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중기의 장군 곽자의
마음만 먹으면 무신정권이나 조조 코스프레가 가능했던 살아있는 권력이면서도
나라에 충성을 다한 충신계 레전드로 언제나 제갈량과 세트로 묶여 인용된다
이순신도 난중일기에 제갈량과 곽자의를 정확하게 인용하며 국난에 맞서던 그들이 생각난다고 적었다
토번과 돌궐을 막아내고 안사의 난을 진압한 레전드 장군
곽자의가 출정한다고 하면 반란이 셀프로 해산되고
이민족들은 곽자의가 전장에 나오기만 해도 사기가 급락하고 화친부터 생각할 생각할 정도로 명성이 엄청났고
당나라 전군의 군권까지 다 장악했는데 마음 먹고 위화도했으면 당나라는 거기서 왕조가 끝났을 수준이었다
위상이 어느정도였냐면 살아생전에 왕작을 받았을 정도다
황성과 성이 다른 왕을 이성왕이라고 하는데
곽자의 이전에 네임드 이성왕들은 다음과 같다
한신, 왕망, 조조, 사마소, 유유.. 대충 감이 오는가?
역적이 찬탈전에 받는 스텝같은것이었다
그래서 통상 왕작은 권신이 황제를 협박해 받아내는것 외엔 황제가 내리는 일은 거의 없는 것이었으나 곽자의는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받았다
그런데 이양반은 모함을 당해도 이순신처럼 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십만 대군의 군권을 다 쥐고 있었어도 전쟁 끝나면 바로 내놓고 물러나 유유자적하게 자기 생활하는 사람이었다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
또 너무 청렴하면 불필요하게 의심산다고 적당히 해먹으며 재산도 모았다
곽자의 아들은 공주와 혼인했는데 하루는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들이
"당신 아버지가 황제면 뭐 어쩌라고. 우리 아버지가 맘만 먹었으면 당신이 아직 공주였을것 같아?" 라고 까버림
누가봐도 나 역적이요 하는 삼족을 멸할 엄청난 발언이라 놀라고 분노한 공주가 황제에게 바로 고해 바쳤는데 황제는 껄껄 웃으면서
"네 시아버지는 그런 사람 맞다. 그가 맘만 먹었다면 이씨 천하는 거기서 끝났지. 그러니 돌아가서 잘 화해해라" 라고 말함
한편 싸움 소식을 들은 곽자의는 아들을 물리적으로 먼저 교육한 다음(곤장 20대를 직접 침) 끌고 궁궐로 들어가 황제에게 엎드려 죄를 청하는데
황제는 애들끼리 싸운걸 갖고 뭘 그러냐며 나이먹은 우리가 이해해야한다고
황망해하는 곽자의를 위로하고 이왕 입궁한거 식사나 같이 하자며 퉁쳐버리고 사건을 마무리 한다
수년 뒤 황제가 승하한 후 다음 황제는 내심 곽자의가 부담스러웠는지 명예직 가득 얹어서 은퇴를 권하자 곽자의는 군말없이 깔끔히 은퇴해버렸고
부귀영화와 명성을 누리며 수많은 자손들 곁에서 행복한 노년을 보냈다
참고로 이순신 제갈량 곽자의 모두 시호가 충무다
댓글(11)
같은 충무인데 윗사람 차이가 너무 심했다
ㄹㅇ 능력있는 소인배였어... 근데 윗라인 생각하면 다행...인가?
궁궐덕후 광해군
유연한 척추를 가진 인조
웅장하다...라인업
곽자의도 운이 좋은 케이스인거지. 대부분 황제라면 당하기 전에 선수친다하거 꼬투리 잡고 삼족킬당함
눈치게임하는건데 정말 만에 하나의 확률로 서로가 서로를 믿고 배신하지 않은 케이스
아들이 조동아리 간수를 못하네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하는거랑 말로 내뱉은건 존나 큰건데
윗 사람도 잘만난 케이스네. 선조 시벌거...
사실 이순신에게서 조상님의 향기를 느껴서
일인지하 자리에서 이정도로 잘살고 간 사람이 또 존재 하나 ㄷㄷ
진짜 깔끔한 은퇴까지
완벽한 삶을 살았다
아니 그렇다고 충무공의 개쩌는최후를 디스하는게 아니라!!!
충무공이란시호를 진짜 아무나 받는게아님
황제도 대인배였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