 7명이 8차선 도로 옆 인도를 걸어가기 시작했음. 아주 멀리 화려한 호텔건물과 밝은 백화점 풍경이 펼쳐져 있었는데.
우리는 걸어가면서 아마 15분 정도 걸아가면 도착 할 것이라 생각했음.
하지만 20분 정도 걸어도 저 멀리 보이는 호텔건물은 여전히 요지부동이었음.
성차장이 말했음.
"마기꾼. 지금 20분 걸었는데..금방 간다고 안했어?"
"어어.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돼."
다시 30분 정도 걸었나? 꾀돌이 이사도 말했음.
"아니 이쯤되면 나와야 하지 않나!? 대륙 애들의 '조금만'을 믿으면 안되는건데..!!"
양과장이 말했음.
"이미 늦었다. 이제 돌아가도 1시간이다."
성차장이 마기꾼에게 말했음.
"그러지말고 띠띠 부르자. 언제까지 걸을꺼야."
마기꾼이 또 사기를 쳤음.
"이제 쫌만 더 걸으면 된다고. 진짜 쪼금이야. 돈아깝게 뭐하러 띠띠를 불러?"
그렇게 우리는 무더운 밤 땀을 줄줄흘리며 15분 정도 더 걸어서 목적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음.
신기하게도 이곳은 늦인 밤인데도 대형 상가나 백화점 문이 열려있었음. 사람이 1도 없을 뿐.
그렇게 텅빈 백화점안을 다같이 둘러보며 에너지드링크나 라이터, 기념용 바이주를 구매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갔음.
어디가 끝인줄 모르고 걸을때는 그리 힘들더니, 이제 예측이 되니 사람들도 힘든줄 모르고 다시 걸어가자는 선택을 하게 되었음.
중국 호텔에서 가장 먼저해야 할 확인은 이곳이 220V 콘센트가 가 11 모양인지, 3구 모양인지 봐야함. 운좋게 둥근 2구 모양이면
문제가 없지만 11 모양이면 호텔 측에 요청하여 '멀티 어댑터(돼지코)'나 '접지용 플러그 젠더' 같은걸 받아야 함.
다행히 이곳은 우리나라와 같은 둥근 2구 모양이라 살았음.
(대만이나 중국은 110V 짜리 11 모양 2구 짜리가 많은데, 듣기로는 중국의 경우 220V라도 11 모양 2구짜리가 많다고함..따라서 요즘의 중국은
220V를 쓰는지 110V를 쓰는지 잘 모르곘음 ㅠ)
***
다음날 아침 7명의 남자는 차를 2대로 나누어타고 V사로 향했음. 거의 30분 정도를 가야 공장이 나오는데..아니 왜이리 먼데다 호텔을 잡은건지...
호텔 앞에서 마기꾼 형이 한국인들을 1열로 세운 후, 사진을 찍었음.
V사에 출입을 하려면 1차로 사진을 찍어 그들의 공장시스템에 등록을 해야 함.
두번째로 경비실에서 각자의 여권 정보를 기입해야 함.
그리고 고유 번호가 적힌 출입증을 목에 걸어야 함.
세번째로 우리가 몸에 소지하고 있는 물건들 정보를 작성해야 함.(핸드폰 제외)
이제부터 이 공장에 들어간 모든 물건은 V사의 물건이 됨.
지금 작성하는 저 정보는 우리가 공장을 나갈 때, 다시 가지고 나갈 물건들에 대한 보증서(?) 같은 거임.
..........
.........
........
오전에 마기꾼에게 잠깐 물어봤음.
"혹시 전자담배 가지고 갈 수 있나?"
"들어가는건 자유인데 가져 나오는건 안돼."
"그냥 안된다는거네 ㅡㅡ; 에휴 ㅠㅠ"
전자담배와 액상은 캐리어에 그냥 담아뒀음.
..........
........
.......
[야. 전자담배도 저기다가 적으면 가지고 나올 수 있는거 아냐 ㅡㅡ 와 이새끼....]
녀석과는 앞으로 잘 맞을거 같지 않을것이라는 확신이 서기 시작했음.
저렇게 작성한 정보들은 V사 담당자에게 전산으로 전달이 되고,
담당자는 이를 확인 후 상위 직급에 상신하여 '결제'를 받은 뒤, 그것을 출력해 나와서 보안실에 전달.
보안실에서는 해당 서류를 사진 찍어 다시 보안내부 전산망에 상신.
그 역시 결제가 떨어지면 그제서야 담당자는 서류에 친필 싸인을 한 뒤, 우리를 인솔하여 공장으로 들어감.
즉.....겁~~~~~나게 오래 걸린다는 거임. 분명 8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오전 9시50분...
이렇게 대기하는 동안 담배라도 필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전자 담배도 없고...와 미치겠네 ㅡㅡ
[9]
탕웨이 고달 | 03:21 | 조회 0[3]
52w | 03:19 | 조회 138 |SLR클럽
[2]
| 26/09/01 | 조회 0[3]
| 03:14 | 조회 0[2]
| 02:48 | 조회 0[4]
| 02:55 | 조회 0[3]
| 02:59 | 조회 0[15]
| 02:21 | 조회 0[5]
| 02:51 | 조회 0[4]
| 02:46 | 조회 0[2]
파워냉방 | 00:02 | 조회 938 |보배드림
[12]
| 02:31 | 조회 0[7]
| 02:33 | 조회 0[18]
짭제비와토끼 | 02:44 | 조회 0[4]
| 02:42 | 조회 0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MOVE_HUMORBEST/1797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