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를 포함한 정부고위인사들은 제정이 수립되고도 수백년 동안 자국을 지칭할때 제국 대신 주로 공화국이라고 불렀다.
왜냐면 로마황제의 지위 자체가 법률적으로는 공화정부에게 강력한 특권을 인정받은 개인이였다가,
제정 수립후 수백년간 (매우)천천히 세습왕조로서의 정통성을 세워가면서 변모하였기 때문이다.
즉, 제정이 수립되고도 수백년간 엄밀히 말해 공식 국호와 정치체제는 공화국이였다는 소리.
단적인 예시로 제정이 수립된지 200년이 넘어 3세기의 위기가 한창이던 251년 아브리투스 전투의 일화가 있는데,
https://en.wikipedia.org/wiki/Battle_of_Abritus
당시 데키우스 황제의 아들이자 공동황제였던 에투루스쿠스가 전사하자 데키우스 황제는
"아무도 슬퍼하지 마라! 한 병사의 죽음은 공화국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라고 병사들을 독려한다.
이렇듯 로마인들은 제정이 수립되고 한참 뒤에도 공화정의 정통성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사실 서로마 멸망 후의 동로마에서도 공화국의 법통을 부정하진 않았다. 집정관 등의 공화국 시절 관직들이 여전히 임명된게 그 증거.)
아이러니하게도 보통 생각하는 수준의 세습황조로 변모하는 시기는 엥간한 대중매체에서는 다루지 않는 4~5세기 즈음이다.
댓글(9)
스타워즈 설정같네
동로마 시절에도 원로원 있었다더만.
사실 굳이 실수라고 하기에는 정말 모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중적 환상을 유지하고 연출적 고려를 한 것에 가깝다고 봄.
투표로 황제를 뽑기 때문에 공화국이면서도 제국이라고 하던것 같은데
고대 로마에서 투표로 황제를 선출한 적 없다.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 시스템이랑 헷갈렸나본데
투표로 뽑아서가 아니고 그냥 고대 로마인들이 부르던 황제란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황제라는 단어의 어감에 해당하는 절대군주가 아니라 그저 종신-세습이 가능한 집권자의 개념으로 봤었음
로마가 제국으로 불리는 이유가 다민족다국가 연합이라서 그렇다는데
황제가 종신대통령같은 개념이었다면 진짜로 공화제국(?)이었네
번역의 문제임. 원래 로마어 원문인 res publica 는 거기서 파생된 현대 영어의 republic이나, 그 republic의 동북아 번역어인 공화정과 1:1로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니까.
republic과 공화정은 정확히 "군주가 없는 국가체제"를 뜻하는 말이지만 로마인들의 res publica는 그런 의미로 쓰던게 아니라 그냥 로마 국체를 지칭하는 단어에 가까움.
독일어 "Reich"도 한국어로 제대로 번역하기 힘들어서 대부분 "제국" 으로 대충 오역하는 것처럼 완벽히 대응하지 않는 번역어는 실제 그 개념이 그 국가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를 이해해야 하는거라
그럼 왜 제정이라고 부르는데
초대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도 자신을 제1시민이라고 불렀다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