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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밀가루, 우유 들어간 거 먹으면 하루 종일 방구가 부륵부륵 나온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러지 않았음. 소화 능력이 많이 떨어진 것이 느껴진다.
2. 수염과 머리에서 새치가 자주 보인다.
났던 자리는 뽑아도 계속 난다. 내가 또래에 비해 덜 늙었는데도 이 정도다.
3. 얼굴의 지방과 피부가 쳐지기 시작한다.
지방이 꺼짐과 동시에 쳐진다.
4. 사정시에 쾌감이 과거와 다르다.
세포가 많이 죽은 것인지 과거와 같은 느낌을 얻을 수는 없다.
5. 몸이 여기저기 고장난다.
관절, 장기, 치아 등 보수해야 하는 부분이 생겨난다. 돈이 많이 깨진다.
6. 손이 늙은 티가 나기 시작한다.
20대 중반 남자들 하고 비교하면 손에서 차이가 꽤 난다.
7. 귓구멍 등 이상한 곳에서 긴 털이 자라기 시작한다.
8. 휴일날 자식들 데리고 나온 아버지들 보면 눈길이 간다.
9. 나를 위해 물건 사는 건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다.
소비에 대해 딱히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어차피 고독사하면 쓰레기장으로 갈 물건들 아닌가.
10. 살이 잘 안 빠진다.
똑같은 양을 먹고 똑같은 운동량을 해도 20대 초반과는 다르다.
11. 내 또래 육체노동 유부남들 보면 얼굴이 시커멓고 찌들어 있다.
마누라가 밥을 잘 안 차려주거나 처자식 부양하는 게 정말 고된가 보다.
12. 영적인 것 사후세계 등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인생이 꼬이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표면적인 세계 그 너머를 생각해 보게 된다.
13. 사람에 대한 열정 자체가 사라진다.
열정이 없기 때문에 무언가 연애를 해 볼 감정 조차 생기지도 않는다.
14. 누군가와 같이 사는 것이 불편해 진다.
15. 나이를 먹을 수록 자아가 강해진다.
어릴 때는 학교 등의 집단에 항상 얽매여 있어서 자신의 자아가 성장할 기회가 없다.
나이를 먹어서 결혼을 못하게 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고집이라던가 자아만 강해진다.
그래서 늙을 수록 더더욱 누군가와 같이 살기 힘들게 되어진다.
16. 영화, 게임, 기타 문화 등 모든 것이 경험해 본 데자뷰처럼 느껴진다.
끝까지 안 봐도 내용이 다 보인다.
17. 물욕과 성공 욕구가 많이 사라진다.
20대 때는 누구나 욕심과 야망이 있다. 좋은 차, 좋은 집에서 살면서 자랑도 하고 싶고.
나이를 먹어가며 가능성이 줄어들기에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한국인들에게 시달리는 경험을 해 보면 돈이 있어도 딱히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18. 온라인 공간의 정치나 세상 가쉽에 대해서 흥미를 잃는다.
물론 이건 내 개인적인 성향일 수도 있다. 늙어서 틀튜브에 몰입하는 인간들도 있으니.
19. 나의 어릴적 스타들이 노인이 되거나 죽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20. 아직도 어릴 때 먹던 과자나 음식을 좋아한다.
21. 음악 취향은 10대때 듣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m-flo는 지금 들어도 좋다.
22. 나이는 존나게 먹었는데, 누구의 아버지, 누구의 남편으로 살 기회가 없다 보니
그냥 '나'를 유지하며 산다. 철이 안 든건지.
23. 옷이나 시계 같은 걸 살 때, 한 번 망설여진다 이게 내 나이와 어울리는 지.
24. 여자에게 집착이나 욕정이 아닌, 진짜 사랑을 줄 수 있게 된다.
바라는 것도 없고, 모든 게 이해가 되고, 관계가 언제 끝날 지도 보인다.
그냥 가면 보내주는 거고, 유치한 수준의 감정에서 초연하게 돼.
25.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하게 된다. 평야라던가 원시림이라던가.
26.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27. 내 부모도 요양원 들어갈 날이 가까워져 온다.
똥냄새 나는 요양원에서 죽어가는 것이 대부분의 한국인의 결말이다.
28. 자식이 없으니 내가 늙어서는 이제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고독사한 남자들의 모습이 이제 깊게 와닿는다.
29. 여기서 대가 끊겨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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