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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에게.. | 22/11/19 01:54 | 추천 23

빈살만이 일본 방문을 미룬 진짜 이유 +20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450499101

정보 양이 많아서 메르식으로 쓴다





1. 2011년에 발발한 아랍의 봄은 중동 독재 정권들은 물론이고 왕국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침


2. 아랍의 봄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은 왕국은 사우디의 이웃나라 오만임.


3. 사우디나 오만이나 절대왕정제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사우디에 비하면 오만은 왕자들 수가 적다보니 정치 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음. 사우디는 왕자들이 하도 많아서 엘리트들의 교체가 빈번히 일어나는 편임


4. 당시 오바마 행정부가 아랍의 봄을 간접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오만은 미국의 지원을 받지도 못하고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몰려있었음


5. 오만 왕실은 오만에 투자하는 인도 기업들을 이용해 인도의 지원을 얻어내려고 함. 2012년 이후부터 인도계 자본이 오만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먾이 투자하게 됨. 오만과 인도는 해로를 통해 교역하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인도 또한 오만을 우방으로 만들고 싶어함


6. 인도는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우방이기 때문에 '친구의 친구는 친구'라는 원리에 따라 오만은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을 수 있었음. 오만 왕실이 만에 하나 민주화 요구에 따라 무너진다면 인도를 비롯한 오만에 투자한 나라들은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었음. 


7. 그리고 인도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었다는 확신을 가진 오만 왕실은 민주화 시위 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함. 오만 왕실은 지금까지도 건재함





8. 사우디가 벤치마킹하려는 것이 바로 오만 모델임. 이건 나중에 추가로 설명하겠음


9. 사우디 왕실은 2013년까지 세금을 걷지 않았음. '영국 의회에 우리 대표를 보내지 못하면 세금 낼 의무도 없다'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 논리였듯이 '국민들이 세금 내지 않는데 무슨 정치 참여냐' 이게 사우디 왕실 논리였음


10. 그런데 국제 유가 하락, 러시아라는 강력한 경쟁 상대의 등장과 함께 재정난을 겪게 된 사우디 왕실은 2014년부터 부가세를 도입함. 국민들에게서는 난리가 났음. 와하비즘 같은 이슬람교로 국민들을 왕실에 복종하게 하는 일에도 한계가 있음. 알카에다, ISIS 같은 수니파 급진주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사우디 왕실은 서서히 세속주의 노선을 타기 시작함


11. 사우디가 세속주의를 걷게 된 배경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었음. 바로 카타르임.


12. 사우디의 외교는 '아라비아 반도의 맹주는 사우디이고 이걸 위협하는 놈은 누구든 가만두지 않겠다'임. 사우디가 이란을 극혐하는 것도 사우디 남쪽의 국가 예멘의 친 사우디 정부를 뒤집어엎었기 때문임. 따라서 사우디는 UAE, 카타르, 바레인 같은 나라들에게도 압력을 행사함


13. 카타르의 타니(Thani) 왕가는 사우디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게 목적임. 그래서 무슬림형제단 같은 근본주의 세력을 후원하며 사우디 왕실이 이용해오던 이슬람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한편, 알 자지라 같은 언론 매체를 운영하며 사우디를 비판해왔음. 군사력으로는 사우디를 이길 수 없으니 소프트파워로 사우디를 몰아내겠다는 것임.





14. 카타르의 도전을 받는 사우디의 새 실권자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두가지 큰 과제가 있음. 자신의 권력을 위협할 수 있는 국내 정적들의 제거와 아라비아 반도에서의 패권 강화임. 이 두가지에 실패하면 언제 왕실 내부에서의 쿠데타가 일어날지 모름. 카타르를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는 세속주의 노선을 강화시켜 나가는 것임


15. 카타르에 대한 사우디의 견제 때문에 이스라엘-사우디-이집트가 협력하는 결과를 낳음. 현재 이집트 정권도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는 카타르를 싫어함. 그리고 (과거 이집트의 사다트와 무바라크가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과의 친선을 통해 미국의 지원을 얻어내겠다는 것이 빈 살만의 계획임. 이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큰 성과를 낳았음


16. 트럼프 행정부의 주선으로 사우디와 카타르를 화해함. 미국이 사우디를 우방으로 선택하는 한, 아라비아 반도에서의 사우디의 패권은 든든해지기 때문에 현재 사우디의 카타르에 대한 태도는 온건 노선으로 바뀜. 즉, 빈살만은 터키(튀르키예)의 에르도안과 달리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지원을 필요로 함.


17. 아라비아 반도의 패권을 노리는 빈 살만에게 예멘의 시아파 반군 공격은 자신의 권위를 굳히는 대단히 중요한 프로젝트임. 다만 사우디 지상군의 미숙함 등으로 예멘 정복이 아직까지 안되기 때문에 계속 공군을 동원한 폭격만 하는 것임.


18.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에 대한 대가로 빈 살만은 저유가 시대를 열었던 것임. 이는 사우디가 이끄는 OPEC과의 협력을 통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견제하려는 미국의 목적에도 부합함.





19. 그런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서 모든 게 나가리 됨. 


20.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각료들은 모두 오바마 시절에 한자리 해먹었던 인물들임. 즉, 오바마 시절의 외교가 다시 부활함. 


21. 오바마 시절의 외교는 이란과의 관계 회복,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 압박, 아시아의 중국 패권을 인정해주는 대가로 중국은 미국의 우위를 외교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골자였음. 명분은 챙기고 실리는 중국에게 내준다는 게 오바마식 외교임.


22. 빈 살만은 바이든의 동맹자가 아님.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을 대놓고 엿먹일 수도 없음. 민주당 정권이 공화당 정권보다 더 비밀공작을 선호하기 때문임. 미국 헌법에 의하면 선전포고를 하려면 입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오바마는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제한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고 미국 헌법에 예외를 만들었음. 그 결과로 카다피가 몰락함. 예멘의 시아파 반군을 상대하는 빈 살만으로서는 민주당 정권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없음.


23. 사우디는 석유 생산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하는 모양새로 고유가 시대를 가져왔음.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놓고 민주당의 사실상 승리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전시 때에는 여당이 항상 승리하는 미국에서 이 결과는 민주당의 참패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음. 어쨌거나 이 이상의 고유가 시대는 피하고 싶은 게 미국 민주당의 의도임. 오죽하면 바이든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과 다시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형편임.





24. 미국 민주당의 또 하나의 우려는 터키(튀르키예)가 점점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임. 이대로 2년이 가면 민주당은 중동에서의 완전한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음. 이스라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란과의 극적인 관계 개선을 하든, 터키의 협력을 얻어내든, 아니면 사우디와 다시 손을 잡든가 셋 중 하나를 2024년까지 이루어야 함.


25. 사우디가 미국에게서 원하는 것은 트럼프 시절과 같은 예멘 공습 지원임. 그런데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는 너무나 부담이 큰 문제임. 세계 평화를 내세우며 우크라이나에게 지원을 퍼주는 상황에서 예멘 공습을 지원하게 되면 이것은 이것대로 외교 실패를 인정하는 결과가 됨


26. 사우디와 미국의 긴장 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균형자로 등장한 것이 일본임.


27. 사우디는 아베 총리 시절부터 대일외교에 총력을 기울여 왔음. 미국-일본-사우디의 협력 관계를 만들고 그 덕분에 자신의 권력을 굳히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 당시 빈 살만의 의도였음. 바이든 시절도 일본은 미국의 최우방이기 때문에 일본을 통해 미국과 외교를 하려고 함


28. 동시에 빈 살만은 오만 모델을 벤치마킹 해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고 함. 일본 이외의 여러 나라들의 투자를 유치하여 미국이 사우디를 버릴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음. 


29. 빈살만이 일본 방문을 미룬 것은 먼저 미국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함임.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은 누구든 짐작할 수 있고, 사우디는 원유 생산을 늘리는 대가로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여러가지 협상을 하기를 원함. 일본은 사실상 미국의 대리인이라는 것이 트럼프 시절부터 사우디가 일본을 보는 시각이었음.





30. 미국이 우크라 전쟁에서 언제 발을 빼기 원하는지 알아보고 그 다음에 일본을 방문할 것임. 그리고 유가는 내려가기 시작할 것임. 많은 전문가들의 관측대로 우크라 전쟁이 올해 안에 끝난다면 빈 살만 또한 올해 안에 일본을 방문하게 될 것임.







세줄 요약 들어간다
1. 빈살만은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개의치않는 나라들의 투자를 유치해서 미국이 자신을 버릴 수 없도록 만드는 오만 모델을 따라하고 있음. 이 기회를 잘 포착한 것은 윤석열 행정부의 파인플레이임.
2. 일본은 사실상 미국의 대리인이며 일본을 방문하기 전에 먼저 미국의 입장을 떠봐야 할 필요가 있음
3. 사우디의 일본 방문과 우크라 전쟁 종결은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고 유가는 내려가게 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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