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내 옆의 너는 온데간데 없었다.
조그마한 단칸방,
함께 숨을 나누던 곳
너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얼마나 야무지게 정리를 했는지
마치 네가 왔던 시간까지 지운 듯
네가 지녔던 그 온기까지 가져갔다.
우리가 나눈 달콤한 말과 환한 미소,
서로 마주하던 영롱한 눈빛은
신기루처럼 증발했을 뿐이다.
헐레벌떡 가슴을 부여잡고
드르륵-
미닫이문을 열고 나가보니
저 멀리 보일락말락 하는 너의 뒷모습.
혹시 몰라 가슴 터질 듯 외쳐보지만
이미 너는 한 폭 그림 속 존재하는
하나의 붓질일 뿐이다.
하나의 꿈,
하나의 환상일 수도 있는 너의 존재는
내 가슴속에 새긴 너의 숨결 만이 방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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