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박스식 탄창으로 급탄되는 화기를 위해 만들어진 림리스 탄피는 리볼버에 적용하기가 까다로운 편임. 리볼버에서 주로 쓰이는 림드 탄환은 탄피 바닥 부분이 다른 부분보다 지름이 커서 실린더 후방에 걸리지만 림리스 탄이라면 돌출부가 없는 이상 고정이 되질 않으니 실린더 앞으로 그냥 빠져버리게 될 테니까.
하지만 탄두 구경이 일치하고 실린더 사이즈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내구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라면 다양한 탄종의 운용이 가능한 리볼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자동권총용 탄환을 리볼버에 사용하는걸 포기하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일임. 당연히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해결책을 찾아내고 있었지.
가장 간편한 방식은 문 클립이나 하프 문 클립임. 실린더에 고정될 돌기가 없으면 따로 추가해주면 그만이라는 단순한 발상인데, 어차피 탄피 배출을 위해 갈퀴가 걸리는 홈이 림 바로 앞에 있으니 여기다 클립을 끼워주는걸로 충분함.
다만 문 클립이 들어갈 여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실린더 뒤쪽도 깎아내야 하니 일반 림드 탄환의 장전이 불가능해진다는게 단점이긴 하지만 이것도 문 클립의 지름을 좀 작게 만들고 실린더 가장자리는 남겨놓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음. 이런 실린더 구조를 가진 스미스 & 웨슨 거버너의 경우엔 무려 .45 ACP와 .45 롱 콜트, .410 산탄을 동시에 장전하는것도 가능하지.
여담으로 미군 제식이었던 M1917 리볼버는 .45 ACP를 문 클립을 사용해 장전하는 모델이긴 한데 실린더 내부에 탄피 전방이 걸리게 될 단차가 있어서 클립 없이도 장전과 격발이 가능함. 그 대신 쏘고 남은 탄피를 배출하는게 클립 없이는 번거롭긴 하다만...
또 다른 해답으로는 탄피 배출봉에 가동식 부품을 추가해주는 방법도 있음. 마치 자동화기의 갈퀴처럼 내부의 돌기가 탄피 뒤쪽에 맞물려서 탄약을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해주지. 따로 클립을 끼워둘 필요 없이 개별 탄약을 바로 장전 가능해서 사용이 간편한게 장점임.
이런 가동식 이젝터가 적용된 모델은 은근히 흔한데, 우선 프랑스 경찰의 마뉘랭 리볼버도 원래는 .357 매그넘과 .38 스페셜이 장전되는 총이지만 교체 가능한 9mm 파라블럼용 실린더가 따로 존재하고 싸구려인 차터 암스제부터 시작해서 Korth제 Sky Marshal등이 시장에 나와 있음.
...그러니 다들 괜히 '9mm 파라블럼탄이 리볼버에 장전된다니 이런 알못을 봤나' 라고 남을 비웃거나 하지 말도록.
댓글(16)
생각해보면 볼트액션 소총에 자동으로 차탄이 장전되게 만들기도 하던 사람들도 있는 곳인데 뭘 못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