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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말라면 하지말아라
나도 꼴에 나랏녹 먹는 직업이고
생전 아버지도 공무원 이셨고
여동생도 교사이다보니까.. 이제 30대 중반의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소개팅, 선 자리가 엄청 들어온다.
물론 내 나이 감안해서 마이너스 2~3살의 30초중반 여자들이랑
자주 만나게 된다.
물론 나는 연애도 결혼도 관심없고 귀찮아서 한사코 거절하지만
어른들이 세번 네번 이상 만나보라하면 나중엔 이 핑계 저 핑계로
빠져나가기도 힘들다.
그리하여.. 저번 주말에 나보다 한살 어린 여자랑 소개팅을 했다.
만나기 3일전 연락처 받고 카톡으로 이런 저런 가식섞인
예의차린 대화하고.. 사진 교환하고.. 만날 곳을 정해야하는데
본인이 어떤 음식을 좋아한다고 그걸 먹으러 가자길래
그러자했다.. 그러더니 본인 집 근처에 맛집이라고
거길 가잖다.. 우리 집에서 지네 집까지 승용차로
1시간이 넘는 거리인데
그래도 맛집 이라니까.. 그러려니 하고 알았다 했다.
문제는 만나서부터 시작. 난 당연히 식당에서 볼 줄 알았는데
집 앞으로 와달란다. 차로 10분정도 거리라 두대로 움직이기
좀 그렇지 않아요? 하길래 거기서 또 한번 참고 시작..
첨 보는 사람 태우러 1시간 반을 달려서 (주말이라 ㅈㄴ막힘)
모시러 감 ㅅㅂ
태워서 인사하고 가볍게 대화 나누면서 가는데
네비 뭐 쓰냐며 길이 영 이상하고 꾸불꾸불 하다고
식당에서 만날걸 이라는데... 그러게요 하하 이러고 넘어감
그리고 식당에 도착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서른 넘은 공주님이 따로 없네....
보통 첨 식사 자리에 마주앉으면
상대방이 수저 챙기면 물이라도 따르지 않냐?
화장품 꺼내놓고 거울보면서 화장 고치고 있넼ㅋㅋㅋ
하.. 여기서 마음 먹었다. 기본이 안되어있구나..
'시발 대충 먹고 집에가서 에프엠이나 돌리자'
그러면서 밥 먹으면서 가볍게 대화하는데 본인은 소개팅 많이
해봤는데 첫인상은 외모를 안 볼수가 없다고.. 본인은
'우리나라 남자중에 못생긴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이게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인가 그냥 지나가는 소리인가 싶어서
'저는요?? 첫인상 어때요?' 물었더니
'괜찮으신거 같아요' 그러더라
얼굴 볼 나이는 지났다고 본인이 얘기한게 엊그제 인데..
그러려니...하면서 밥 먹는데
'대학 어디 나오셨어요?' 하고 묻더라
'저 수도권에 있는 S대 신방과 중퇴했습니다' 하니
'그럼 고졸 이시네요?' 이러길래 '네 그러네요' 했지
여기서부터 본인 대학얘기 어학연수 얘기 유학얘기 실컷
늘어놓더니... 밥 다 먹고 계산할때되니 자연스레 화장실 가시고
난 계산하고.. 이제 집에 데려다주고 가려고 차 태웠더니
'이제 어디 가시는거에요~? 준비하셨죠?' 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요, 이 동네 마땅히 갈만한 데가 없더라구요'
하니...'자기가 자주가는 분위기 괜찮은 커피숍있는데 거기로 가죠'
하시네...... 시발 친구한테 받은 소개팅이면 걍 집에 갈텐데
동생 동료교사라.. 참고 또 참으며 커피 홀짝이러 이동...
커피 마시면서 서로 직장 얘기하고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지가 감기 기운이 있다면서 빽에서 약을 꺼내더라???
그러더니 날 멀뚱멀뚱 쳐다봄..
난 속으로 '뭐지 시발.. 나보고 물 떠오라는건가??'
싶었는데 맞더라.
'미지근한 물 좀 떠다주세요.. 약 먹을 시간이 되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나이도 한살 차이인데 계속 나이 더 먹으셨냐니
나이 차이 많이 난다니 하며 밥 먹는데 헛소리 작렬할때
때려치고 나왔어야하는데.. 하는 후회만 존나 했다..
그리고 집에 데려다주는데 대충 입구에 내려줄라했더만
지네 아파트 통로까지 옆에서 차분차분 네비게이션 하시더라
'여기 내려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택시비 받을뻔했네
집에 도착해서도 아니고 내리고 집에 들어가는 뒷모습보면서
차단 박고 동생한테 전화해서 개썅지랄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공무원 여교사 만나지마라. 특히 30대들..
만나지마라. 만나지마라. 만나지마라. 만나지 마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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