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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준비 초반인데요, 어제부로 대판싸우고 거의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먼저 둘이 사귄지는 10년 되었고, 결혼을 위해 집도 구해놨습니다.
(20평, 2억7천 = 본인돈9천, 집안버프1억, 대출8천)
집은 작년에 구입했고 전에 오피스텔 원룸에서 제가 쓰던 가전제품을 제외한 가구랑 쇼파, 침대, 냉장고, 세탁기는 미리 여친이 구입해서 넣어놓은 상태이며, 슬슬 결혼을 위해 서로의 부모님께 인사는 했기에 이제 상견례를 준비하는 중이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싸움의 발단은 예단 문제입니다.
먼저 저희 어머니가 2~3년전쯤에는 저에게 예단예물 이런거 다 빼고 결혼이나 빨리 하라고 하신적이 있는데, 이번 추석때 번복하시더니 예단 500만원(1000받고500돌려줌) 해야한다고 하시네요... 여기서부터 약간씩 서로 틀어진거 같습니다.
여친이 그러면 자기가 예단 500을 보내고 더이상 결혼비용은 안내고 예물도 안받는걸로 끝내겠다고 합니다.
다시말해서 500만원 예단 보내고, 500만원 예물 안받고, 여친이 예물 안받는돈 500 + 제돈 500 = 1000만원으로 결혼준비를 하자는것이였죠... 서로 결혼식에 돈이 많이 들어가는걸 원치 않았고, 비용을 최소한으로 뺄건 빼고 줄이자는 취지도 좋았죠...
합리적인 방법 이죠, 단 전제조건이 '남자 집 = 여자 가구', '남자 예물 = 여자 예단' 이라는 개념을 가진다면 말이죠...
문제는 서로의 어머니들도 생각이 같냐는 건데, 사람마다 위의 개념을 다를수도 있고, '남자 집 = 여자 가구,예단' 그리고 '예물부터 반반씩' 이런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될수도 있으니 서로의 부모님이 어떤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고, 같이 생각해보자 라고 말을 꺼내려고 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이미 여친이 돈 없는것도 알고 있고 여친집안 에서도 도와줄게 별로 없는것도 알고있었던 상황이라 결혼준비하며 생각지 못한 추가 비용이 생기면 웬만해서는 형편이 좀더 나은 제가 부담할 생각이였습니다.
단지 위와같이 부모님과의 생각이 차이가 있어 돈이 더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3가지안 정도를 준비했던 상태였습니다.
- 이러한 생각차이로 인해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여친에게 있는지?
- 가용할 수 있는 돈이없으면 없는대로 양해를 구하거나 설득하는게 좋을지?
- 아니면 내돈을 여친에게 줘서 예단으로 보내는게 더 좋은지 등,
이러한 문제로 골치아파질지도 모르기에 의논하기 위해 얘기를 꺼낸것이죠...
헌데 말을 꺼내고 '어머니들 생각이 이러이러 틀릴수 있으니... ' 라고 시작하자마자 1번안에 대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친이 기분 상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뭐 기분이 나쁠수 있다고는 생각 되긴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결국 돈 더 가져오라는 소리 아니냐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네요...
이런 일이 일어날지 아닐지 모르는거고, 또 무조건 돈 더 달라는거 아니고 단지 부모님 설득이 좋을지, 제 개인비용으로 충당할지에 대해 말하는거라고 해도 별 소용없고 계속 한다는 말은 돈 더가져오라고 하면 나 결혼 안해!! 못해!! 라는 말만...
이렇게 감정 싸움이 시작되었고, 결국 싸움이 더욱 격해진 상태로 얘길하다보니 서로의 결혼개념을 더욱 잘 알게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여친은 남자가 집해오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존중해 주는게 없다고 하는게 맞겠네요..
물론 한국의 결혼 문화가 심하게 불평등이라고는 해도, 이걸 존중해줄 생각은 없고, 그냥 당연한거로 생각하고 있네요...
오히려 자기가 고마워하며 살아야 하는거냐고 되 묻습니다... 뭐 특별히 고마워 하며 살으라고 한적도 없지만, 그렇다고 2억이 무시당할 돈은 아니라고 봅니다...
싸움이 격해지다 제가 시어머니 입장, 아니 사람이이면 2억을 쓰면 10%정도 원할 수도 있는거 아니냐고, 그렇다고 10%를 너보고 달라는것도 아닌데 라고 말하니 이것조차 바라면 안된다고 합니다.
아들 행복해지라고 쓴건데, 왜 자기한테 돈 받을생각을 하는것이 잘못된거랍니다...
사람이란게 이만큼 해줬음 반의반의반의반의반 이라도 받고싶은게 사람 심정이라고 말해도 그러면 안되는거랍니다... 오히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것 자체도 엄청 이상하게 생각하고, 싫어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속물이라고.. ;;;
힘들게 돈모아 구한 이 집에 누가 살건지를 생각해보라고 해도, 말이 안통합니다...
더 나아가 누가 비싸집 해오래? 라며, 자기가 비싼집 해오라고 말한것도 아니니 요구하면 안된답니다...
제가 연봉 6천인데, 지금까지 달구지같은 아반떼 끌고다니면서 나름 악착같이 잘 모았다고 생각하는데, 누구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모았나 싶네요...
얘기하다 보니 유교문화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는데요...
여친이 유교문화를 엄청 싫어합니다. 명절에는 남자쪽집에 먼저 가야하는것 부터 불만 투성이고 모든 가정사가 남자쪽 기준으로 이루어져있다면서 이게 다 유교문화 때문이라면서 증오하고 있더군요.. 해서 제가 말하길 남자가 집사오는것도 유교문화인데 그건 그렇게 당연히 여기냐고, 그리고 그렇게 권리 따질꺼면 적어도 집부터 뭐든 재산에 똑같이 1:1 기여하고나서 권리 따지라고 했더니 그러겠답니다... 그러더니 있는집 다 팔고 천만원 월세로 시작하자네요....
더이상 말이 통할거 같지는 않아서 그냥 그만 얘기하자고 하고 우리 관계에 대해 이만 끝낼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라고 하고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그동안 여친이 일하는곳이 여자만 있는곳이라 여초마인드가 있을수도 있겠다 예상이 되긴 했는데, 이정도로 저랑 가치관이 다를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물론 제입장과 여친입장이 다를테지만, 이건 사회 통념, 상식선을 넘어선거 같습니다.
여친도 물론 곰곰히 생각해 보겠지만 쉽게 마인드가 바뀔꺼같지 않아서 별로 기대는 안하고 있고, 그래서 저는 이만 끝내는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평생 같이할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람에게 이런말, 이런취급 들으니 분노를 넘어서 해탈이 되네요...
초딩때 몇년동안 물질적이든 심적이든 뭐든걸 나누고 퍼주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친구가 마지막에 '누가 잘해주래?' 이 한마디에 충격먹고 지금까지 살면서 은혜모르는 사람들과는 바로바로 연 끊었는데, 하필 여친이 이렇게 나오니 더이상 미련도 안남네요...
세상 여자가 다 어렇게 생각할까요? 그렇다면 그냥 모은돈 가지고 혼자서 즐기며 사는게 훨씬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악착같이 돈모아서 집을 구입한건 '나'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를 위해서인데, 이건 저만의 생각이였다는게 가슴이 아프네요... 그래도 덕분에 돈은 모였네요...
돈은 배신하지 않는다... 이 말이 오늘따라 가슴을 후벼팝니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 저는 여친 통장에 돈이 '정확이' 얼마가 꼽혀있는지 모릅니다. 물어봐도 항상 돈 별로 없다고 두리뭉실 말할뿐 정확히 얼마가 있는지 모릅니다.
- 어머니가 예단 문제에 대해 번복한것도 문제라면 문제이고, 이런 문제를 제가 알아서 디펜스를 하던, 제 개인비용으로 충당을 하던 해결 했다면 싸움도 피할 수 있었겠지만, 여친과 상의할 수 밖에 없었던게 동생이 저보다 먼저 결혼을 했고, 제수씨는 시집올때 예단, 예물, 혼수, 다시말해 집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사돈집안이 부담했습니다.. 때문에 최종적으로 여친에게 물어보고 싶었던건 아무래도 비교가 될텐데, 여친이 이러한걸 극복 할 수 있느냐를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극복이 힘들면 제가 가진 한도내에서는 다 도와 주겠다는건데, 무슨말을 해도 그저 돈가져 오라는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부분에 대해서는 더이상의 설득은 포기했습니다.. 이젠 별로 설득할 필요도 못느끼겠네요...
- 10년간 연예하면서 데이트비용이라든가 금전적인 부분은 비슷하게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런 가치관을 가졌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더욱이 이런 가치관이 화가나서 막 뱉은 말인지, 화로 인해서 오랫동안 굳어진 가치관인이 표출된건지 판단이 안됩니다.
- 지금 저에게는 서로간의 돈문제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여친의 오해는 그냥 내가 돈 쓰면 자연스럽게 풀릴테니 상관없지만, 이러한 가치관이 과연 옳은것인가에 대해 결혼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혼생활은 양보와 이해..
우와...............그냥.....혼자 사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그리고 윗 댓글중 가치관 같은사람 못찾는다는 말씀 맞습니다
얼굴 똑같은 사람이 없듯 가치관도 똑같을순 없죠.
하지만 비슷하고 맞춰갈수 있는사람은 분명히 있습니다.
말씀하신게 문제의 전부라면 서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 여지도 있어보입니다.
대화를 더 이상 못하겠다면 현재의 상태에서 더 이상 진전은 어렵겠네요.
명절에 어디를 먼저 가느냐, 남자가 집을 해와야하는건 당연하다는 생각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는 그럭저럭
잘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파혼의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라는거지요.
감정적으로 좀 멀리 나가신 것 같은데 시간을 두고 차분히 생각해보시면 길이
보이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결혼당자사에게
부담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부모님의 요구에 대해 글쓴분이 잘 정리하시는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필요하다면 부모님의 도움을 사양하고 본인의 힘으로 시작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오랜기간 사귀셨는데 말 몇마디로 성급한 판단을 내릴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화할 때 예부신부님의 기분을 배려하셔서 같은 말이라도 자연스럽게
논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좀 연습해보시는건 어떨까요?
현실하고 이상하고 다르죠.....분명한건 저 여자분하고 살면 백프로 시댁하고는 왕래가 없다는겁니다.
결혼은 책임이 따릅니다. 그 책임의 기준이 틀리다는 것은 쉽게 풀리진 않을듯 합니다. 님께서도 가지고 계신 가치관이 있을텐데 새로운 가족과 연을 맺을 때 너무 이질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맺어지기 쉽지 않지 않을까요? 결혼과 가정은 행복과 휴식이 있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