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 도착하니, 대궐같은 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밤에는 모두 색색의 홍등과 불빛으로 밝히니 아름다운 진주 구슬을 수만개 꿰어놓은 것 같다. 참으로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장관이다. 그 옛날 당나라의 장안조차 이에 비하지 못할 것 같다"
"큰 도로마다 존재하는 주막은 질서있게 정돈되어 있고 왜색의 비단 옷으로 곱게 차려입은 여인들과 계집아이들이 사람들을 접객한다. 술과 다양한 음식이 나온다. 쉬어가는 나그네들은 나무 칼을 차고 있는 무관도 있고, 정부의 관리도 있고, 승려도 있고 일반 농민과 상민도 섞여 있다."
"푸른 색 기와와 돌로 멋을 낸 지방의 관아는 그 크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대로에는 비단 옷을 차려 입은 남자들과 여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어떻게 왜인들은 백성들이 비단 옷을 입고 다닌단 말인가? 매 해 끼니를 굶어 고생하는 우리 조선 백성들을 생각하니 왜인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
"왜인들이 만든 절의 불탑과 큰 다리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부처 같은 것을 믿는 것은 성리학의 진리를 따르는 우리 조선에선 용납할 수 없지만, 이들 건물의 화려함과 장대함은 이미 우리 조선을 아득히 뛰어 넘었다."
"나가사키라는 곳에 도착하니, 기골이 장대하고 눈알에 색깔이 있는 서역인들이 해괴한 깃발을 배에 꽂고 잔뜩 정박해 있었다. 왜인에게 물어보니 그들이 '화란' (네덜란드) 과 '서반아' (스페인) 인들이고 '천축' (인도) 보다도 먼 곳에서 왔다고 한다. 모름지기 세상의 질서는 중화이고 중화가 곧 근본인데, 왜인들이 중국은 멀리하고 이렇게 서역 오랑캐들과 통교를 하는 꼴을 보니 비웃음이 나왔다."
"서역인들 상당수는 그들의 이상한 군인 복장을 하고 시끄럽게 떠들며 나가사키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우리의 왜인 인솔자는 그 서역인들의 학문과 문물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우리에게 설명을 했지만, 오랑캐에게 배울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이오? 이 서역인들은 공자와 맹자조차 읽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들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인의예지도 모르는 짐승같은 오랑캐일 것이다."
"거리의 왜인 여자들이 참으로 아름답다. 색색들이 고운 왜의 비단 옷을 차려입고 정갈하게 묶은 머리엔 꽃 장식을 했으며, 옥같이 하얀 피부와 깊은 눈길로 웃음을 짓는다. 낮에 본 어느 여인의 미모가 아직까지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다."
1719년, 에도 막부에 파견된 통신사 신유한이 쓴 <해유록> 일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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