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골절 돼서 명절에 휠체어 타고 내려가니까
사촌동생이 "오빠 오빠! 내가 휠체어 미러주께!" 하면서 너무너무 밀어보고 싶어함
솔직히 불안 했는데 그래도 뭔 일 있겠어 싶어서 허락함
그러니까 신나가지고 부둣가에서 바닷 바람 맞으면서 진짜 열심히 휠체어를 미는데
어느 순간부터 발소리가 안 들림
얘가 휠체어의 프레임? 부분에 발을 올려놓고 자율 주행을 하고 있었던 거임
그 때 둘 다 초딩이라서 용케 뒤집어 지지 않고 휠체어가 굴러갔는데
문제는 거긴 부둣가였음
(사진은 예시, 실제 장소는 개발되어 없어짐)
가드레일 같은 거 하나도 없는 찐 부둣가에서 파일럿이 없이 중력에 의해 자율 주행 중인 휠체어 위에 타고 있었던 거임...
휠체어에 탄 채로 바닷속에 처박히면 바로 요단강 익스프레스인 걸 깨달았던 순간은 이미 늦었음
가속이 붙은 상태였던데다, 살짝 기울어진 내리막이라 휠체어는 멈추지 않고
바로 옆이 바다인 삼도천 라인을 물고서 휠체어가 멈출 때까지 질주함
바퀴 각도가 조금만 틀어졌으면 인당수에 들어가는 심청이처럼 용궁으로 다이빙할 뻔
그 후로 다시는 얘한테 뭐 시키면 안 되겠다는 굳은 마음을 먹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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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