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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Mind | 25/01/14 23:20 | 추천 111 | 조회 32

[자작유머] 난 장애인의 자식이다 +32 [17]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9168220

소아마비를 알고있을까

나는 소아마비를 중추신경계 감염으로 인한

 마비증상과 더불어

근신경이나 뼈등이 자라지 않는다 정도만 기억한다

아마 다르더라도 증상은 비슷하겠지

베스트에서  장애인 누나에 대한 글을 보았다

생각이 좀 많아지더라

나는 좀 케이스가 다르지만.


우리 부모님은 소아마비 환자다

부모님이다 어머니 아버지 두분 전부다

아버지는 제대로 걷는것조차 불가능한 2급 지체장애

어머니는 발목이 돌아가지도 않게 고정해놓은 4급 지체장애인이다


아마 유치원생때부터일거다

우리 엄마아빠는 남들과 조금 다르구나 라고 깨달았던게

덕분인지 나는 또래와는 좀 일찍 철이 들었다

뛸때 다친다리를 움직이며 뛰는것처럼 보이는 어머니의 모습

겨우 유치원생이던 나의 다리와 큰차이가 없던 아버지의 다리

그 모든건 나에게 큰 문제가아니었다

나에게는 문제가 아니었지

부모님의 지인이 아닌 세상 사람들은 나를 측은하게 보았다

어른들은 모두 나보고 의젓하다고 했었고

어린 나이에도 그런 시선과 말이 피부로 느껴졌었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했다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것처럼 내 장미를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어린 나는 어린왕자보다는 일찍 철이들었기에

애초부터 장미를 소홀하게 대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장애는 세상사람들이 보기에는 가시였다

어린 나에게 문제가 될 가시

그러나 어린 나에게는 그건 자랑이었다


그래 자랑이었다

어머니는 힘든 가정환경에도 나이 마흔에 교사가 되었고

아버지는 서른에 공무원이 되어 가정의 도움이되었다
사기당하고 뭐 여튼 귀는 좀얆았지만

여간 아버지의 팔은 유치원생은 내 몸통만하게 컸으니
(예순이 코앞인 지금도 45cm가 나온다 운동도안하는데)

서른을 앞둔 지금도

일곱살의 나도 한번도 남을 부러워한적없다

나는 열심히 살고있다의 표본인 사람들의 자식이었으니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오히려 시간이 지난 지금이 조금 더 두렵다

세월은 그 누구도 피할수없으니

그렇게 강인하던 아버지의 팔이 말랑말랑하게 변하는 것처럼

아버지가 아예 거동조차 힘들어질까

어머니가 그런 아버지와 잘 살 수있을까

지금이야 내가 같이 살고있지만

나의 도움없이 어떠한 불편도 없을까

그런 두려움

물론 조금이다

움직이지않는 다리대신 팔을 키워 거의 팔도 걸어다니던 아버지고

나이 마흔에 교사가 된 어머니다

내 걱정은 바람 앞의 촛불이겠지




나는 장애인의 자식이다

자랑스러운 가시를 가진 장미의 자식이다

장미가 다칠까 조금 두려워질지라도

어린 나는 장미를 소중히 여기기를 바랬으니

그 바램을 잊지않고 살아가면되겠지








그저 조금 서글픈 마음에

그저 내 마음이 편하려 쓴 글이다

다들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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