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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 | 25/01/05 06:07 | 추천 28

외국에서 만나던 전 여친 생각 나네.. +33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564796426




외국에서 일했을 때 나 영어 과외해 주던 친구.
머리도 똑똑하고 (당시 현지 의대 재학 중)
내 숙소로 와서 밥도 해 주고 청소도 해 준 착한 친구였다.



이 나라의 전통 복장

문화도 생소하고 기후도 안 맞아서 동기들도 많이 돌아갔었다.
옆에서 많이 보조해 줘서.. 결국 내가 제일 오래 버텼다.



속옷도 사 줬다. 너무 오래되고 사이즈도 이상한 거 같아서.

로컬에서 같이 다니면 현지인들 눈길이 심해서
주재원들 사는 동네의 고급 백화점 수입 코너에서 사 줬다.

거기는 미국 아재랑 결혼한 부유층 사모님들이 좀 있다..
우리도 부유층처럼 선글라스 쓰고 팔짱 끼고.. 재밌었다 ㅋ

직원이 재어 보니 C컵이었다.
보수적인 나라라지만.. 평생 자기 사이즈도 몰랐더라.



이렇게 2년 넘게 사귀었는데..
나 돌아갈 때 다가오니까 맨날 울고.. 정수리에 탈모도 오더라.

사진 찍어서 한국에 있는 아는 동생한테 보냈다.
동생이 약국 가서 보여 주고 탈모 관련 약 10만원치 사서
국제 택배로 바로 여기까지 보내 줬다.

배송비가 약값만큼 나오더라..



한국 약 바르고 나니.. 금방 괜찮아졌다.
뭔가 머릿결도 더 좋아진 것 같고.
이 친구 한국에서 살면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이후로.. 외국에서 싸다고 약 함부로 먹지 않는다.
한국 약이랑 품질이 다른듯..



회사가 철수하면서 나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양가 모두 외국인을 극렬히 반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

자기가 야반도주할테니 결혼하고 여기서 살자는데
나는 그냥 집에만 애나 보라는데
외국 의사 월급이 한국 의사처럼 많지는 않더라.

회사는 진작 짐 싸서 돌아갔는데
혼자 잠깐 남겠다고 하면서까지 체류일 꽉 채워서
얼마 안 되는 한국 회사 다 명함 돌리고
교민회에도 잘 좀 소개해달라고 통사정도 했는데
결국 생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회사도 후유증에 한 해를 못 넘기고 관두게 되었다.

퇴직금 들고 다시 찾아갈까 고민했다.
몰래 표 예매하고 출국 당일까지 고민했는데..
오히려 서로 빨리 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안 갔다.

다만 어차피 관두게 될 회사인 걸 알았더라면..
그냥 남아서 식료품점이라도 차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안 오는 날이어도
예전처럼 마주보며 저녁만 먹어도 참 행복할텐데..

아니면 부모님 몰래 데리고 왔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따금씩 생각에 잠기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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