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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OG+ | 25/01/06 23:36 | 추천 13 | 조회 54

[유머] 스포 ) "우린 미국인이에요!" / "어느 쪽 미국인인데?" +54 [5]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9076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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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봉한 [시빌워: 분열의 시대].


미친 대통령 때문에 미국에서 내전이 벌어진다는 내용이다.



다들 이러면 아 또럼프 저격하는 할리우드 민주당 영화구나 하겠지만,


사실 그렇게 노골적으로 '트럼프가 내전을 일으킨데요!' 하고 나오면 평점 이전에 이런저런 사건사고/논란 항목이 꺼라위키에 신설되기 딱 좋고 해서...덤으로 흥행도 꼴박하기 좋고.


여튼 그래서, 이 영화는 '현실 정치 이슈에 철저하게 거리를 둔 가상의 대체역사물'임을 강조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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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등장하는 맛탱이 간 대통령은 3선 임기에 FBI를 해체시킨데다 시민들 머리 위로 공습을 때리는 작자고(트럼프하고 안 닮은 외모임)


이에 대항하기 위해 캘리포니아(현실 친민주당)와 텍사스(현실 친공화당)이 손을 잡았으며, 중국은 포틀랜드 인근을 장악한 개막장 상황.



이외에도, 주역들이 종군기자임에도 작중 정치적 상황이나 전쟁의 발단 등은 거의 설명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그저 전쟁이란 배경 속에서 생존하는 개인일 뿐.




헌데 이 영화에서, 서스펜스와 스릴 측면에서 가장 고평가 받는 장면이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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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여기서도 은근 짤로 돌아다닌 '어느 쪽 미국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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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장면은 다음과 같다.


동료 기자들인 제시(하얀 옷)과 보하이(주황 옷, 동양인)가 어떤 마을을 학살한 미군 탈영병 무리에게 생포되자,


주역들인 리, 조엘, 그리고 꼽사리낀 토니가 어떻게든 이들을 구하기 위해 대화를 시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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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실례지만 오해가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저흰 미국 기자들이고 이들은 제 동료 기자인데..."



"동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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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인거 맞아?"



그렇게 문답무용으로 처형되는 보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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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발"



"제발 뭐."



"우린 미국 기자들이에요."



"아까 말했잖아."



"우린, 우린 미국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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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 미국인인데?"



"어디 출신이야? 지역을 말해봐."


"그냥 고향을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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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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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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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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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미주리, 내가 말하는게 이거야. 이게 미국이지."


"미국인이네. 100% 미국인이야."



"잠깐, 뒤에 숨은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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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해? 할 줄 안다고?"


"그냥 출신만 말해. 어디서 왔는지만 말하라고."



"전..."


"전 홍콩 출신이에요...."



"중국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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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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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제, 제발, 제발 멈추세요! 제발!"



"멈추라고? 네가 뭔데 하라마라 명령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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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뒤로 빠져있던 선배 기자가 차를 몰고와서 군인들을 뺑소니치고,


서둘러 생존한 세 명, 리, 조엘, 제시를 구출해 떠나는 것으로 이 씬은 끝.



하지만 선배가 그 와중에 총상을 입어 사망, 결국 일행은 세 명과 작별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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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평론가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장면은 완성도가 아주 높은 씬은 아님.



민간인을 학살해 매장 중인 누가 봐도 레드넥 살육광인 놈에게 대화로 해결하자고 웃으며 걸어가는 것부터가 그렇고,


또 등 뒤에 오기 전까지 군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무소음 트럭 역시 그렇다.



하지만 제작사에서 예고편 하이라이트에 실어줄 정도로 이 장면을 밀어줬고,


또 관객들은 삑살난 개연성에도 손에 땀을 쥐고 저 장면을 감상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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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저 '동양인을 쏴죽이며 진짜 미국을 말하는 백인 캐릭터'가 정말 지독하게 현실적이었기 때문.


물론 위에서 나불나불 설명한 배경 스토리를 보면 저 반감이 이유가 작중 암시되긴 한다. 일단 중국이 미국을 야금야금 점령중이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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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에도 저 캐릭터와, 저 장면이 어떤 것을 암시하는지는 너무나도 명백.



실제로 저 씬의 대화 장면에는 배경음이나 부가 효과들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즉 '영화적 요소'를 상당히 배제했으며, 이는 현실성을 부가해줌으로서...



그로 인해 '현실과 거리를 둔 영화 최고의 장면은 현실적인 장면' 이라는 아이러니가 성립된 것.


남의 일보단 내 일이 수십배 더 중한 것처럼, 비현실이 아닌 현실이 압도적으로 몰입감이 강력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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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본작의 평가에도 직결되는 장면이기도 한데,


실제로 저 영화의 개봉 이후 호불호 평에서


'미국 내전이라는 주제를 다뤘으면서 왜 현실 이슈와 거리를 둔 것인가? 안일하고 무책임하다'


...라는 지적은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제작사는 소재를 쓰면서 수반되는 현실의 정치사회적 논란을 피하고자 했겠지만,


그런 시도에는 '그럴거면 그냥 그 주제로 만들지 말던가' 라는 감상은 당연히 나올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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