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안에 처박혀있는 쓸모없는것들 정리하는겸 자금모아서 새 덕질하려고
장롱에 있는것들 전부 파헤치는데, 그 와중 나온게 이 2개
약 10년도 넘는 세월을 같이 지내온 블랙록슈터 TVA버전 넨도 스트랭스랑 채리엇
워낙 오래된제품이라 그런지 중고가도 딱히 안나오는데다 유게에 물어봐도 다들 몰?루고
특히 채리엇은 박스 보관상태가 너무 안좋아서
적당히 프리미엄 있겠다 싶어서 일단 채리엇을 4만 6천원정도에 올렸는데
올린지 10분도 안되어서 채팅이 5개나 도착함;;
박스상태도 개 구지다고 대놓고 박아놨는데도 사람들이 어떻게든 사려고 혈안이었음;
그래서 스트랭스 판매글 올리는 와중 너무 뜨거운 반응이라 일단 멈추고, 누구한테 팔까 고민하는데
보니까 말뽄새들이 대부분 피규어 수집 업자들이었음. 혹은 되팔이들.
그중 한명은 아예 "팝니까? 4만에 어떠세요" ㅇㅈㄹ 하고있고
여튼 그 5명의 채팅들중 딱 한명이 뭔가 '이사람은 진짜다' 싶었던 사람이 있었음
판매내역이나 후기내역은 고작 3밖에 없지만,
척봐도 프사가 애니프사고, 말투도 정말 정중하고 예의바른 여덕분이
정말 간절하게 사고싶다고 간청하는분이 있었음.
(심지어 거래당시에는 그냥 애니프사다 라고 생각했는데 프사마저 위에 사진처럼 블랙록슈터 데드마스터였음;;)
그래서 차라리 판다면 이런분에게 파는게 낫겠다 라고 직감하고 이분을 선택함.
채팅을 거니까 진짜 감격에겨워서 어떻게든 사겠다고 빨리 계좌나 알려주세요 엉어유ㅠ 하심
그래서 나도 일단 절차대로 " 피규어 이쪽부분 하자있구요, 박스상태 많이 안좋습니다.. " 하셨는데
진짜 그딴거 상관없다는듯이 알겠으니 빨리계좌 거래 이러심 ㅋㅋㅋㅋ
그래서 일사천리로 거래 진행했는데 내심 궁금했음,
이거 이렇게나 사려는사람이 많아서, 4만 6천은 너무 싸게올린건가, 더 비싸게 팔수있던건가 싶어서,
위와같이 물어봤는데, " 블랙록슈터는 이젠 아예 매물자체를 찾기힘들고,
특히 채리엇 TVA버전은 수요가 더 많다보니 찾는사람이 눈에 불을켠다, " 라고 하심
추후에 알게된건데, TVA 채리엇은 중고가가 기본 15만이 넘어가고, 어떤 미친 판매자는 30만원에도 올렸더라.....
뭐 어차피 이젠 전시 안한지 2년은 넘어가던놈이고, 이미 번복하기엔 늦은데다가
구매자분이 너무 간절하고 예의바르게 말해서 도저히 안팔수가 없었음. 그래서 걍 쿨하게 거래했음 ㅋㅋ
그래서 혹시나해서 한번 제의해봤음, 마침 스트랭스도 팔려그랬는데, 이분이라면 관심있으시려나?
해서 물어봤더니 " 와 스트랭스까지요?? 저야 좋죠 ㅠㅠㅠㅠㅠㅠㅠ " 이러심
그래서 비교적 박스상태가 양호한 스트랭스는 4만 8천에 낙찰되어
스트랭스 넨도와 채리엇 넨도는 잘포장해서 새로운 주인에게로 넘어갔음.
그렇게 좋은 거래였다며 인사를 나누고 도착하면 전시사진정도만 보여주세요~ 하고 거래를 마쳤음.
그렇게 5일정도 후....
(이해를 돕기위한 예시사진. 실제 사진은 거래자와의 비밀유지를 위해 다른사진으로 대체)
거래물품을 잘 받았다며 고맙다는 채팅과 함께,
거래자분이 전시하고있던 블랙록슈터 피규어 컬렉션을 인증하셨음.
내가 판매한 스트랭스와 채리엇으로 인해 풀세트가 완성된거임.
그거보고 묘한 희열감까지 느꼈음.
비록 더 많은 가격을 받지는 못했지만, 진짜 제대로된 주인을 찾아갔다 라는 만족감 같은거있지.
그래서 나도 얼떨결에 감동받아서 컬렉션에대한 감탄을 하고
다시한번 거래 감사하다는 말과함께 진짜 거래를 마쳤음.
가히 내 인생 최고의 중고거래중 하나였음.
아직까지 블록슈 덕질하는, 그것도 여덕분이 계시다는거에 놀라고
그 짧은시간에 그 타이밍에 되팔이 장사치가아니라 정말 필요로하는 사람이 날 찾아왔다는거도 놀랐고,
그리고 나로 인해 블록슈 피규어 컬렉션이 완전해졌다는 그 사실에도 놀랐음.
더 비싸게 팔지 못했다는 그런 일말의 아쉬움조차 느끼지 못할정도로.
이런게 쿨거래지, 다른게 쿨거래가 아니라..
앞으로 이런거래를 또 하게될까 싶을정도다 ㅋㅋ
네가 한 덕후를 구원한거야
이야 업자들 아니고 제대로 가서 다행이다
가끔 그런 거래들이 있음.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찾아 끼워맞추는 것처럼, 어떤 컬렉션을 완성시켜줬을 때 같이 느낄 수 있는 희열감. 화룡점정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걸 느끼는 극한의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