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서브루틴이 하나 있었는데, 이는 달의 실제 위상을 근사치로 계산하는 코드였습니다. GLS가 이 루틴을 LISP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는데, 이 프로그램은 파일을 쓸 때 약 80자 길이의 타임스탬프를 출력했습니다. 아주 드물게 첫 번째 줄이 너무 길어져서 버퍼 오버플로우가 발생해 다음 줄로 넘어가는 현상이 있었고, 이후 해당 파일을 다시 읽어들이면 파싱 에러가 발생했죠. 첫 줄의 길이는 타임스탬프가 출력되는 시점의 정확한 날짜/시간과 위상 명세의 길이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에, 이 버그는 문자 그대로 달의 위상에 종속적이었던 겁니다!
자곤 파일 초판(Steele-1983)에는 이 버그가 발현된 타임스탬프 라인의 예시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타이포그래퍼가 이를 '교정'해버렸습니다. 이후 이 현상은 '달의 위상 버그의 버그'라고 불리게 되었죠.
하지만 섣부른 가정은 금물입니다. 몇 년 전, CERN(유럽 입자물리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이 LEP 입자 가속기 실험에서 발생하는 이상한 오류들에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장비에서 생성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사람이 보기 전에 컴퓨터로 전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가 어떤 식으로든 달의 위상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닐까 추측했습니다. 문제 해결에 골몰하던 엔지니어들이 마침내 진실을 발견했는데, 오류의 원인은 달의 중력이 지구를 미세하게 변형시켜 둘레 27km의 원형 가속기의 기하학적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일화는 입자물리학에 대한 뉴턴의 복수이자, 가장 기초적이고 오래된 물리 법칙이 최첨단 과학 분야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시로서 물리학계에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댓글(11)
마리오 버그도 있다매
우주방사선으로 높이값 비트가 한개 변해서 한참 위쪽으로 순간이동한거?
※ 의외로 달은 모행성 지구와 비교해 진짜로 큰 위성이다
달이 질량이 지금보다 30% 정도만 더 늘어났어도 지구와 달은 명왕성-카론처럼 허공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을 것
(지구-달 사이의 질량중심은 지구 중심에서 약 4800Km 떨어진, 그러니까 멘틀 쪽에 위치함)
오차가 달에 의한 영향 때문인거 알았을때
기쁨 반 얼탱없음 반 그랬을거 같다 ㅋㅋㅋㅋ
오류로 생긴 코드를 이진법으로 나열한 다음 아스키코드로 변환하면 "THEY ARE COMING."이 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한다.
형제 달들이 깨어났다
어느 서버실은 냉각기 돌릴려고 바다근처에 지었다가
만조때마다 들어오는 군함의 레이더 때문에 서버가 다운됬다던데 ㅋㅋㅋㅋ
초정밀 초거대 장치라 달의 인력에 결과값이 영향을 받는구나 ㅋㅋㅋㅋㅋ 미친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