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lbe.com/4176167193 --원본썰..
오늘 오후에 용기내서 회사에 전화했어.
000씨좀 바꿔달라고 하니까 안내원이 바로 연결해주더라.
연결음 들릴때 기분이 너무 묘했다.
목소리 들었는데, 와...예전 목소리랑 똑같더라.
근데 둘다 개어색.ㅋㅋ
사무적인 말투로 네 여보세요 하길래
내가 "나 000야" 하니까.
4초간 정적.
첫마디가 "진짜..?" 이러더라.
그리고 둘다 또 5초간 정적.
근데 나도 갑자기 할말이 생각 안 나더라ㅜ
잘지냈다고 하니까. 잘 지냈다면서 난 어떻게 지냈냐고 하더라.
나도 잘지냈다고 하며.
잘지냈어? 잘지냈어. 너는? 나도 잘지냈어.
서로 그냥 '잘지냈'만 반복하고..
근데 갑자기 얘가 자기가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
이따가 연락처를 알려주면 끝나고 연락을 주겠다는거야.
연락처 알려주고 전화 끊었는데
뭔가 좀 서운하더라ㅜ
뭐 정말 바빴겠지.이해가 되면서도.
그냥 얘가 너무 부담스러워하나 걱정도 됐고.
나 일끝나고 8시 넘어서도 연락이 안와서
내가 괜히 부담주고 예전에 상처준 기억만 되살렸나...후회반 후련반 하고 있을때.
전화가 왔다. 받았다.
다행이 아까 어색한거 보다 훨씬 반가운 목소리였음.
자기가 아까 일하다가 깜짝 놀라서 제대로 못받아서 미안하다고 했고.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한 20분정도 훌쩍 통화했음.
금요일날 보기로 약속했다(사실 내가 내일부터 목요일까지 출장.)
그리고 통화 끝날 즈음에
자기가 나한테 보여주려고 뭐하나 사진 찍을거 찾느라 전화가 늦었다면서
메시지로 사진 확인해보래.
그거 보고 진짜 풉 하고 나혼자 바보 같이 웃었음.
그게 뭐냐면.
이거야.
부연 설명을 하자면 무려 8년전에 내가 얘한테 쓴 쪽지임.
자기가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더라ㅜ 고마웠다.
내가 이 쪽지를 얘한테 보내기 이전에.
한창 서로 잘지내고 있을때였는데, 얘가 수업 끝나고 나한테 책을 하나 선물했어
이 책었는데 아쉽게도 난 그때 받은 이책이 지금 어디에 있는 지 몰라.
그때 얘가 나한테 보냈던 쪽지도.
내용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나랑 계속 잘 지내고 싶다는 내용이랑.
너 정말 초등학교 이후로 여자인 친구 사겨본 적 없는거 맞냐는 거랑.
너도 똑같이 책사서 다음 수업 시간에 쪽지로 답문 꼭 하라는 내용..뭐 이런거 였던 걸로 기억.
그냥 대학생 신입생들 풋풋한 장난 같은거였다.
근데 내가 그 수업 당일에 까먹고 책도 못사고 쪽지도 못써서
수업때 급조해서 쪽지 쓰고.
책 없어서 가방속에 있던
이거 꺼내서 쪽지 끼워서 줌ㅋㅋㅋ(나쁜 새끼였다 진짜...ㅜ)
얘말로는 자기가 이거 받고 엄청 웃었대. 책 선물을 이걸로 줬다면서.
자기가 나한테 손편지 준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서 자기가 기념으로 지금까지 저 전공찾기 책이랑 같이 간직하고 있었대
암튼 처음 통화했을땐 어색해서 걱정했고 전화 끊고 연락 안와서 걱정했는데.
그냥 옛날 추억 다 잊었나 해서...
그래도 얘도 나처럼 예전 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이런거 후기 올리는게 맞나 싶기도 한데,
게이들한테 꼭 한다고 약속한게 있어서 약속은 지킨다~!
금요일날 만나면 마지막 후기 꼭 올릴게!
댓글(49)
그래서 아다임? 후다임?
그래서 지금 몇살인데?
아 눈물나 ㅜㅜ 정말 영화같다 너무 아름답다!
넌 진짜 구라면 찢어죽인다.
새벽에 감수성 ㄷㄷㄷㄷ
잘하고 후기 꼭 남겨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