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웹에서 밀양 사건 얘기가 나오면 이 64%의 지역민들이 피해자인 여중생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답한 설문조사가 꼭 나오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수치라서 역추적을 해보기로 함.
일단 당시에도 굉장히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설문조사였고, 설문조사의 존재 자체는 있었던 게 맞은 걸로 보임.
그런데 당시 밀양시장의 공식발표자료와 관련 보도자료들이 밀양시청 홈페이지 등의 리뉴얼 작업 과정에서 사라진 것인지 검색해도 나오질 않음.
그래서 커뮤니티 글들을 타고 타고 거슬러 올라간 끝에 2007년 오유에 올라온 글에 해당 건 관련해서 밀양시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됨.
여기서부터가 오유에 올라온 글에서 인용한 밀양시의 공식적인 입장문으로 "추정되는" 파트임
https://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7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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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발생한 성폭행사건에 대하여 시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 사건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저희 밀양사람들은 깊이 반성하며 이를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 방송에서 밀양인의 64%가 이 사건의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고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였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오보였다는 것을 밝혀둡니다(아래 설문조사 참조). 질문에서 보시다시피 성폭력의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나? 가해자에게 있나? 가 아닌 남자에게 있나?, 여자에게 있나? 를 물었으며 본 설문조사 기관의 조사결과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중 여중생이 대거 포함되어 있는 집단에서 설문조사가 이루어져 성인들의 인식도는 알 수 없다는 결과가 분석되었으며, 보도된 사항과 달리 대부분의 밀양사람들은 사건의 책임은 당연히 가해자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사건을 애써 숨기려하지 않습니다. 비단 밀양지역뿐만 아니라 성범죄는 우리나라 전체가 앓고 있는 몹쓸 병이라 생각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최근 밀양지역에서는 학부모단체를 필두로 학교폭력 근절과 성폭력 예방을 위한 범시민적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관내 유관단체가 함께 동참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는 어두운 부분을 숨기고 덮어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어서 모두가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고육책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지난 부끄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밀양 사람들은 제풀에 기가 죽어 적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다행이도 영화 밀양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사기가 다소 되살아나는 듯 하였는데 최근 방송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더해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부끄러움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다만 사실을 그대로 인지하여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분발하겠습니다.
저희는 진정으로 참회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정중히 드리며 분발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신 방송관계자분들과 글을 올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7. 6.
밀 양 시 장
< 설 문 내 용 >
질문 1. 일반적인 성폭력 사건의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568명)
1. 남자 - 189명(33.3%) 2. 여자 - 65명(11.4%) 3. 둘다 - 314명(55.3%)
질문 2. 이번 밀양지역 고교생 41명 연루 성폭력 사건의 경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645명)
1. 남자 - 232명(36%) 2. 여자 - 396명(61.4%) * 기타 - 17명(2.6%)
질문 3. 위 사건에서 남학생들의 처벌에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561명)
1. 엄중처벌 - 343명(61.2%) 2. 경미한 처벌 - 132명(23.5%)
3. 처벌 안됨 - 86명(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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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인용문이 밀양시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내용이 맞다는 가정 하에서 사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음.
1. 해당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 중 여중생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음.
2. 일반적인 성폭행 사건의 책임이 여자에게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11%지만, 둘 다에게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55%, 즉 절반이 넘는 것도 사실임.
3. 밀양 집단윤.간 사건을 놓고 보았을 때 책임이 여자에게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61%가 넘는 것도 사실임.
4. 당시 밀양시장은 "성폭력의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나? 가해자에게 있나? 가 아닌 남자에게 있나?, 여자에게 있나? 를 물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설문조사 결과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흘러넘기려 했음.
일단 통계학적으로 설문조사의 결과가 대표성을 갖추려면 샘플 크기가 커야하고, 무작위성이 있어야 하는데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수는 568명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님. 게다가 여중생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한 걸 보면 무작위성도 어느정도 갖춘 설문조사였던 것으로 보임.
고로 통계학적으로도 실제 당시 밀양사람들이 여중생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는 인식이 절반 이상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네 ㅅㅂ....
댓글(3)
성폭행범이랑 피해자를 백년해로 하라고 결혼 시켜주던 시대를 지나왔으니...
사람 새끼들이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