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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그니까 생일날도 데마 맞고.. 터덜터덜 집에 오는데
도저히 이래 가지곤 안되겠다 싶어서 고시원 원장이랑 쇼부 보고 다음주부터 고덕 숙노 드간다..
마침 월요일이 빨간날이라서 일은 화요일부터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오면 숙소에서 재워는 준다고 하더라...
물론 고시원비는 떼먹고 나르진 않을꺼고 다음주 일한것만 가불좀 받아서 낼 생각이다.
진짜 요 근래 몇년간 웃어본적이 한번도 없는데... 정말 오늘은 즐겁더라.. 물론 당장 올라가진 못하고 여비 부터 얼른 벌어 봐야 하는데.. 당장 내일하고 일요일, 월요일이 연휴라 현장도 다 쉰다고 해서 오늘 열심히 빈병 주웠다! ㅎㅎ
밥을 안먹어도 배가 부르다는게 이런건지 첨 알았다.. 진짜 항상 배고팠거든... 삼시세끼 다 챙겨 먹어 본게 잘 기억이 안난다ㅎ
무엇보다 1.5평 고시원에서 눈치보면서 잠들지 않아도 되고 숙소 들어가면 삼시세끼 밥걱정 안해도 되는게 너무 좋다..
난 함바밥이 어지간하면 맛있더라고...
하긴... 군대에서도 난 밥투정 거의 해본적이 없다.
25살 부터 올 8월말까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쓴 돈을 오늘 한번 계산해보니 대충 300만원 남짓 정도 되더라...
물론 못믿는게이들이 대부분 일탠데... 저 300이라는게 옷이랑... 진짜 정말 가끔 먹었던 치킨.. 그정도?? 그리고 계좌 잔고가 50만원이 넘어간적이
거의 없는데....
아 물론 도박하고 술, 여자 좋아해서 그런건 아니고... 어머니 병원비랑 수발비가 많이 들었다... 간병인도 못쓰다 보니까 내가 붙어 있어야 하고..
일 나가는것도 띄엄띄엄 나갈수 밖에 없었고....
근데 여기 저기 알아보니 열심히만 하면 고덕에선 35공수도 찍을수 있다고 하더라... 대충 계산해봐도 500만원이 넘는데... 그 큰돈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뭐부터 해야 할지 잘 실감이 안난다.
일단 열심히 일해서 첫 월급 받으면 어머니 유골함 부터 좋은 곳에 모셔놓고 싶다..ㅎ 지금은 내가 모시고 있는데... 절이나 납골당 좋은곳에 모시고 싶다.. 그리고.. 빚 1900남짓 먼저 얼른 갚고... 신용회복도 하고... 코트도 입어 보고 싶고 머리 펌도 해보고 싶다.
또... 3만원 넘는 뷔페도 한번 가보고 싶고...... 일단은 그렇다..
죽어 보려고도 했고, 죽지 못해 사는 하루하루가 고통 스러웠고, 어머니를 잘 모시지 못했다는 죄책감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서 한번 살아보려고 한다.
빚 다갚고 돈도 좀 모으면 내사업할 수 있는 기술도 배우고싶고...
물론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장담은 못하겠지만... 아무튼 오늘은 정말 정말 내인생 33년 중 가장 즐거운 날, 즐거운 생일인것 같다.
게이들도 전부 행복하길 바라고!! 힘내서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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