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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던교복.. | 22/10/02 00:40 | 추천 30

혼자 모텔왔다 ㅋㅋ +18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442256851




오랜만에 4년을 아싸로 보냈던 대학교에 다녀왔다

옛날에 살던 자취방에서부터

지하철을 타고

그때 걸었던 등교길을 똑같이 걸어서

학교에 가보았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이건 그대로 있네, 여긴 많이 달라졌네 

하며 4년간의 시간을 보낸 장소를 감상하는데

오늘의 여정 속에서... 4년의 시간동안 하나라도 있었을법한...

아무리 아싸라도... 그래도 하나정도는 있을법한

추억이라는것이...

정말로 단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게 서럽고 착잡하더라....

학교 건물에서 나와서...

깜깜한 밤하늘을 보면서 터벅터벅 학교를 나가는데

정말 그 시절에 외롭게 혼자 집에가던 그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엄청 우울해졌다...

문득 나 여기와서 뭐하고있나 하는 허무함도 느껴지고

단순히 혼자 걷는 그림이 쓸쓸해보였을 뿐

정작 나는 아무 생각 없었으면 상관이 없는데

그 당시에도 늘 혼자 걸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했거든

특히 하굣길에는 천천히 걸으면서

혹시 동선이 겹치는 친구들이.. 날 발견해서 같이 놀러가자고 해주지 않을까,

내가 4년간 짝사랑한 수정이... 과 애들이랑 놀러가는것 같던데...

나도 그자리에 끼어서 수정이랑 대화해보고 싶다.... 

혼자 집에 가기 싫다... 나도... 놀고싶은데... 근데 막상 놀러가면

또 짓궂은 애들이 나 소재로 드립치고 시비 걸면서 웃기려고 하겠지...

거기에 어설프게 대처하면 괜히 지금보다 더 만만한 이미지가 되고...

나는 그냥 즐겁고 편하게 대화하면서 어울리고싶은건데 

왜 경계심을 유발하는 못된 놈들이 어딜가나 한두명씩 꼭 섞여있는걸까

이제 학교 정문이 보이네... 아... 이대로 지하철 타고 집에 가는건가...

다들 모여서 놀고있을때... 또 나 혼자만 쏙 빠져서...

학교 오는날마다 나름 신경써서 입는 이 옷들이... 너무 무의미한것 같아...

연락이라도... 아무나... 제발... 수정이 보고싶다... 보고싶다는 말을 할 

주제도 아닌 관계지만... 평상시에 말 한번 못해보고 먼 발치에서

음침하게 짝사랑만 하는 한심한 새끼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고싶고

같은 자리에서 웃고 떠들어보고싶어......

이런 찌질한 생각들을 하면서 걸었으니

비참한 신세가 아닐수가 없었지

오늘도 걸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여기서 걷다가 우연히 수정이 만나고싶다

그럼 살면서 오늘보다 더 행복하고 축복스런 날은 없을텐데

그래도 안되겠지... 미안해 그냥 감성에 젖어서 씨부리는 주제넘는 헛소리야...

넌 훈훈한 남자친구 사귀면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지..

나라는 존재는 이름석자도 떠올리기 힘들고

누가 말해줘도 '그런애가 있었던거 같기도' 정도로 기억하다 끝날 존재겠지만

만나고싶다 그래도... 길가다 어! 하고 서로를 알아보고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하면서

그때부터 나라는 인간을 너에게 제대로 소개하고 알려주는거야

진짜 좋겠다 그러면

죽고싶다

이렇게 비참하고 외로운 인생을 살 줄은 몰랐어

수정아 한번만 내 인생에 다시 나타나줘

제발 소원이야

나이를 처먹어도 여전히 같은 장소에서 그시절과 똑같이 한심한 망상을 하며

무의미하게 걷다가

또 내일 갈 장소가 있는데 여기서 가까워서 그냥 모텔로 왔다

육포 먹으면서 모텔 컴퓨터로 이 글 쓰고있는데

정말... 누가 보면

사람 인생이 어떻게 저렇게 외로울수 있지 할만큼

불쌍한 인생을 사는것 같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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