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2일간 세팅하고 만져보니 세간의 평가랑은 달리 그렇게 ㅈ망한 기기는 아니더라.
물론 굳이 AMD에 비해 드라이버 호환성이 안 좋고 내장 그래픽 성능이 잘 안 나오는 인텔 칩셋을 쓴 만큼, 게임을 돌릴 때 상대적으로는 AMD 칩셋 쓴 기기들에 비해 밀리는건 사실인데.
절대적인 성능이 ㅈ구린 기기는 아니더라고.
어쨌든 각설하고, AMD 칩셋 단 기기가 노트북이든, UMPC든, 심지어 데스크탑에서조차 주류 픽인 이 시점에서 굳이 인텔 칩셋을 썼기 때문에 비주류인 클로를, 꽤 좋은 중고 매물을 발견한 김에 한 번 사 봤음.
패키지 상자 샷.
사양은 온라인으로 구할 수 있는 일반판과 램은 16기가로 같지만,
이마트의 일렉트로 마트 한정판인지라 일반판과 달리 울트라 7 155H로 좀 더 상위 칩셋이고,
SSD 역시 일반판에 비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1테라가 박혀있어.
전면부.
사실 앞에서만 보면 UMPC 여러 대 써보고 관심이 있는 사람 아니면, 최근 굉장히 핫한 흑갈리(로그 얼라이 X)랑 잘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그냥저냥 비슷하게 생겼음. 물론 오른쪽 하단부에서 자기 주장을 하고 있는 인텔 칩셋 인증 스티커가 없다면 말이지...
상단부.
익히 알려져 있듯, TF카드 슬롯 제외하면 달려있는 단자는 썬더볼트 4 단자 하나 밖에 없음. 이건 나처럼 USB 허브를 상시 들고다니는 타입이 아니면 쓸 수 있는 포트 수가 너무 적어 솔직히 개 불편할 것 같아.
다만 UMPC치곤 이례적으로 팬이 2개 달려서 그런가 흡기구+배기구는 타 기기 대비 상당히 넓직하게 뚫려있어. 실제로 이 덕분에, 인텔 칩셋임에도 발열 관리가 꽤 잘 되더라. 팬이 2개나 달린만큼 하나인 대부분의 기기에 비해 구동 소음은 좀 있는 편이긴 한데, 내 수중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윈도우 기기인 2년 전 출시된 UMPC, 원 엑스 플레이어 1S(OXP 1S)가 당시에 팬이 2개 달려있는 거 감안해도 굉장히 팬 소리가 시끄러워서 악평을 좀 받았는데, 그거랑 비교하면 클로는 상당히 좋은 팬을 썼는지 꽤 조용하게 작동한다.
구동 초기 또는 공장 초기화 후 처음 로그온 했을 때 윈도우 업뎃들을 한꺼번에 동시에 하거나, 3D맠(타스)를 돌리면 으레 팬이 풀로 돌면서 굉장히 시끄럽기 마련인데, 클로는 그런 상황에서 팬이 2개임에도 의외로 상당히 정숙하더라고. 쿨링 솔루션 관련해서 꽤 신경을 쓴 거 같더라.
후면부.
뒷면이 굉장히 평범하거나 밋밋한 디자인으로 흡기구만 좀 뚫려있기 일쑤인 대부분의 UMPC에 비해, 보다시피 클로는 후면이 굉장히 화려함. 사실 내가 처음 클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이 간지나는 후면 디자인 때문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멋있는 후면부 때문에, 클로가 간지나는 디자인으로는 UMPC 중 상위권이라고 감히 생각해 봄. 글 쓰면서 다시 보는데도 뒷판 존나 멋있지 않냐 진짜.
RGB LED는 UMPC나 게임 패드들에서 흔히 넣는 아날로그 스틱 주변부 외에, 의외로 오른쪽 ABXY 버튼들에도 들어가 있음.
덕분에 MSI 프론트엔드 프로그램으로 색이 바뀌는 주기를 좀 느릿하게 커스텀 해놓으면 버튼이 눈에 확 띄게 변하는데, 이것도 의외로 한 간지하더라. 내가 RGB LED 개 싫어하는데도 아날로그 스틱 주변부 LED는 그렇다치고, 버튼에 들어간 LED는 꽤 멋있어보였음.
클로가 이렇게 기기 전반적으로 외견이 꽤 세련되어서, 공들여 만든 티가 나더라고.
팬이 2개 달린 기기치고 상당히 의외인데, 무게도 꽤 가벼움.
내가 써봤던 기기인 OXP 1S(800 몇그램), OXP 2 pro(900 몇그램)에 비해서는 확연히 가볍고, 구팀덱(666그램)보다 미묘하게 더 무거운 수준. 반대로 덩치는 아무래도 화면이 7인치인 만큼, 구팀덱보다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작아. 이 정도면 무게나 크기까지, 간결하고 미니멈하게 경량화+소형화도 잘 한거 같더라.
스피커도 꽤 좋은 게 들어가 있었음.
'스틸 시리즈'랑 협업해서 그 쪽의 튜닝을 받은 스피커를 내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음량도 크고 음질도 시원시원하니 아주 좋더라. 거기다 게임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법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지원하는 스틸 시리즈의 음향 프로그램도 쓸 수 있어서, 스피커 안 쓰고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통해 쓸 때도 음질이 굉장히 좋게 느껴졌어.
화면이 7인치라 내가 주로 쓰던 8인치 이상되는 기기들에 비하면 확연히 화면이 작지만, 그에 반해 화면의 품질은 되게 좋았다.
sRGB 100%의 IPS 패널이라더니, 좋은 스크린을 쓴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음. 색감도 채도가 뚜렷한 게 상당히 괜찮고, 거기에 120hz 지원까지 되니 내가 소유하고 있거나, 했던 기기 중 최초의 120hz 지원하는 화면이 달린 기기가 되었음.
하지만 아래 사진에서도 보듯, 요즘 기기치고 베젤은 꽤 넓다.
2년 전 기기인 OXP 1S나 구팀덱과 비슷비슷해 보이는 수준인데 이건 아쉽더라. 개인적으로는 내가 크게 베젤에 신경쓰는 타입이 아닌지라 처음 발견했을 때만 베젤이 꽤 크네 했지, 기기 본체도 베젤이랑 같은 검은색인지라 그 뒤로는 눈에 딱히 안들어왔는데. 베젤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거슬릴 수 있을 법한 크기긴 함...
절대적인 덩치가 스팀덱보다 작은 만큼, 스팀덱용으로 나온 슈피젠의 파우치에도 여유롭게 잘 들어감.
하긴 뭐 크기가 구팀덱에 비해서도 꽤 큰 OXP 2 pro도 여유있게 잘 들어가던 케이스에 클로가 안 들어갈 리는 없지만, 어쨌든 원래 주인이던 스팀덱, OXP 2 pro도 팔아버려서 주인을 잃은 채로 창고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던 파우치인데 클로를 위해서 다시 꺼내쓰고 있음.
대략적인 세팅을 마치고 3D맠(타스)를 돌려본 결과.
무작정 최고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세팅(전원 옵션, 가상 메모리 용량 등등)을 해놓고 돌렸는데도 일반판인 5도 아니고 울트라 7 155H 칩셋 박혀있는 모델인 거 생각하면 생각보다 CPU 점수는 높지 않더라. 물론 바로 이전까지 쓰던, CPU 점수가 겨우 2-3천 점 남짓 나오던 인텔 11세대의 OXP 1S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이지만 걔는 뭐 2년 전 인텔 칩셋 꽂혀있는 놈이니... 걔보다는 잘 나오는게 당연하겠고.
보다시피 그래픽 점수도 그냥저냥 평범함.
점수만 보면 790m을 쓰는 7840U, 8840U랑 거의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데 뭐 UMPC에 관심 많이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부분 이미 알다시피... 인텔 칩셋은 스펙 상의 성능이 문제가 아니고, 널뛰기하는 내장 그래픽 드라이버의 게임별 호환성이 문제인지라...
사실 게임 전용으로 쓰기 위한 다른 기기가 이미 있는 나의 경우는 게임용으로 클로를 산 건 아니고(...)
위에서 몇번 언급된 구세대 UMPC인 OXP 1S 대신해서 업무용 미니 PC처럼 쓰려고 구매한 거다보니. 일상 작업에서는 OXP 1S에 비해 확연히 퍼포먼스가 좋은 게 느껴져서 만족스럽긴 함. 웹서핑이고 문서 작업이고 서버에 자료 기록하는 업무고 유튜브나 치지직 시청이고 간에, 엄청나게 빠릿빠릿하긴 하더라. 심지어 3D맠 돌리기 직전+직후에 기기 정보 수집하는 것도 엄청 빠름...
게임할 때 필요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인텔 칩셋이라 메인으로 쓰기에는 애매하다고 해도, CPU 자체의 성능은 굉장히 좋아서 여러 용도로 충분하다 못해 남는 퍼포먼스를 보여줬음.
다만 기기를 고작 하루, 윈도우 초기 세팅 및 간단한 작동 확인만 해봤는데도 느껴진 문제점이 하나 있었는데.
터치 스크린이 뭔가 문제가 있는지 작동이 됐다 안됐다하더라.
공장 초기화 또는 윈도우 설치 직후에는 정상작동하고, 전원 케이블을 꽂지 않고 배터리로 구동하는 상태에서는 때때로 정상으로 돌아올 때가 있긴 한데, 전원 케이블을 꽂아놓고서 기기를 몇번 재시작하면 금새 또 터치 스크린이 작동을 안하게 되더라고.
드라이버가 꼬인 것이거나 기기 자체에 물리적인 결함이 있는거면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정상작동하는 때가 없어야 할텐데 그것도 아니고, 뭔가 바이오스나 펌웨어 단에서 문제가 있는 거 같긴 한데... MSI에서 클로에 대한 업데이트를 생각보다 꾸준히 해주고 있고, 이 문제를 호소하는 사용자가 국적불문하고 꽤 있는걸로 봐서는(구글 검색해보면 레딧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음) 언젠가 수정을 해주지 않을까 싶음.
지금 당장도 MSI 자체 프론트엔드를 통해서 '데스크탑 컨트롤 모드'를 키면, 스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틸리티인 Controller Companion을 작동시켰을 때나 3대 중국 UMPC 업체들인 GPD, 원넷북, 아야 사의 기기에도 존재하는 마우스 모드를 켰을 때와 같은 느낌으로 아날로그 스틱을 이용한 마우스 커서 조작 및 클릭+우클릭이 가능해서, 사실 사용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심각한 결함이 아니긴 함.
그래도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초기 불량일 가능성도 있으니, 어차피 무상 AS 보증기간 내니까 한번 점검을 받아보시는게 어떠냐'고 제안해서 일단 MSI 코리아 쪽으로 택배보내려고 기다리는 중. 2일 밖에 못 쓰고는 또 바로 떠나보내야하다니 기분이 아주 나이스하긴 한데... 별 수 없지 뭐.
이 점 빼고는 크게 문제라고 할 것은 보이지 않는 기기였음.
오히려 기기 완성도는 물론이고 칩셋의 CPU 자체로서의 성능이나 프론트엔드 프로그램의 기능도 의외로 상당히 괜찮아서, 인터넷 발 클로에 대한 악평들의 상당수가 이런 AMD 천하인 시기에 굳이 인텔 칩셋을 썼다는 것에 대한 후광 효과를 이용해서 지어낸 소설들이지 않나 싶음. 기기 자체의 만듦새가 상당히 멀쑥하니 괜찮아서, 그렇게까지 까일 정도로 망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대기업 제품이니만큼 무상 AS 기간이 지나더라도 유상 AS를 꾸준히 받을 수 있으니,
유통업체가 UMPC 관련 사업에서 거의 손을 떼갖고 언제 AS가 갑자기 안될지 장담할 수가 없어서 쓰면서도 불안불안한 OXP 1S과 달리 이 점도 사용자를 아주 안심하게 만드는 장점이라고 생각함.
상술했 듯이 어차피 나는 클로를 게임기로 쓰려고 구매한게 아니라 업무용 미니 PC? 소형 랩탑?으로 쓰려고 산지라 2년 넘은 오래된 기기인 OXP 1S도 잘 썼 듯이, 얘도 만족스럽게 쓸 거 같음.
전반적으로 1세대 UMPC고, 인텔 칩셋 쓴 탓에 인식이 아주 안좋은 기기임에도 완성도가 상당히 좋고 잘 만들어놔서 아주 놀라웠다.
댓글(9)
저거 출시하고 몇달 안되어서 후속 기기 공개한 놈들이라 신뢰도 면에서 반의 반토막 남
가격이 암드 제품들 보다 싼 것도 아닌데 성능이나 효율은 안 좋으니 말 그대로 계륵임...
그건 그렇긴 함 ㅋㅋㅋ 발매 몇달도 채 안되서 후속 모델 발표하는건 좀 양심 뒤지긴 했지 솔직히.
저거 몇대 못팔렸다는데;;
그렇다더라고. 초창기 발매 직전 할인 이벤트를 몇달이 지난 지금도 계속 하던데? 수량을 다 못 팔아서...
므시므시하당...
인텔 칩셋 썼다는 거 제외하면 1세대인데도 의외로 완성도가 상당히 괜찮은 기기임. 좀 놀랬음, 같은 대기업인 아수스에서 만든 로갈리도 1세대에서는 SD 카드 슬롯이 죽어버리는 거 같은 존나 치명적인 기기 결험이 있었던거 생각하면...
중고 적정가는 어느정도임?
내건 울트라 7 155H라서 70 정도에 샀는데, 일반판인 울트라 5 135H 달린건 50이하여야 살만할 듯?
몇 주 전에 굉장히 싸게 풀린 적도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