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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처럼 본가에 들러, 화장실 벽면에 초라하고 힘겹게 걸려있는
낡은 초록색 수납장을 보고 새걸로 바꿔 달아드려야 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며칠 후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새벽시간에 아무도 안계시는 본가에
혼자 들어가 수납장을 떼고 새로 가져온 녀석으로 교체했습니다.
수납장을 떼어내고 수북히 쌓인 먼지와 십여년은 지난듯한
녹슨 아버지의 일회용 면도기를 보는 순간 참 울컥하더라구요..
자식들은 전부 결혼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깨끗한 집에서
다들 잘 사는데.. 정작 우리 부모님의 시간은 25년의 세월을 버틴
저 낡은 수납장과 같은 그 시간속에 머물러 계신듯한 느낌이였습니다..
내가 나고 자란.. 이곳에서의 기억들도 스쳐 지나가고..
여지껏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신 부모님의 그 마음을 가슴깊이 느꼈습니다..
거울도 새로 달고 휴지걸이와 선반도 달았는데..
안되겠다 싶더라구요..
일 벌린김에 내 손으로 직접 깨끗하게 바꿔드려야겠다 마음먹고
일주일동안 회사 퇴근 후 와이프와 애기를 재워놓고 7일간 새벽시간을
이용해 조금씩 조금씩 욕실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벽에 걸린건 다 떼어내고..^^

타일용 페인트를 3일에 걸쳐 4회를 발라주니 조금 환해졌네요..
오랜 세월에 전부 삭아서 빠져버린 줄눈도 채워주고요..^^
샤워수전과 수건걸이도 새로 걸어줍니다..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가네요..^^ 세면대 위치를 잡고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요렇게 일주일에 걸쳐 리모델링? 이라고 하기엔 조금 창피한..
부모님댁 화장실 수리가 완료되었네요..
여유가 된다면 큰 돈들여서 업자분들을 통해 수리해드렸으면
더 좋았을텐데요.. 아쉽고 죄송하고 그러네요..
이제 삼십중반.. 결혼한지는 5년.. 27개월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작년 가을..유방암을 선고받고 투병중인 아내..
항암이 끝나갈때 쯤.. 아버지의 위암선고..
모든게 멈춰버린.. 시간은 흐르지만 삶이 멈춘듯..
이 악물고 버티면서 모두가 잠든 시간 저도 모르게 쌓여있던,
아픈 감정들을 풀어내고 싶었나봅니다.. 몸은 조금 힘들어도
일주일동안 너무 행복했네요.. 스트레스도 많이 풀렸고요^^
전부 처음해보는 것들이라 유튜브도 보고 이것저것 검색해가면서
해봤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재료비는 총 50만원정도?
쓴 것 같습니다^^ 전문가 분들이 보시기엔 아주많이 미흡한 후기지만..
두서없이 써 내려왔는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분들과 모두 행복한 시간, 좋은 주말 되세요~^^
추천드립니다.
추천드립니다.
돈 좀 더 쓰세요.
글에서 사정이 느껴지는데... 이건좀..
와우 대단하십니다!!
금손이시네요~
현직으로서
여러가지로
힘내시는모습에
감동받고 갑니다!
와우 멋지네요 ㄷㄷㄷ
from SLRoid
돈써서 고치는거랑 내손으로 하는거랑 또 느낌이 다르죠 ㄷㄷㄷ
큰 집으로 옮겼을때보다 기분좋았던건 제손으로 방문 몰딩 페인트랑 손잡이들 싹 교체했을때였음 ㄷㄷㄷ
효도는 무조건 추천!!!
들쳐보면 누구나 아픔을 갖고 살고 있더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효자네요 !! 이런게 효도죠.... ㄷㄷㄷㄷㄷㄷㄷ
멋지시네요 어떤 초호화 욕실보다 더 멋있어보입니다
금손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