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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매냐.. | 25/01/02 04:13 | 추천 14 | 조회 56

[유머] 오징어게임) 강스포, 스압, 성기훈의 캐릭터에 대한 고찰 +56 [8]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9019384


"시즌2 7화에서 성기훈의 선택이 캐릭터 붕괴인가"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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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기훈의 캐릭터는 원래 그랬다"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1에서부터 몇 가지 변화한 측면들은 있는데, 그럼에도 근본적으로는 쭉 변함없이 유지되는 부분이 있어요.

'본질은 선한 사람이지만, 행동의 동기는 이기적이다' 라는 점입니다.


작품 내에 드러난 과거와 현재의 주요 행적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어요. 다만 스스로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1. 도박에 빠져 돈을 날리며 노모의 등골을 빼먹는 못난 중년 아들의 모습:

-> 자세한 내면묘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지 않고 여하튼 방탕한 삶으로 도피한 것

(늙은 어머니뿐 아니라 아내와 자식에게까지 자기 책임을 다하지 않음. 딸을 끔찍하게 아끼는 것처럼 보이고, 딸에 대한 사랑도 진심인 면은 있지만

작중의 모습을 잘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보다 자기 자신의 '고집'이 우선되는 것이 거듭 나타남)

이건 시즌2의 정배와의 대화에서 살짝 다시 언급됩니다. "경마장에 나를 처음 데려간 것도 너였잖아"



2. 깐부 편에서 자기 목숨 살리려고 오일남을 속였던 모습:

-> 물론 이건 평범한 소시민으로서 생존본능을 따랐던 것이라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 또한 '결정적 순간'에서는 결국 '자신의 선한 본성이나 자기 신념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이 우선'이 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냄

이 부분도 참 교묘한게, 감독은 여기서 직접적인 대사로 묘사하는 대신 간접적인 방식으로 그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속임수로 들어가기 전, 치매 연기를 하는 오일남에게 다급함에 외친 대사가 그것입니다.

"영감님은 여기서 죽어도 상관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라고요!"

어차피 시한부 인생인 오일남보다 내가 살아남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자기 합리화를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채' 하고 있는 것이죠.

여기서, 자기 스스로 인지 못한다는 점이 포인트입니다.



3. 우승 후의 행적도 마찬가지:

-> 이건 많은 분들이 지적한 내용이지만, 오일남과의 재회에서 노숙자의 목숨을 걸고 내기를 합니다.

'나는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는다'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본인 역시 남의 생명을 가지고 멀찍이(그것도 '높은 곳의 안락한 창문 뒤'에) 서서

내기나 하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이미 '상당히 뒤틀린 형태'의 VIP가 되었음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즉, 흥미나 재미 떄문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고집'을 가지고 남의 생명을 배팅하는 괴물이 된 것이죠.

이 모습의 절정이 시즌1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딸을 만나러 가는 것조차 포기해버리고 복수에 나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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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의 이 엔딩을 보고 외국 시청자들은 상당히 많이 뜨악한 반응을 보이던데,

이 '이해 못할 결정' 자체가 성기훈의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딸을 향한 사랑보다도 자기 복수심, 자기 신념, 자기 고집, 즉 '자기애'가 우선하는 인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라는 것이죠.



시즌 1에서 성기훈은 선택의 기로에 선 대부분의 경우 자기의 선한 본성에 따르지 않습니다.

본질적으로 선한 사람이지만, 그 본성에 따른 결정은 바지에 실례를 한 오일남을 배려한 것,

혼자 동떨어진 오일남과 팀을 맺은 것, 새벽이와 상우를 위해 상금을 포기하고 게임을 벗어나려 한 것,

이 정도 외에는 없습니다. 물론 위 경우들이 상당히 중요한 분기점이었고, 아마도 시즌3에서도 이 몇 안 되는 '본성을 따른 결정들'이 부각될 듯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기훈은 '선한 본성'보다 '자기 고집-주장'을 우선시하면서

극도로 자기합리화를 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캐릭터로 일관되게 그려지고 있지요.



시즌2에서 오징어게임을 막고 끝장내겠다는 대의도 결국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기적인 동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1. 본인의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서(중간중간 대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드러납니다)

2. 복수심과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서(좀 더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자신의 분노, 억울함, 복수심이 우선시 되고 있다는 점은 시즌1-2에서 모두 드러난 '파업'의 과거사에서 명확하게 보여집니다.

시즌 1때 불침번을 서면서 회상-오일남과의 대화 씬을 보면, 파업에 참여한 동기에 관해서

"높은 놈들이 회사 망가뜨려놓고 우리더러 나가라는게 화가 났다"라고 말합니다.

시즌 2에서 정배와의 대화를 보면 파업에 참여하면서도 대의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영웅'적 면모보다

숨겨둔 두려움 때문에 울면서 잠꼬대하는 '소시민'의 모습이 나타나죠.

그러면서 그런 두려움을 '부정'합니다.



결국 성기훈은 자신이 선하다고 믿고(실제로 본성은 선한 면이 있지만)

스스로가 그 '선한 본성을 따르는', '인간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실상은 자기 억울함, 복수심, 분노, 자기합리화로 혼돈스러운 내면을 가진채

이것을 해소하려는 이기적인 동기로 움직이는 인물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자기도 모르게 나타나고 있는 '자기 과시'가 있습니다.

'나는 우승자다', '나는 다른 이들의 목숨 대신 살아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특별한 일이 바로 오징어게임을 파괴하는 것이죠.

시즌2에서 어쩔 수 없이 게임에 참여한 후에는 '모두를 살려서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자기 최면을 열심히 걸지만,

사실 처음부터 한결같이 성기훈에게 제 1의 목표는 그저 오징어게임의 파괴와 프론트맨에 대한 복수일 뿐입니다.


스스로의 한계 때문에 점점 궁지에 몰리고 결정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자

성기훈은 사람들을 살리는 결정보다 오징어게임을 파괴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 부분이 캐붕이 아닌가 논란이 있지만, 사실 성기훈의 목적은 처음부터 계속 동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살릴 수 있을만큼 살리기를 원했던 것이 진심이기는 했겠지만,

그 역시도 어쩌면 자기합리화였을 뿐, 최후의 선택의 순간에서는 결국 '그보다 더 중요한' 자기 고집-자기 주장에 따른 결정을 내린 것이죠.



1편에서 딱지맨이 날린 일침, "그 게임에서 살아남았다고 뭐 특별한 사람이라도 된 줄 아세요?"에 대해서

그때는 마치 이긴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성기훈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그런 착각에 젖어들어 있었던 겁니다.

스스로에 대한 특별한 자기 인식을 바탕으로 '나의 대의'만을 내세우는 사람,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이의 목숨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어하기는 하지만) 죽게 내버려두는 결정도 할 수 있는 사람,

성기훈은 언제나 이런 캐릭터였습니다.



(다만 7편에서 이런 부분이 좀 더 드러나도록 연출했으면 어떨까 싶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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