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른 아침의 공동산은 언제봐도 아름답구나.
오늘도 아침 조회 전까지 독서나 하고 있어야겠다.
어... 조 사형?
거기서 무엇을 하고 계신 것인가요?
위 장문, 저는 여기 있습니다.
으악!!! 조 사형이 둘!?!???
하하, 위 장문께서 잠이 덜 깨셨나 봅니다.
저것은 제가 아니라, 제가 그린 자화상입니다.
작품명은 '완전'입니다.
완전해진 나 자신을 상상하며 그린 것이지요.
오... 정말 대단하군요. 조 사형께서 서화의 재능이 이토록 뛰어나신 것은 몰랐습니다.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셨는데 어째서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당문의 외성제자로 살면서 그림을 그릴 일이 별로 없으니, 저도 여태껏 몰랐습니다.
공동파에 와서 배움에 힘쓰면서 서화를 처음으로 그려보았는데, 의외로 잘 그려지더군요.
아, 참고로 아까 말씀하신 공동산도 제가 그린겁니다.
!??!!???!???
현공동
조 사형. 혹시 이 현공동도 사형께서 그린 것은 아니겠지요?
당연히 아닙니다. 방금 이곳에 왔는데 그릴 틈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하... 조 사형의 기예가 너무 뛰어나, 소녀가 놀라 무례를 범했으니 용서해주십시오.
위 장문께서는 어째서 제게 사과를 하십니까?
제가 서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모두 위 장문인의 가르침 덕분인데요.
저의 재능은 위 장문께서 피어나게 해주신 것과 다름 없습니다.
조 사형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쁩니다.
무림인들은 대개 무공수련에 바쁘지 이러한 교양에는 무관심하며,
그나마 익히려는 자들도 겉으로 우쭐대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역시 조 사형은 그러한 강호의 무뢰배들과 다른 기품이 있으십니다.
하하, 위 장문께서 저를 너무 교만하게 만드시는군요.
하지만 이 기회에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위 장문인을 그려봐도 괜찮을까요?
위 장문께서는 미인이시니, 틀림없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입니다.
저를... 그리고 싶으신건가요?
......알겠습니다.
조 사형은 사물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는 실력을 지니고 계시니,
조 사형께서 그린 제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참으로 기대됩니다.
- 잠시 후 -
위 장문! 완성했습니다!
예????? 저게... 제 모습인가요?
아... 혼신의 힘을 다해서 그렸건만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 보군요.
역시 제 경험이 일천하여 아직 다른 사람을 잘 그려내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모처럼 위 장문께서 허락해주셨는데,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
아니아니, 저건 서화 실력이 어쩌고 이전에 대놓고 악의적인 의도ㄱ...
위 장문! 내가 당신을 보러 왔소!
으악!!!! 위 장문이 둘!?!?
그게 무슨 소리인가!!!!
- 잠시 후 -
그러니까, 저것은 위 장문이 아니라 조활이 그린 위 장문인 것이로군?
그렇습니다. 헌데 당신은 어째서 저것을 보고 착각을 하시는겁니까.
저와 당신의 교분이 짧은 것도 아닌데, 어째ㅅ...
저 서화를 내가 사겠다!!
조활! 얼마를 원하나? 5관전? 10관전? 아니, 50관전이라도 좋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위 장문, 제자가 장문을 뵙습니다.
제자들이 아침 조회를 위해 모였습니다.
다른 바쁜 일이 없으시다면 제가 장문을 모시겠습니다.
그르니끄 그거 나 으니르그...
이후, 위 장문은 불경한 서화를 몰수하고 관련자들을 세 시진에 걸쳐 꾸짖었다.
당신과 상관 아가씨, 현공 호법은 위 재녀의 초인적인 인내심에 감사해야 마땅할 것이오.
또한 위 장문은 한동안 얼굴을 가리고 다녔는데, 이는 그저 건강 상의 이유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이 때, 남성 간의 건전한 우정을 묘사하는 용양강호의 삽화가가 추귀화공이라는 정체모를 화가로 바뀌었다.
그의 유려한 삽화는 용양강호 독자들의 열렬한 호평을 이끌어냈으니, 이는 참으로 기쁜 일이라 할 수 있겠소.
댓글(2)
가만보면 조활이 태워먹고 대신 서화가
결국 경양독서재에서 가져갔다고 하던데
그걸 서행이 지녔을지 위국이 지녔을지 궁금하다
위국ㄸㅁ는루트 언제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