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박스식 탄창을 통해 급탄되는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림리스 탄환은 리볼버에 적용하기가 까다로운 편임. 리볼버에서 주로 사용되는 림드 탄환은 탄피 바닥의 지름이 다른 부분보다 크기 때문에 실린더 후방에 걸리지만 림리스 탄이라면 탄피에 이와 같은 돌출부가 없어 고정이 되지 않으니 실린더 전방으로 그냥 빠져버리게 될 테니까.
하지만 탄두 구경이 일치하고 실린더 사이즈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총의 내구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라면 다양한 탄종의 운용이 가능한 리볼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자동권총용 탄환을 리볼버에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는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임. 그러니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해결책을 고안해내고 있었지.
가장 간편한 수단은 20세기 초부터 쓰였던 문 클립이나 하프 문 클립임. 실린더에 고정될만한 돌출부가 없는 탄약이 문제의 원인이니 돌출부를 따로 추가해주면 된다는 단순한 발상인데, 어차피 림리스탄은 탄피 배출을 위해 갈퀴가 걸리는 홈이 림 바로 앞에 있어서 여기다 클립을 끼워두는 걸로 충분함.
이 방법은 문 클립이 들어갈 여유공간을 확보하려면 실린더 뒤쪽도 깎아내야 하니 일반 림드 탄환의 장전에 제약이 생기는게 단점이긴 하지만 이것도 조금 작은 지름의 문 클립을 사용하고 실린더 가장자리는 남겨놓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음. 이런 실린더 구조를 가진 스미스 & 웨슨 거버너의 경우엔 무려 .410 산탄과 .45 롱 콜트, 그리고 .45 ACP를 동시에 장전하는 것이 가능하지.
여담으로 미군 제식이었던 M1917 리볼버는 .45 ACP가 장전되는 초창기 문 클립 리볼버중 하나인데, 실린더 내부에 탄피 전방이 걸리게 될 단차가 있어 클립이 없어도 장전과 격발은 정상적으로 가능함. 다만 이 상황에선 이젝터가 탄피를 밀어내지 못하다 보니 쏘고 남은 탄피를 배출하는게 번거롭다는 한계가 있음.
또 다른 해답으로는 탄피 배출봉에 가동식 부품을 추가해주는 방법이 있음. 마치 자동화기의 갈퀴처럼 내부의 돌기가 탄피 뒤쪽의 홈에 맞물려 탄약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주지. 별도의 클립을 준비할 필요 없이 개별 탄환을 바로 장전 가능해 편의성이 높다는게 장점임.
이런 가동식 이젝터를 도입한 리볼버는 은근히 흔한데, 우선 프랑스의 마뉘랭 MR 73도 원래는 .38 스페셜과 .357 매그넘을 사용하는 총이지만 교체식의 9mm 파라블럼용 실린더가 존재하고 그 외에도 싸구려 차터 암스제부터 시작해서 고가의 Korth제 리볼버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있음.
림리스 탄약을 장전 가능한 이젝터 설계의 가장 극단적인 예시로는 메두사 M47 리볼버를 들 수 있음. S&W K 프레임의 설계를 기반으로 유연성이 높은 이젝터 돌기와 강한 내구성을 갖춘 본체의 조합을 통해 림드와 림리스를 가리지 않고 상당히 많은 종류의 9mm 구경 권총탄들을 발사 가능하지. 심지어 9mm보다 탄두 지름이 작은 .32 ACP나 7.62mm 토카레프 등도 사용할 수 있음. 그러나 이 총은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는데, 특정 탄환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니라서 장전과 탄피 배출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격발 신뢰성도 낮은데다 명중률 역시 나빠 비싼 가격대에 비해 실용적인 성능은 좋지 않았기 때문임.
....그러니 다들 괜히 "리볼버에 9mm 파라블럼탄이 장전된다니 이런 알못을 봤나"라고 남을 비웃거나 하지 말도록.
댓글(18)
구글로 유명한 림리스탄 + 리볼버 검색만해도 바로 나온는데 뭔 어그로지
윗 짤도 1917년에 나온 .45 ACP 를 쓰는 콜트 M1917 리볼버
이 총도 원래 스미스 앤 웨슨에서 만들었을땐 .44 오토 림탄을 썼었으나 45 acp 쓰도록 바꾼거
저렆게 다른 탄을 장전해서 얻는 이익이 뭐임?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나?
야 이거 총/총알 아까운데 이거 호환되게 못함?
하면서 되게 만든게 꽤 많아서 어느순간 걍 닥치고 있게되는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