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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M | 04:38 | 추천 0 | 조회 100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 +ONE +60

SLR클럽 원문링크 https://m.slrclub.com/v/hot_article/1298131

오스카 피터슨의 음반이지만 사이드맨으로 참여한 트럼펫?플뤼겔호른 주자 클라크 테리의 매력이 그 어느 음반에서보다도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의 다양한 뮤트 사운드와 유머 넘치는 보컬은 ‘재즈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하고도 가식없는 대답이다.

'Brotherhood of Man' 중반부에 빠른 악절의 즉흥연주가 등장할 때 그는 강렬하고 옹골찬 정석적인 트럼펫 사운드를 들려줌으로써 플런저 뮤트 사운드와의 선명한 대조를 그린다.

어디 그뿐이랴. 다음 곡 ?짐 Jim?에서 그는 플뤼겔호른과 역시 뮤트를 부착한 트럼펫을 한 소절씩 번갈아가며 부는데 그것은 아마도 트럼펫과의 악기가 낼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대비일 것이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오래전 척 맨지오니를 통해 플뤼겔호른과 아주 친숙한데 이 악기는 트럼펫보다 훨씬 부드럽고 둥근 소리를 낸다.

푸른색 계통으로 치자면 파스텔풍의 군청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반면 대조를 이루는 트럼펫의 뮤트 사운드는 앞의 곡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앞의 곡이 ‘와?와?’거리며 음의 변화가 수시로 일어난 반면에 이 곡에서 뮤트 효과는 날카로운 단일 음색을 낸다.

얼음처럼 차가운 트럼펫 소리. 그것은 바로 트럼펫 입구를 아예 덮어버리는 하먼뮤트(Harmon Mute)라는 약음기를 통해 나오는 소리로, 이때 트럼펫 소리는 뜨거운 열기가 넘치는 술집을 빠져나와 적막만이 흐르는 도시의 뒷골목을 배회하게 된다.

이 트럼펫 소리 역시 낯설지 않다. 전에 얼핏 들었던, 그러나 신기하게 여겼던 점으로 왜 마일스 데이비스의 트럼펫 소리는 유독 차갑게 들릴까, 라는 의문의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사운드는 결코 조용한 마일스 데이비스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 ?스퀴키의 블루스 Squeaky’s Blues?에서 클라크 테리는 이 차가운 사운드를 가지고도 난기교의 빠른 악절을 거뜬히 아주 독특하게 소화해낸다.

여담이지만 클라크 테리는 정말이지 다재다능한 뮤지션인 것 같다. 다양한 사운드의 자유로운 운용에서도 그렇지만 그는 이 앨범 몇 곡에서 그의 ‘와와’ 사운드를 닮은 목소리로 재기 넘치는 노래를 들려준다. 흔히 스캣(Scat)이라고 부르는 창법으로 가사 없이 즉흥적인 의성어만을 사용해서 부르는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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