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에 제약이 없다.
SF는 과학적인 사고방식을 기저에 깔고 가는 장르다.
문제는 이걸 설명하는 과정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는 거.
영화나 만화에서 몇 분/몇 페이지 동안 설정 설명하고 있으면 그것보다 재미없는 게 있을까?
하지만 소설은 작가가 쓴 내용이 오롯이 독자에게 전달되기에,
정보를 원하는 만큼 압축해서 간결하게 전달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라마와의 랑데부 초반부에 뭔가가 태양계로 진입하자,
라마의 광도, 밀도, 속력 등을 계산해 이게 자전하는 원통 모양 거대 구조물이란 걸 알아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 관측과 계산을 영화에서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해 봐라. 무지 지루할 거다.
아니면 마션에서 주인공이 필요한 전력량과 재배 칼로리를 열심히 계산하는 장면이 있다.
소설에선 아주 간결하게 설명하고 작가의 문체가 워낙 가볍고 웃겨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만,
그 공식과 계산을 죄다 영화에서 대사로 풀었다간 수면제가 따로 없었을 거다.
그래서 영화판은 계산을 모두 잘라내는 대신 원작에서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부분만 집중 조명했고,
결과적으로 원작 못지않게 재미있는 작품이 나왔다.
작품의 재미에는 매체에 맞는 줄거리 역시 아주 중요하다는 사례 중 하나.
댓글(3)
후반부에 마크가 "1 화성일당 최대로 소모할 수 있는 전력의 총합량(1 해적닌자)" 로 차 끌고 가는 장면이 편집되서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
서서히 모래폭풍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나사 직원들만 알고 마크는 몰라서 은근 속쓰렸음
마션은 첫 문장만 읽어도 졸라 재밌는 이야기라는 확신이 들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