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의 스포일러와, 다른 무수한 추리 소설들의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내가 추리소설 다 읽어봤다 아님 피하세요)
1996년.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소설의 클리셰 비꼬기' 라는 장르의 메타픽션 겸 코미디 추리소설을 발표한다.
헌데 20년도 더 이전인 소설 주제에, 묘하게 지금도 들어맞는게 함정.
일단 나열해보자면...
......
1. 밀실살인이라고 방에 수작부리는거 지긋지긋하지 않냐.
걍 범인 붙잡고 뭣하러 밀실 만들었냐, 어떻게 만들었냐 물어보면 되는데.
밀실인데 뭐 어쩌라고?
2. 까놓고 독자들 논리적으로 추리하면서 안 읽지?
이쁜 미망인이다 하면 얘가 유력하네. 탐정이 먼저 의심하면 얜 아니네 하잖아.
걍 경마장 말딸들 순위 때려맞추는거 아님?
무슨 시간표~ 무슨 방 설계도~ 이런거 진지하게 보시는 분 별로 없을걸?
3. 산장 폐쇄, 폭설, 폭풍, 외딴섬 등등등등 너무 편의적인거 ㄹㅇ.
뭣하러 범인은 이 안에 범인이 있어! 상황에 자길 몰아넣냐고.
그냥 청부업자 하나 고용해서 끔살하면 되는데.
4. 다잉 메시지 드럽게 부자연스러움
죽어가면서 암호는 무슨.
5. 알리바이 시간 분 초 구구절절 읊어대는거 말야. 상식적으로 알리바이 깨지면 바로 수상해지는데 왜 함?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아마 거기였을거에요. 정도로 적당적당하게l 하면 되지. 아니면 그냥 복잡한 트릭 대신 공범을 쓰라고.
그리고 어차피 독자들도 시간표같은거 하나하나 신경 ㅈ도 안 쓰잖아요.
6. 영화나 드라마 등등 영상매체로 나오는 추리소설 원작 작품들
대부분이 원작보다 못함.
7. 토막 살인, 참수 살인은 걍 독자들 그로테스크 갬성 충족용 트릭.
김전일 너 말야.
8. 감쪽같은 변장 트릭에서 중년 남성이 젊은 여성으로 변장했다 이런 1인 2역 트릭
현실이라면 구역질 나올걸.
(애거서 크리스티. 이것도 나지롱)
10. 마찬가지로 '화자가 범인이다!' 는 기념비적인 첫 작품 '그거' 말곤....
걸작도 꽤 있지만, 상당수가 의외성만 노린 하자품.
11. 흉기 트릭을 재미있게 쓰는 방법은 시대가 발전하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칼 같은게 나오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이것 역시 나다 하하)
12. 탐정 시리즈물에서, 화자/조수/주인공이 범인이다 소리 나오면 그건 시리즈를 접을 때란 거야.
이것도 어떤 유명 시리즈에서 깔끔하게 저 플롯을 쓰고 접어버렸다지?
13. 번외. 이건 작성자가 추가함.
이 할머니 왜 이렇게 자주 나오시나ㅋㅋㅋㅋ
댓글(4)
결말도 범인이 실은 화자인 탐정이 범인이었다... 고 몰아가던 엔딩이던가
이거 재밌지
이 사람 전작 몰라도 그냥 재밌어
어디 소설에서 봤는데 추리 소설을 읽을 때 트릭이 아니라 소설 작가 자신의 사고 흐름이나 취향, 버릇을 글에서 읽어내는 훈련법이 있다는 설정에 그럴싸해서 감탄함
찐이 별것도 아닌거 하나하나 태클거는 느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