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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베인띠.. | 24/08/04 22:03 | 추천 24 | 조회 80

멸망한 지구에서 외계인들이 찾아낸 인간유물 +80 [1]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712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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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서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샨은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조금이라도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남쪽으로 계속 가고 있었고 거대한 산이 막고 있었다.


부족의 이야기에 따르면 산 너머는 아직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남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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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 뒤 산에 올라 내려다본 풍경은


골짜기 사이로 펼쳐진 평원과 숲, 아직 얼어붙지 않은 강이었다.


하지만 더 멀리 저 너머로 시선을 옮기면 그곳에 보이는 건 오직 하얀 사막 뿐이었다.


샨과 부족은 선택해야 했다.


다시 혹한의 죽음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단 몇 십년만이라도 남은 삶을 이어가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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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대가 흘렀고 샨의 자식들은 산 속 돌무덤으로 왔다.


부족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기원도, 쓰임새도 모르는 보물들을


무덤 위에 하나씩 차례대로 공손히 올려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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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중 하나는 안에 무언가 들어있는 투명한 구 형태였다.


샨의 부족들은 알 수 없었지만 그건 합성 방사성 원소를 넣은 캡슐로,


사방으로 전력을 송출하는 작은 무선 전송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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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넓고 납작한 원통이었으나 그 안을 절대 열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만이 부족에서 전해졌다.


샨의 아들들은 돌무덤 위에 유물을 올려놓고는 산을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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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이 더 흘러 마지막 피난처였던 골짜기도 눈과 얼음이 뒤덮었다.


몇천년의 시간이 지나 지구는 하얀색과 푸른 빛만이 가득한 수정과도 같은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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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위로 어느 날 우주선이 나타났다.


몇일동안 얼음행성 주위를 돌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떠나려던 탐사선은


우연히 신호장치에서 희미한 에너지를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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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성 에너지를 통해 수세기 동안 희미한 신호를 보내온


전송기의 신호를 감지한 탐사선은 돌무덤이 갇힌 얼음벽을 향해 하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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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여정을 떠났던 파충류 형태의 외계인 탐사대가 모성으로 돌아왔고


한동안 그 자체로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얼어붙은 제3행성에서 가져온 과거 문명의 흔적과


유물의 발견은 더욱더 놀라운 발견이었다.


제3행성의 멸망한 문명은 유물의 형태로 추측하건대


상당히 고등한 수준이었고 복합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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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가장 수수께끼인 건 원통 안에 들어있던 물건이었다.


원통 속 사물은 색이 짙은 검정이었고 뒤의 사물이 보일 정도로


투명했으나 그 외에는 이렇다 할 특징이 없었다.


하지만 수 년간의 종족의 위대한 과학자들이 매달린 끝에 이 투명한 물체에


빛을 비추면 어떤 작은 풍경이나 다른 사물이 담겨있다는 걸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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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노력으로


외계인들은 제3행성의 투명한 기록물을 연속적으로 시각화하여


보여줄 수 있는 장치를 발명했고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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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 외계인들은 제3행성의 비밀과도 같은 역사와 환경, 건축물 등을


볼 기대를 하고 앉았지만 막상 보여지는 광경은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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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지적생명체들로 보이는 그들은

원이 전후좌우로 4개 달린 운송수단을 타고 다니는데

숨 막히는 속도로 이동하느라 서로 충돌할 뻔하고

위험천만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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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두 운송수단이 서로 부딪치더니 거기에 타고 있던 두 생명체가


내리고는 서로 극단적인 폭력 행위를 일삼았다.


이 지적 생명체들의 상황은 점점 혼란해지다가


갑자기 종료되더니 그들의 얼굴에 초점이 맞춰지곤 점차 원 모양으로 주변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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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아마도 이건 제3행성의 생명체들의 기록물이라기보단


일종의 편집과 기법을 가미한 작품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과학자, 기술자, 예술가, 철학자들은 영상이 끝나기 무섭게


이 연속장면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토론을 했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이미 멸망한 문명과 그 원주민들의 사고관은커녕 문자조차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 누구도 그 의미를 추측조차 못했고


앞으로도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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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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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역사 수업(History Lesson)』, 아서 C. 클라크


1949년 5월 <놀라운 이야기들>에 최초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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