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제 자신을 소개할때 네글자로 할 수 있습니다.
고시폐인
저의 젊은 날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많이 배우시진 못했지만
정말 성실하게 사셔서 좋은 집 좋은 차를 마련하신 부모님 밑에서
공부만이 살길이다 라는 말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으면서 자란 사람입니다.
그런 부모님 밑에서 저는 압박은 많이 받았지만 기대에 엇 나가본적이 없습니다.
그 흔한 사춘기도 없이 꾸역 꾸역 공부를 해나갔고
서성한급 법대에 지방이었기에 친구들의 부러운 시선을 뒤로하고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법대에 진학했을 때 분위기는 제가 생각한 것과 정말 달랐습니다.
당시 로스쿨이 곧 생길거라는 전망에 1학년 때부터 낭만스러운 캠퍼스는 딴 나라 이야기 였고
당장 2학년 1학기 부터 고시 준비에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오히려 독이 되었던 일이라 생각하는데요 2학년 1학기 때 시작한 고시 생활에서 저는 1년만에 사법시험 1차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말도 안되는 뽕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공부에 더 전념하기는 커녕 머릿속에 나는 이미 판검사다 라는 뽕과 함께 수많은 후배들 고민 상담을 들어주는데에나 시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1차 합격 후 다시 1년 반을 준비했지만 시험을 3개월 앞둔 시절에 의사의 오진으로 맹장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진료만 받고 있다가 맹장의 오물이 다른 장기에 다 번져서 몇번의 재입원과 함께 저는 시험도 보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지옥과 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공부를 해서 준비를 하는 만큼 로스쿨로 티오가 점점 넘어가면서 커트라인은 더 올라가기 시작했고 저는 몇번의 1차 낙방을 계속하다가 마지막 시험에야 기어코 1차에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2차 결과는 결국 낙방이었습니다.
이미 취업할 나이는 지나가 버렸고 친구들은 대부분 공사나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저는 시험 때문에 학교에 휴학 후 재 등록을 하지 못해 미등록 재적이 되었습니다. (4학년 1학기 까지는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미 로스쿨 설립으로 과도 없어진 상황에서 도저히 어린 타과생들과 학교를 다닐 마음은 들지 않았습니다.)
약 1~2년간 마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선 공무원을 해보라고 했지만 법조인만을 생각했던 저에게는 전혀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고 결국 집 밖으로도 나가지 못하는 수준으로 저는 망가져 버렸습니다.
그러던 중 제 대학 친구 중 제일 친한 친구는 저에게 공인노무사를 권했습니다. 네 실력은 잘 알고 있지만 지금 네 나이에 네 학점에 갈 수 있는 로스쿨은 없다. 하지만 공인 노무사를 하면 적어도 노동법 영역하에서는 법조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말 좋은 취지로 해준 말이었고 저 또한 뛸 듯이 기뻤고 바로 공인 노무사 시험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사법시험과는 다르게 공인 노무사 합격율은 매우 높은 편이었습니다. 사시 때 갖고 있었던 지식 만으로도 꽤 많은 부분이 커버가 될 정도로
저는 거의 준비를 하지 않고 1차 합격을 하고 2차 준비를 하였습니다.
다만 오랜 저의 고시생활 지원으로 아버지가 급작스럽게 돌아가신 상황에서 저희집 가세는 많이 기운 상태였습니다.
1차야 별 돈 들이지 않고 독학으로 합격을 했다지만 2차를 온전히 지원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알바겸 공공연구기관에 계약직으로 취업을 하였고 일과 공부를 병행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또 계속 1차만 붙고 2차만 두번이나 떨어지는 상황에 떨어졌습니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독서실에 갈 때 사용할 용도로 구입한 킥보드로 한 행인과 충돌한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비접촉 사고였고 피해자는 매우 몸이 여린 여성이었는데 제 킥보드가 지나가자 놀라서 넘어졌습니다.
여성은 넘어진 사고로 골반뼈 수술을 두번이나 대학병원에서 했고 보험이 없다보니
저에게 약 3천만원의 손해배상 의무가 남았습니다. 그 와중에 이 사고를 검찰이 기소하였고 저는 변호사를 800만원 주고 선임하여 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습니다.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공부를 하려고 모아둔 돈은 모두 나갔고 이를 도와주신 어머니는 저와 함께 동반으로 파산직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현재 상대방 보험사의 구상권 청구로 계좌는 압류로 막힌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저는 마지막이다 라고 선언 하고 마지막으로 제 모든걸 쏟아 붙고 시험에 올인했지만
십수년간 받고 있던 공황장애 불안 장애 우울증 때문에 다니고 있던 병원에서 처방해준 졸피뎀(수면제)에 중독되는 사태에 까지 가게 되었고 이약에 대한 내성이 급증하자 잘못된 방법으로 이약을 처방받은 이유로 다시 검사가 저를 기소한 상태입니다.
결국 마약 때문에 시끄러운 시국에 저는 구속 적부심 까지 가게 되었고 결국 구속은 피하였지만 막대한 벌금형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일은 지나갔고 저는 일단 일을 구하기로 하였습니다. 저 때문에 망가진 집안 형편을 살펴야 했고 장차 나올 벌금도 갚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사람인 잡 코리아 등에 구직 활동을 시작했지만 경력도 없는 고졸 37세인 저를 받아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사무직쪽은 애초에 급여도 적고 중소기업이라도 학력 때문에 원서를 넣을 수도 없었고 정말 힘들다는 생산직 쪽을 주야 2교대라도 해야겠다 싶어 제 진심을 말하고 아무리 일하고 싶다고 말해도 저를 받아주는 곳은 없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말은 번지르르 하긴 하지만 제가 망쳐버린 인생이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생산직이라도 가고 싶은데 어떤 조언을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여유가 없어 무슨 기사 자격증을 따기도 힘듭니다. 당장 내일 부터도 일을 하고 싶습니다.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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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7)
모든것을 내려놓겠다는 용기가 필요할거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하지 마시고 몸쓰는일 하세요. 생각, 주변상황, 알아서 정리될겁니다. 글이야 쉽지만 현실은 힘들겁니다. 그래도 이거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운이 따른다면 생각없이 하던 일 속에서 작성자님의 가치(법공부)를 알아볼 수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비접촉으로 자빠져 치료비 뜯어내려다 고소한 년이 ㅅㅂ년이네 혼자 자빠져서 골반 수술을 2번 할 정도면 대체 얼마나 유리몸인거냐ㅅㅂ 내가 다 욕 나오네
원래 오늘의 유머 가입안하고 글만 읽고 했었는데 제 예전 모습과 비슷해서 답답한 마음도 있어 가입했습니다. 저도 고대 나오고 변변한 곳 취업 안하고 놀다가 35살때 집에서 쫓겨나듯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때는 진짜 대충 살다 죽어야겠단 생각으로 지방 2교대 생산직 들어갔고, 거기서 우연찮게 지금 와이프를 만났습니다. 와이프 만나고 늦었지만 조금씩이라도 발전해 보자라는 생각에 지방 최하위 단위 중소기업 사무직에 원서 넣기 시작하니 몇군데 면접 보러 오라고 연락 오더군요. 1~2년 단위로 경력 쌓고 회사 옮기기 시작해서 지금 45살에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 품질관리부 팀장 달고 있습니다. 제 지난 경험에 몇가지 조언 드리자면.. 학벌이 좋으면 지방 중소기업은 무조건 취업할 수 있습니다. 학벌때문에 사무직에서 연락이 안온다구요?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내 학벌에 여길 어떻게 가". "내 학벌에 여기 다니면 사람들이 머라 수근댈까?" 이런 생각에 회사 가려가며 지원하신거 아닙니까? 솔직히 우리사회 학벌 좋으면 늦더라도 언제든 시작은 가능합니다. 몇몇 중소기업은 학벌보고 거르는 곳도 있겠지만 여기저기 지원서 막 넣다보면 분명 많은 곳에서 면접 보자고 연락옵니다. 면접가셔서 기본만 하시면 우선 출근해 보라는곳 많습니다. 법대시면 중소기업 관리부는 대환영일거고 다른 분야도 지방 제조업 사무직은 아직도 태반이 인력부족입니다. 물론 면접서 제시받는 처음 연봉은 기가 찰겁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말씀하신대로 경력이 없잖아요. 어디든 우선 들어가세요. 시작하세요. 중소기업 들어가서 일해봐야 일이 이런거구나, 회사에서 업무 진행 하는게 이런거구나부터 배우시고, 해당 부서 전문 지식을 계속 습득하신후 2~3년 경력 채울때마다 구직싸이트 둘러보고 좋은 곳 있으면 면접보러 다니셔서 다시 회사 등급을 올리시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우선 무엇이든 지원서 넣고 면접 보고 시작해보세요. 정 아니면 바로 다른 회사 들어가세요. 텀을 두고 쉬진 마시고 회사 다니면 몰래 면접 보고 다니고, 회사 막 퇴직했더라도 바로 면접보고 다른 회사 들어가세요. 학벌만 좋으면 출발선이 남들보다 훨씬 앞에 있습니다. 이건 제 경험입니다. 지금 글쓴이는 큰 무기를 쥐고 계신겁니다. 처음 2년 시작은 맘에 안들고 몇년은 진짜 괴롭고 힘들겁니다. 하지만 시작만 괴롭고 힘들뿐 적응하시고 노력하시면 10년후 지금 모습은 진짜 우습기만 할겁니다. 진짜 절실하시다면 취업은 어려운게 아닙니다.
댓글도 보고 이전에 쓰신 글도 보고 했는데 본인 성향에 맞춰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을 정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의욕이야 뭐든지 할 수 있겠지만요. 성격상 소심한 편이고 내향적이신데 이력서 200개씩 넣고 까이다가는 자존감이 아마 바닥까지 뚫고 들어가지 않을까요? 사회생활 경험이나 인간관계도 많지 않아 보이시는데 급하다고 닥치는대로 얼레벌레 하다가는 그런 사람들을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한테 낚이기 쉽습니다. 급한 마음은 알겠는데 합법적으로 안전한 일을 하세요. 본인 인생에 예상치 못한 굴곡이 많은데 앞으로도 그런 일을 자초할 셈이세요? 그리고 어머니와 자기 자신을 건사하셔야 하는데 책임감도 전혀 보이지 않네요. 내일 모레면 곧 마흔인데요. 아무 생각없이 세월만 보내다가는 순식간에 나이만 먹고 애만도 못한 어른이 되고 맙니다. 여기 댓글 써주신 분들이 추천하신 일들이 가장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1. 당장 할 수 있는 일 쿠팡 2. 울산. 현대자동차 전주 현대자동차 상시촉탁계약직 3. 법무사 사무직 4. 노무사 (이건 본인이 원하시는 일인 것 같네요.) 5. 학원강사 직접 만나서 말을 섞어본 게 아니니 정확히 사람을 짚어낼 순 없지만 글로 느껴지기에는 그리 절박하지 않아보이는데요. 예전 글에서도 절박하셨겠지만 글쎄요. 댓글에서도 이런 점을 짚으시는 분들이 계시니 하나하나 다 잘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 댓글이 나에 대해 뭘 그렇게 알겠어. " "나에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그리 생각하실 수 있죠. 오프라인에서도 말은 안 할뿐이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핑계도 많으시고요. 사정이 있어서 안 되고, 사정이 있어서 못 했고, 나를 채용을 안해주고 이런 점들은 당연한게 아닙니다. 본인 상황에 따른 변명으로 보입니다. 난 이러저러했으니까 이렇게 된거야. 37세에 고졸자니까 아무도 안 써주지..등등. 그냥 내일부터 쿠팡 일일상하차라도 시작하세요. 힘들어도 그냥 매일매일 하세요. 힘들면 자고 시간되면 나가고 일찍 자고. 심플하게 사세요. 그리고 체력이 강해지면 정신도 강해집니다. 몸을 쓰는 일부터 하시고 체력을 좀 늘리세요. 쿠팡을 평생 하라는 게 아닙니다. 다른 일을 위한 발판으로 시작하세요. 쿠팡은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많이 추천하는 겁니다. 경력이 전혀 없어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력서 여러군데 넣고 답변 오고 면접 보고 할 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어느 한 군데에 익숙해 지는데 최소 1주에서 1달 걸리고 노련해지는데는 6개월에서 1년 걸립니다. 이건 열심히 했을 때 이야깁니다. 다른 사람 눈치, 내 자존심이 밥 벌어먹여 주지 않아요. 다른 사람 생각하지 말고 " 어떻게 하면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면서 일하시는게 좋습니다. 글쓴님은 생각이 많아서 다른 쪽에 한눈을 많이 파세요. 빚 탕감 할 때까지는 딴데 한눈 팔지 마세요. 열심히 농땡이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내 일을 피하지 않으면서 수행하면 또 다른 기회가 옵니다. 그리고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러가지 느껴집니다. 어차피 이런 말 여러사람 해줘도 이 사람에겐 큰 감명이 없을 수 있겠다. 혹은 좋은 말을 들어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다 또는 듣기는 해도 실행할 용기는 없을수 있겠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남기는 이유는 누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땐 어떠한 방법이든 기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도 여러 사람에게 호의로 조언을 받고 도움을 받아서 나아지면 본인과 같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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