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15일 새벽에 택시 운행을 마치고 한강진 역으로 갔습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 5시 쯤 체포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집에 가봐야 잠도 못 자고 티비를 보고 있을 것이 뻔해서
혼자 집에서 티비로 보는 것 보다 직접 한남동 관저로 가서 윤석열 체포를 바라는 시민들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5시 조금 넘어서 한강진 역에 도착했는데 온통 빨간 경광봉과 태극기 성조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이가 많은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도 가끔 보여서 조금 놀랐습니다.
관저가 있는 쪽으로는 사람들이 통행하지 못 하도록 막아놔서 그 반대편으로 길을 건너서 걸어가야 했습니다.
관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육교는 모두 경찰들이 막고 있어서 건널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남대교 방면으로 한참을 걷다가 간신히 건너갈 수 있는 육교를 발견하고 그 곳을 통해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었습니다.
길을 건너서 다시 관저가 있는 방향으로 걷다보니 한국노총에서 운영하는 집회 차량과 천막 등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뉴스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태극기 부대와 달리 소수의 사람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도 자리를 잡고 앉아 같이 뉴스 영상을 보고 있었습니다.
스티로폼 방석을 깔고 앉기는 했지만 영하 6도의 추운 날씨에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있으려니 다리에 쥐가 나고 허리도 아파와서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뒤에 탄핵버스가 있어서 그 안에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일 수도 있었지만 그 안에 들어간 사이에 체포가 될까봐 그냥 밖에 서서 스트레칭을 하며 버텼습니다.
인도에서 지나가던 태극기 부대 사람들이 우리에게 큰 소리로 욕을 하기도 해서 시비가 붙을 뻔 하기도 했지만 노총 조끼를 입은 분들이 제지를 해서 큰 마찰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차도에서는 스피커 차량들이 우리가 있는 쪽을 지나가면서 일부러 노래를 크게 틀거나 경적을 울려서 뉴스 영상 시청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한국노총에서는 따로 집회를 진행하지 않고 뉴스를 시청하다가 가끔 진행자가 나와서 구호를 몇 번 외치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국힘 의원 몇 명이 관저 앞에 집결을 했다는 소식에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등에 '수사'라고 써있는 검은색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지나갈 때는 응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수사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우리 옆을 지나간 뒤 잠시 후 국힘 의원들이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환호를 하고 박수를 쳤습니다.
두 시간 정도 사람들과 함께 뉴스를 보다가 너무 추워져서 몸에 열도 낼 겸 운동삼아 주변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관저 쪽으로 올라 가니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 많은 태극기와 성조기들은 누가 나눠주는 건가 싶어서 봤더니 돈을 받고 파는 것이더군요.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써있었습니다.
또 젊은 사람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내용의 연설을 하기에 아까 보니 젊은 사람들도 보이던데 그 사람들이 계속 연단에서 연설을 하나 했더니.
전광훈 교회에서 젊은 신자들을 모아 놓고 연설을 시킨 것을 녹화해서 틀어주고 있더군요.
한남 초등학교 위쪽으로는 경찰이 길을 막고 있어서 더 이상 올라가지 못 하고 내려와야 했습니다.
저는 다시 아까 건너왔던 육교를 건너서 반대 방향으로 가봤습니다.
이제 날이 밝아오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빨간 경광봉과 태극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주변을 둘러 보다가 저는 오전에 약속이 있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 하고 집으로 가야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도중에 뉴스를 보니 경찰이 관저에 진입했다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집회 참가자들과 같이 있었다면 같이 환호하고 좋아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9시 쯤 집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씻고 외출 준비를 하면서 티비로 계속 뉴스를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체포 소식을 듣고서야 집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밤 새 못 자고 일을 하다가 와서 집회에 참가하고 또 약속이 있어서 외출을 해야 했지만 체포 소식에 기뻐서 하나도 피곤하지 않더군요.
약속된 볼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그 날은 일을 하지 않고 조촐하게나마 자축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윤석열이 체포되긴 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제 구속영장이 신청되면 구속 기소해서 수감된 상태에서 조사도 받고 재판도 받아서 죗값을 치러야 비로소 끝나는 것입니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요기 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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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나는 베개. ㅡ 요기 베라
으아니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오히려 긴장이 풀려서 긍가;;; 어제 잠깐 몸살기가 오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거운거 들다가 담도 들리구욬ㅋㅋㅋㅋㅋ 오늘은 상쾌합니닷!!!!
MOVE_HUMORBEST/1777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