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아버지 회사 다니실때 썰임
우리집은 아버지 어머니 두분 다 워커홀릭들이시라 주중에도 외식을 좀 많이 하는 편이었어
두분 다 워낙 바쁘신 분들이라 참 얼굴보기 힘들었지만 누구보다 사랑 많이 주시는 감사한 분들이었지.
어느 날 레스토랑을 갔는데 거기서 아버지랑 근무하는 남자 직원 3명이 여자친구들이랑 밥을 먹으로 왔나봐.
갑자기 세명이 일어나서 폴더인사 하더라고.
당시 내 눈에는 그냥 평범한 아저씨인 우리 아버지였지.
맨날 집에 오면 회사 일 때문에 피곤에 쩔으셔서 런닝 셔츠에 팬티 입고 맥주 드시면서 일 하다 잠들어서 어머니 한테 혼나고,
1년중 반을 해외 출장 다니시면서 가방 하나 제대로 못싼다고 "넌 나없으면 어떻게 살래?" 혼나던 분이라
뭐지? 하면서 좀 생소하면서도 멋있더 보이더라.
그리고 밥 먹고 나갈때 아버지가 조용히 그 테이블까지 다 계산하고 나가셨어.
당시 90년대 후반이었는데 거기 한 사람당 10만원 이상이었던 곳이였어.
어린 마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차 타고 집에 갈 떄 "아빠가 저 아저씨들껄 왜 내?" 하니깐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안하셨어
그 때 어머니가 "남자가 사회생활 하면 직장 사람 잘 챙겨줘야 해" 해주시더라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아버지 남자로써는 참 멋있는 사람이었던것 같다.
단지 밥 계산 해줬다, 이게 아니라 아버지가 친구분들이나 회사 분들이랑 이야기 나누면서 지냈던 걸 기억해보면
참 리더쉽도 있으시고 친구로썬 괜찮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
아버지로써는 나한테 좀 모질게 하신 그런것도 있지만, 그 당시 경상도 부산 출신 아제로써는
최대한으로 표현 해 주셨던것 같아.
아버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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