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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m | 01:35 | 추천 15 | 조회 19

[유머] SF) (스포) 영화 [아바타]의 개연성 - "인류가 망할 판인데?" +20 [13]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825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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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아바타 시리즈의 스토리 불만, 혹은 문제점 지적들을 보다 보면

상당히 일관되게 보이는 의견이 있다.




"감독은 인류를 악으로 정의하는데,

그러기엔 배경설정이 그들에게 충분한 절박함과 당위성을 주고 있다.

그들은 생존이 필요한거지 악이 아니다, 각자의 목적을 위해 대립하는것 뿐인데

감독 개인의 관점이 인류를 악으로 정의하고

이는 스토리의 진부함과 억지성을 만든다"


...... 대충 이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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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1에서는 언옵타늄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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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에서는 암리타를 두고 촉발되었던 지적이다.


이를 두고 "그러면 어떻게 고쳤어야 했을까?" 라는 질문도 종종 나오기 마련인데.


이 역시도 나름 모이는 편이었던것 같다.



"판도라 자원에 대한 절박함을 줄여야 했다.

언옵타늄은 판도라가 아니어도 여기저기서 잘 캐고 있는 자원이고,

암리타는 딱히 중요한 성분이 아니거나, 아니면 그냥 현실의 포경처럼 암리타는 없고 그냥 고기사냥이어야 한다.

그렇게 "절박함이 없기에 당위성은 사라지고" 그래야만 감독이 원하는 악한 인류로 관객들이 인식할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렸다고

나 역시 일개 관객인데 함부로 결정내긴 어려운듯하다.



그런데.....그게 효과적일까?



나는 "판도라의 자원이 대단하고, 대체불가능이어야" "인류가 절박해야" 메시지가 더 살아난다고 생각한다.





1편의 나비족은,

"블루 멍키" 라고 작중 내에서도, 심지어 극장밖 현실에서도 조롱당하며 인간취급받지 못하지만.

그들은 분명 인간적이고 인간에 비견되는 존재들이다.



2편의 외계고래 툴쿤들도.

나비족이라면 당연히 의사소통이 가능할정도로 지성과 감성이 있고,

오랜 시간 교류해온 역사도 있을정도로 팔다리대신 지느러미 뿐이지만,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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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물에서의 고민없는 자연의 인간화라는 삐딱한 지적도 가능하겠지만,

이를 통해 카메론이 말하고자 하는것은


내부/외부 집단을 구분하고

배척할 이들과 함께할 이들을 정하는 사람들이


다른 관점으로, 새로운 이들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우리"의 정의를 좁게 한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모종의 재고요청이다.

(규탄? 혹은 비난.....까지라고 말하기엔 영화의 어조는 그렇게 강하진 않다)


1편의 인류 입장에서, "파란 원숭이"들은 외부세력이며, 배척의 대상이다.

2편의 인류 역시 고래들은 그저 왜 살기위한 몸부림조차 안 치는지 이해도 못하겠는 그저 멍청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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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는것은 그저 "값어치가 있냐 아니냐"였다.



값어치는 금전, 자본주의적 수지타산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다.

이 언옵타늄 한 척 분량을 가져가면 얼마만큼의 물류 인프라를 증설할수 있을까.

이 암리타 한 페트를 가져가면 몇명이 필멸의 운명에서 벗어날수 있을까.

지구멸망을 버티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까지.



돈에 대해서만이 아니더라도 "가치"를 매길수 있는 요소들은 많고

인류는 "외부자들"을 그저 가치로만 매긴다.



언옵타늄 매장 행성이 다른데도 넘쳐났다면?

암리타가 별거 없는 고래기름이라 22세기엔 쓸데도 없다면?



그러면 정말 관객들이 "감독이 이렇게나 인간을 악으로 그리고 싶었구나"라는 점에선 간단하게 먹힐것이다.




하지만 '10억 주고 부모님 팔기 vs 안 팔기' 계통 질문이 진짜로 묻는것은


"부모님이 얼마의 값어치가 있다고 보냐" 가 아니라


"너에게 부모님은 팔수 있는 존재이냐" 이다.



아바타의 인류의 모습은 그걸 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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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옵타늄과 암리타의 가치가 얼마 아래여야 나비족과 툴쿤을 학살할 필요가 없어질까"를 묻는게 아니라


"너희들은 그것들의 가치가 하잘것없어야만 인간-우리-외의 존재들을 배척하고 짓밟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것이냐" 를 묻는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일말의 고민도 이해도 없이 "응"을 말하는 것을 비인간적인 것이라고 제시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언옵타늄과 암리타의 가치가 멸망해가는 22세기의 인류에게 간절한것이.


이야기의 개연성을 망치긴 커녕, 오히려 시사점도 여럿 던질수 있는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 혹은 문자 그대로 생존의 문제로 인해서 

그런 관점으로 접근하자는 제안 자체가 사치같다고 느껴지는 관객들이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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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그런건 모르겠고, 제임스 카메론이 끝장나는 두 세력의 양보없는 전쟁영화를 찍어줬으면 하는 취향의 문제도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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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앞으로도 언옵타늄과 암리타에 무슨 지적을 한들.

카메론 감독이 "정신차려! 그게 탐욕이라고! 이 차별주의자들아!" 라고 윽박지르는 후속작은 아마 분명 없을것이다.

그저 묵묵히 제이크와 네이티리, 쿼리치의 이야기를 써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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