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핀처 [더 킬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한 주인공 킬러.
창1녀와 함께 있는 한 타겟을 제거하는 임무에서,
정말 우연한 실수로 임무에 실패하고 애꿎은 창1녀만 죽여버리고 마는데...
이에 상사는 그를 질책하며 당분간 몸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킬러가 기밀리에 숨겨둔 자택에 돌아가자...
킬러의 하나뿐인 연인이 중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
누군가가 킬러를 처리하려다 때를 놓치고, 집에 있던 애인을 해친 것이다.
분노한 킬러는 땅에 묻어둔 금고에서 총을 꺼내며 복수를 결심한다.
일단, 유일하게 자신의 주소를 알던 상사부터.
나는 이성적이다....
계획이 전부다...
항상 계산하고 행동해라...
난 아마추어가 아니다...
....
좋아. 이렇게 하면 되겠군.
거기 탑건2에 나온 상사 아저씨?
이건 네일건이란거야. 못 박는 공구지.
이걸 당신 폐 위에 몇 방 박았어.
(피 토하는 중)
크어어억ㅇ어 시바아알
왜 나한테 지랄인거냐. 고객이 요구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어얽
그야 내 알 바 아니고. 일 얘기나 하자고.
당신은 비흡연자고, 몸무게 약 80kg의 중년 남성이지.
그 정도 수치면 폐에 구멍이 나 호흡곤란으로 숨이 넘어가는데 대략 6~7분이 걸려.
당신 앞엔 911이 찍힌 폰이 있지.
만약 정보를, 내 여친을 해친 놈들과 의뢰인의 신분을 불면... 혹시 모르지. 내가 저걸 눌러줄지.
조...까....
그래. 난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까.
이제 1분 지났을 뿐이라고, 당신이 살 시간이 아직 5분은 남았...
....
아저씨?
(사망)
아니 왜 벌써 죽어???
(힝 간지나게 협박하고 싶었는데...)
(정보 불면 비웃으면서 911에 전화만 걸고, 폰 밟아버리면서 마지막 티배깅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어리버리 삑사리를 낸 킬러.
하지만 그는 상사님의 비서를 통해 자신의 여친을 습격한 킬러들,
그리고 최초의 암살을 의뢰하고, 그게 실패하자 킬러의 뒤처리를 요구한 의뢰인의 정체를 알아낸다.
어찌어찌 여친을 폭행한 킬러인 틸다 스위튼과 패거리를 죽인 주인공 킬러.
물론 그 과정에서 삑사리도 참 많이 냈음.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죽이라 명령한 의뢰인의 초고급 펜트하우스까지 잠입.
복수를 시행하려 하는데....
드디어 만났군. 내가 누구인지 알겠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없나?
.....
.........
이런 미친 ㅅ발 누구세요??
우리 구면인가??
....?
이상하다. 계획상으론 저놈이 뭔 애걸을 하든 똥폼을 잡든 간지나게 머리구멍을 내주는 시나리오였는데.
당신의 고급 보안 펜트하우스에 총을 들고 숨어있던 사람을 정말 모르겠어?
이래도 떠오르는게 없어?
킬러들의 주소라고 해봤자 모르는 곳인데.
잠깐... 저 상사... 그 살인 청부업자 변호사?
아 그럼 님이 내가 의뢰한 일을 망쳤단 그 킬러였던거야?
이제야 알아보시는군.
왜 날 처리하라 한 거지? 내가 일을 망친게 그렇게 분노할 만한 거였나?
아니 난 진짜 몰랐는데... 화나기보단 쫄았고.
애초에 난 이런 것도 처음 해본거야. 막 의뢰해서 사람 죽여달라 뭐 그런거...
근데 거기서 실패해버렸데. 난 '그럼 저 어떡해요 ㄷㄷ' 라고 물어봈고, 그러니까 댁 상사라는 변호사가 한 말이...
고객님. 일이 틀어진 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이 건이 수습되려면, 즉 댁이 얽힌게 밝혀지지 않게 하려면... 방법이 하나 있죠.
15만불만 더 지불하시면, 저희 쪽에서 모든 연결고리를 깔끔하게 청소하겠습니다.
거창한 것도 아니고, 고객님의 이름이 앞으로 언급될 일도 없을 겁니다. 그저 복도에 묻은 얼룩을 닦는 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라고 하더라고. 진짜로 '복도에 묻은 얼룩 닦는 거' 라고 했다니까.
난 당연히 '아 그럼 제발 그래주세요. 이런거 의뢰하는게 아니었는데 뭔 짓이냐. 에휴 앞으론 건실하게 일해야지' 대충 이랬지.
내가 뭔 당신이 싫거나 냉혈한이어서 그런게 아니라,
댁 상사란 양반이 존나 프로페셔널하게 처리하겠다고 하길래 네네네 제발 알아서 해주세요 그런 거였어.
난 당신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
상사란 새끼. 의뢰인이 요구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게 개소리였구먼...
...그럼 내 간지나는 복수는 물건너간거네.
사악한 개1새끼를 처단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리버리 기업가 한명 죽여서 뭐 하냐.
원흉인 놈은 진작에 죽였고. 그놈 괜히 폼잡는게 아니라 더 고통스럽게 죽였어야 했는데 ㅅㅂ.
어 그럼 저 살려주는 거에요?
밤길이나 조심하슈. 언제 내가 또 올 수 있으니까.
여기서 내가 님 죽여봤자 뭔 폼이 나겠나. 난 행복한 은퇴 라이프나 즐길거임.
마침 여친도 다 나았고...
(여친이 있었다는 것도 모름)
(여친 몸 다 나았다는거 알면 '뭔지 모르겠지만 건강하다니 다행이다' 라고 할 거 같음)
...나 뭣하러 복수한다고 여기 침투한다 개고생한거냐.
계획대로 치밀하고 이성적이고는 다 개뿔이네 진짜.
사실 '냉철하다고 자뻑하지만 자꾸 어리버리 삑사리 터지는 킬러양반' 의 이야기였습니다.
댓글(17)
결론:세상일 돌아가는게 그리 치밀하진 않아
지가 치밀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허술해질 기회를 못 만난 것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