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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공 | 24/07/27 16:52 | 추천 35 | 조회 37

왕은 반역을 저지를수 있는가?.history +37 [1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7013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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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내전(England Civil War)는 대부분 유게이들에게 '지구 반대편 섬나라 일이 나랑 뭔상관?', '그게 뭐야?', 

'아 그런일도 있었지 ㅇㅇ' 정도로만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영국내전은 근현대 정치사의 패러다임을 영원히 바꿔버린 대사건이였으며, 

우리는 그 패러다임이 구축한 세계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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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고등학교 때 혹은 대학교때 역사공부를 조금 한 사람이라면, 왕권 신수설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왕권이란 '신'(당연히 기독교의 하나님)이 국가의 주권을'왕'이라는 제도를 통해 쥐어준다는 개념이다.

즉, 정당한 권력은 신에 의해서만 주어지며, 그 정당성은 '군주제'를 통해서만 표현될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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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영국내전으로 돌아가보자.

영국내전은 그냥 두편으로 갈라서서 몇번 싸우고 끝난 그저그런 전쟁이 아니다. 

 

그 당시 기준으로 상당도 못할 규모의 병력과 자원이 동원되었고, 

그 결과 영국내전은 1, 2차 대전에 참전한 이후에도 영국역사상 가장 많은 비율의 영국인이 죽은 전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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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기에다가 내전 당시에 그 당시 왕이였던 찰스 1세는 한차례 제압당하여 가택연금 당한 이후 잉글랜드 입장에서 

외국이였던(좀 혼동이 될수 있는데, 같은 왕을 섬긴다고 같은 나라라는 것은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개념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결국 스코틀랜드에서 이에 호응하여 침공해오면서 

또다시 피비린내나는 전쟁 끝에 의회파가 승리하면서 겨우겨우 끝나게 되었다.

 


이제 생각을 해보자.

당신은 이 당시 잉글랜드 사람이다.

 

당신은 전체 인구의 3.5%가 사망하는 전쟁을 겪었다. 

창칼과 장전하는데 몇십초가 걸리는 총들이 동원된 전쟁에서 말이다!!

(참고로 한국전쟁 당시 대한민국은 대략 2000만명 중에 100만이 좀 넘는 정도(5~6% 정도)가 사망하였다.)

 

그리고 그 전쟁이 한번 끝날 뻔한 상황에서 왕이 외국군을 끌여들여 전쟁이 다시 계속되는 꼴을 지켜보았다.

당신이라면 그 왕이 여전히 쥐고 있는 주권을 인정할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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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왕을 처벌한다면 무슨 죄목으로 처벌할 것인가?

 

당장 직관적인 답은 '반역죄'이다. 

외국군을 끌여들어 전쟁을 지속시키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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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반역이란 '국가를 배반하고 국가의 주권을 손상시키려는 행위'이다.

왕국에서 국가의 주권을 가진자는 누구인가?

 

당연히 왕이다.

왕국에서 왕을 반역죄로 기소한다는 것은,

국가주권자가 자기 자신을 배반했다는 죄목으로 기소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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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사람들이 겪었을 엄청난 혼란을 생각해보자.

만약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수준이 아니라, 내전을 일으켜서 지고,

그 다음 '반역죄'로 기소당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떠할것 같은가?

 


우리는 "대통령 직무를 맡은 개인"과 "대통령이 '위임' 받은 권력"을 구분할줄 알지만,

이 시대 사람들에게 그러한 생각 자체가 반역죄이다!!

 

그 당시 의회에서 엄청난 격론이 벌어졌고, 

결국 협상을 통해 왕을 복위 시켜려던 세력들이 평민들이 대다수였던 군대에 의해 대거 숙청당하면서,

의회는 왕을 기소하기 위한 고등법원을 설치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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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연히 두 의회 중 하나였던 '귀족원'은 고등법원 설치에 대해 조까를 시전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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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민원'은 '귀족원 조까'를 시전하고

"인민이 주권자고, 인민의 위임을 받은 우리만 있어도 정치권력을 행사할수 있음"

라는 선언문을 통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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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나 충격적인 일이였는지, 

고등법원이 설치된 후에도 온건파 중 하나가 

"왕이 반역을 어떻게 저지르냐!! 반역이 왕에 대한 폭력을 의미하는 건데!!"라며 따진 이후에, 

"난 이거 손떨려서 도저히 못하겠다" 하면서 나가버린 일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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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법원에 남아있던 사람들도 그 말을 듣고 느낀게 있었는지,

 

"도데체 뭘로 기소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고,

심지어 "왕이 자기 아버지(선대왕)을 죽였다는 죄목으로(당연히 날조지만) 기소하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우리가 볼때는 황당하지만, 그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이 죄목이 유일하게 반역죄의 정의에 걸맞는 경우였다!! 

자기 선대 주권자를 죽이고 자신이 주권을 강탈한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국 선대왕 살해로 기소되지 않았고,

 "내전 기간동안 국왕은 폭군이자 국가에 대한 배반자로서 활동하였으며,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책임이 있다."

라는 죄목으로 기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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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벌어진 재판은 죄목에 대한 판결에 상관없이(결과가 궁금하면 나무위키에 찰스 1세 검색해보는게 좋을거다.) 

영국, 더 나아가 현대에 이르러서는 모든 인류의 정치체제를 영원히 바꿔놓는 질문들을 내놓게 되었다.

 

"한 나라의 국왕은 자기 왕국에 대한 반역을 꽤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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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정당성은 어디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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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들에 의해 거부당한 국왕은 여전히 국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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