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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7)
대부분은 버그입니다.
풀썩 엔딩
오늘도 아침이 밝았다.
나는 지난 수십 수백 번의 밤낮이 그래왔듯이 이 움직이는 계단을 밟는다.
내 늙은 발걸음으로는 저 아래에 닿지 못할 것을 분명히 안다.
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한다.
적어도 생에 마지막 순간에 따스한 손길을 보내준 그 커다란 고양이를 생각해선 그래야 한다.
그 고양이는 얼굴이 쭈글쭈글 구겨져 눈도 제대로 못 뜨는 고양이였다.
두 발로 걷는 고양이들 중에선 가장 기운이 없고 하찮은 고양이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바닥을 향해 걷던 고양이는 이따금 얼굴이 반듯한 고양이가 나타날 때가 아니면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나는 그 두 발로 걷는 고양이를 한심하다 여기며 털을 고르곤 했다.
그것이 나의 일상에 소소한 여흥거리였다.
어느 날, 더 이상 얼굴이 반듯한 고양이가 그 쭈글쭈글한 고양이를 더 이상 데려가지 않게 되었다.
이 불쌍한 쭈글쭈글한 고양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그 누구도 그 고양이를 말리려 하지 않았다.
걸려 넘어지고 제정신을 잃어도, 쓰레기통을 뒤져도 말리는 이가 하나 없었다.
나는 그 고양이가 병에 걸렸다고 확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늙고 병들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고양이가 나를 곁에 앉히고 중얼댔다.
그 고양이는 "손주"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가엾게 여겼다.
"연락 없는 자식"이란 이름의 고양이를 가슴이 메이도록 한탄하며 불렀다.
그러고는 이내, 내가 결코 드나들 수 없었던 어느 장소로 들어가
짤랑거리는 돌멩이를 꾸역꾸역 꺼내어 내밀고는
내가 먹을 단단한 쇳덩이를 내밀었다.
그 두 발로 겨우 걷는 쭈글쭈글한 고양이가 따 주는 쇳덩이는, 내가 처음으로 맛 본 따스함이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나이 든 고양이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뭐에 홀린 듯이 그 고양이가 걷던 영원한 내리막길을 따르게 되었다.
어째서 그 고양이는 남들이 침 뱉고 헐뜯는 와중에도 꾸역꾸역 내리막을 걷고 있었나.
그 끝에는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것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나는 오늘도 이 끊이지 않는 내리막을 내리걷는다.
언젠가 내게도 그 나이 든 고양이가 무엇을 향해 걸었는지 알게 될 날이 올까.
운동중이다 닝겐!
냥이 입장에선 이런 게임 하는걸로 보이려나
잘못하면 틈에 끼일까 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