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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드.. | 24/11/23 23:56 | 추천 7 | 조회 52

[유머] 혐) 개인적으로 신박하다고 느낀 AI아포칼립스 세계관 +52 [1]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853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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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얼리엑세스로 발매한 익스트랙션 스캐빈저 PVE 슈터 "포에버 윈터"


얼리엑세스라 인디게임사에서 만든거라 아직 게임으로서 문제가 많지만,

(얼리엑세스지만 사실상 베타단계 수준이다)


워해머 40k 수준의 그림다크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140% 넘게 뒷받침하는 수려한(?) 아트디자인으로 꽤 큰 인기를 끌었다.


사실 알고보면 당연한게 원래 이 프로젝트 자체가 게임이 아니라 아트북으로 계획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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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포에버 윈터의 세계관은 암울하기 짝이 없는, 3차세계대전이 40여년째 지속된 21세기 중후반을 배경으로한다.


전쟁 전 세계는 NATO 중심의 서방세계 / 동유럽과 러시아, 아프리카 / 동아시아 이렇게 3개의 진영으로 나뉘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식량생산이 붕괴하여 전멸의 위기에 처한다.


서방세계는 끔찍하게 기술적으로 뒤쳐지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대규모 기근과 빈곤에 시달리며 인구 상당수가 굶어죽고,


동아시아 블록은 사이버네틱 기술과 생명공학을 통해 개박살난 지구의 토양에서도 자라는 유전자조작 작물을 개발해 독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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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상황이 안좋아지자 서방세계는 유전자조작 작물과 같은 기술,


동아시아는 저출산으로 박살난 인구구조를 재건할 새 영토와 인구획득을 목표로 서로 전쟁을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제 3세계는 동아시아 쪽에 동맹으로 참전하고 세계는 3차대전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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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3차대전이 터진지 몇년이 지났냐고...?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아직 계속 싸우고는 있지만, 대충 4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만 한다.


누가 이기고 있냐고? 그런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계속 싸우고는 있지만 누가 이기고 있는지 신경쓸만한 사람은 다 죽었기 때문에.


전선에서는 계곡 하나에 전사자 시체를 가득채우다 못해 시체와 군장으로 지층이 형성될 지경이지만,


전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왜 싸워야하는지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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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되고 몇일 지나지 않아 양측은 엄청난 수의 핵탄두를 주고받았다.


이때 전쟁을 계획하고 지도할 정치인, 장군, 관료, 기타 사회지도층들은 거의 전멸하고,


대다수의 도시들과 지구 저궤도의 위성들도 핵공격을 받아 전멸한다.


이후 그나마 살아남은 정부요인들은 통치할 방법이 없는 퇴물이 되거나 그냥 죽어서 사라진다.


근데 왜 전쟁이 끝나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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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정부가 보유했던 생성형 전술/전략AI들이 마지막으로 받았던 명령들을 4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중에서 직접 생성형이라고 딱잘라서 말해준다. 좀 발전한 수준의 챗GPT인 셈)

핵폭격으로 정부요인들이 거의 전멸하면서 모든 전쟁전의 사회와 통치체계가 무너졌지만,


생성형AI들은 가지고있지도 않은 무력감이나 환멸을 느끼지 않고 지금도 그저 전쟁을 계속 수행하라는 명령만을 따르고 있다.


그러면 인간들은 뒷짐지고 AI들끼리만 계속 싸우고 있는거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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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게 개박살난 지구의 환경에서 AI들은 물, 각종 의약품과 식량, 기타 자원들을 미끼로 남은 군부대와 민간인들을 조종하기 시작하고,

(어디어디를 공격해서 탈환하면 몇달치 식량을 주겠다는 식으로)


이에 순응하는 부대를 기반으로 점점 군대를 재건하면서 전쟁을 40년간 지속해왔다.


이제 대부분의 인간들은 AI의 명령을 받는 인간들이나, AI들의 직접통치(?)를 따르고 있다.


아무런 자아도, 목적도 없이 그저 마지막으로 받은 명령을 수행하는 AI가 내린 논리적이지만 결국 의미없는 선택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장 물과 식량을 위해 일단 AI를 따르기 시작했던 인간들의 선택이 장장 40년간 아무런 의미가 없는 전쟁을 지속시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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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몰락한 게임 속 인류의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한때 바다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던 해안도시는 아예 사막환경이 되버렸고,


매일 해가 뜨면 동아시아 블록의 사이보그 병사들은 뇌에 사이버네틱 임플란트가 박혀 강제로 자살에 가까운 인해전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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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서방세계는 21세기 초반수준의 뒤떨어지는 무장을 갖춘 병사들로 똑같이 인해전술로 대응한다.


사실 게임의 대부분의 맵들에서 서방세계는 수세적인 방어자고 동아시아/러시아 연합군이 공격으로 일관하고는 한다.


낮시간대의 맵들은 거의 모두 메크, 탱크, 보병, 드론, 폭격기들이 뒤엉켜 난장판이 따로 없고,


플레이어들은 이 전쟁통에서 숨어다니며 최대한 많은 물자를 훔치는게 주요 플레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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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어 전투가 끝나면 더한 지옥도가 벌어지는데,


동아시아 블록은 AI메크들을 배치하여 시체와 부상자들을 무차별적으로 수확하여, 


다음 공세에 필요한 사이보그 병사들을 위한 원재료로 가공한다.


지구의 환경이 더더욱 악화되면서 전쟁을 위한 물자가 부족해지자, 생성형AI들이 내린 결론은 결국 "모든 것을 재활용한다"이기 때문.


그래서 포에버 윈터에서 인간은 살아있든 죽어있든 자원으로 취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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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메크들은 인간의 머리를 전술 CPU로 재활용하거나,


야전에서 살아있는 인간을 잡아서 비닐백에 넣은 다음에 산채로 서서히 분해시키며 바이오연료를 뽑아내 기동한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서방세계의 AI들이 내린 결론 역시 비슷하다.


대부분 영토가 경작이 불가능한 현재 서방세계에서 전사자들의 시체는 피아구분 없이 모두 귀중한 식량자원으로 "재활용"된다.


그 가공공장을 게임에서 직접 방문해볼 수도 있는데, 아주 논리적으로 의무실 바로 밑에 시체들을 가공하는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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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문화적 수준 역시 형편없이 퇴보하여 모든 진영이 "테크토템"이란 뭐하는건지 알수 없는 '성유물'을 애지중지 모시며,


메크를 비롯한 엘리트/베테랑 개체들은 군인들에게 마치 기독교의 성자들 마냥 성화가 그려지고 기도의 대상이 된다.


이런 꼬라지를 보면 사실 전술/전략AI들 역시 신으로 숭배받고있는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포에버 윈터에서 인류문명은 철저하게 판단능력을 상실한채, 그저 AI 알고리듬이 시키는대로 따르는 금치산자나 마찬가지인 상황.


사실 플레이어조차 이 현실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플레이어는 생존을 위해 각 진영들의 의뢰들도 수행하는데, 그때 받는 보수가 어디서 나올지는 생각해보면 뻔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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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기말 컬트들은 가히 이 세계관을 AI 아포칼립스로 만드는 화룡점정이다.


게임 내에서 AI들은 생성형 AI(게임내에서 대사로 언급된다)로 AGI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자아나 목적의식조차 없다.


그 증거로 게임에는 기괴하기 짝이없는 구조물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건 전쟁전 도시공사 AI들이 조종하는 자동화 기계들이 도시를 수백수천번 재건하고있기 때문.


이젠 지상에선 살수 없고, 살 사람조차 없지만 AI들은 그저 받은 명령을 계속 수행하면서 건물들을 올리고 있다.


그러다가 가지고있던 데이터가 소실되거나 오염되면 이런 아무런 맥락도 의도도 의미도 없는 기괴한 조각상이,


마치 우리가 AI키워드를 잘못 입력하면 튀어나오는 요상한 그림처럼 찍혀 나와 온갖 곳에 세워지는 것.


포에버 윈터에서 인류문명은 이들의 있지도 않은 지혜를 따라 전쟁을 계속하며 하루하루 파멸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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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포에버 윈터는 지금도 일종의 아트북이라고 볼수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키워드를 좀 삐끗하면 나오는 기괴한 AI그림이 포에버 윈터의 세계관과 일맥상통하기 때문.


단지 포에버윈터의 세계에서 캔버스는 인류문명이였을 뿐이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 우리 인류는 지성있는 AI들의 반란을 두려워했지만 여전히 AGI는 갈길이 멀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것들 보다 우리가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그 자리를 지성없는 AI들이 채우는 것을 두려워해야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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