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423824276
메탈리카, 메가데스와 더불어 가장 유명한 헤비메탈 밴드 슬레이어는 드러머가 잠깐 교체된 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탐 아라야(보컬, 베이스), 케리 킹(기타), 제프 해너먼(기타) 3명이 만든 밴드임.
왼쪽부터 케리 킹, 제프 해너먼, 탐 아라야.
10대 소년이던 제프는 기타에 환장해서 대학교를 거부하고 밴드 활동을 하려고 결심함.
그리고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우연히 거기서 자기와 같은 오디션을 보려고 대기하는 놈을 발견함. 그게 케리였음.
사실 제프는 케리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함. 10대인데 일렉기타를 10대나 가진 금수저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게 케리였다고.
둘은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 같이 연주를 했는데 그 순간 제프는 '이 새끼하고 밴드를 만드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 때려치고 같이 밴드 만들자고 제안함.
케리도 의기투합하고 둘이 존나게 연습을 했는데 베이스, 보컬, 드럼을 해줄 동료들이 필요했음. 그때 케리가 "내가 아는 친구가 있는데 베이스 잘 친다"고 소개했음. 그가 바로 탐 아라야임.
탐은 칠레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자 가정 출신이었는데 '번듯한 직장'을 가지라고 압박하는 부모 때문에 대학교에 울며겨자먹기로 진학했음. 하지만 음악에 대한 흥미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베이스를 연주했는데 케리하고 친했다고 함. 그리고 탐의 베이스를 치면서 동시에 쩌렁쩌렁한 보컬을 하는 능력에 반한 제프는 케리와 탐과 함께 밴드를 만들었음. 그리고 밴드 이름을 슬레이어라고 지었음.
3명은 취향이 서로 달랐다고 함. 제프는 전쟁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케리는 삐딱한 무신론자였음. 탐은 독실한 카톨릭교도이면서 공포 영화를 좋아했는데 세명이 동시에 만족할 만한 밴드 이름은 Slayer였다고 함.
그리고 드러머를 오디션으로 뽑았는데 쿠바 이민자 출신의 데이브 롬바르도가 발탁되면서 본격적인 슬레이어의 라인업이 완성됨.
맨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데이브, 제프, 탐, 케리.
이 당시 슬레이어는 라스 울리히와도 교류가 있었는데 라스의 드러밍 스타일이 자기들과 맞지 않다고 생각한 케리와 제프는 라스에게 드러머 제안을 꺼내지 않았다고 함. (라스는 나중에 메탈리카를 결성함)
또한 데이브 머스테인이 메가데스를 결성할 당시 기타리스트를 구하지 못해 쩔쩔맬 때, 케리가 세컨드 기타를 쳐주기도 했음. 슬레이어 멤버들 중에서 케리 킹은 마당발이었고 메탈리카와 메가데스 양쪽과 교류가 있었음.
(나중에 크리스 폴랜드가 메가데스에 정식으로 가입함)
슬레이어의 음악은 전쟁(특히 나치독일)을 좋아하는 제프, 무신론적인 악마주의를 좋아하는 케리(나중에 케리는 LA 출신이라고 하면 화장하고 음악하는 밴드라고 오해 받아서 일부러 사람들 겁주려고 악마주의자인 척 했다고 함), 그리고 공포영화나 연쇄살인마를 좋아하는 탐의 음악적 성향이 잘 어우러져서 아주 괴기하고 강력한 음악을 하게 됨.
제프와 케리가 트윈리드기타로 양쪽에서 긁어대면 데이브가 강철 같은 체력으로 드럼을 계속 두드려대고 탐이 씹어뱉는 듯한 보컬을 하는 게 슬레이어의 강점임.
초기 슬레이어의 대표곡 Angel of Death.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나치 군의관 요제프 멩겔레를 소재로 한 노래이다. 제프가 작사/작곡.
슬레이어가 기독교 모욕하는 밴드로 알려지게 된 계기인 Jesus Saves. 케리가 작사/작곡.
연쇄살인마 에드 기인을 소재로 한 Dead Skin Mask. 케리가 작곡/탐이 작사
독실한 카톨릭교도인 탐은 "케리의 무신론적 성향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종교는 개인의 선택이고 케리는 내 친구다. 그가 멋진 노래를 만들면 나는 부른다. 내가 부르는 것을 내가 모두 믿는 건 아니다"라고 존니 멋진 대답을 함.
요즘 한국 가수들의 표절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100% 순수 창작을 하는 슬레이어는 어떻게 작곡을 했을까?
케리 킹에 의하면 그냥 밤낮 기타를 주물러대다 보면 좋은 리프가 떠오른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계속 플레이하고 있다가 '어? 이거 괜찮은데?'하면 그 부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고 그러면 곡이 완성된다는 것.
케리가 염두에 두는 것은 그냥 듣기 좋은 게 아니라 위협적으로 들려야 한다는 것 뿐이라고 한다
제프도 그냥 집에서 맥주 마시고 알딸딸한 상태에서 기타 계속 치다 보면 노래를 만든다고 한다.
그렇게 케리나 제프가 노래를 만들어서 가져오면 탐과 데이브가 그걸 보고 리듬 파트를 연습하는데 그 과정에서 편곡이 이루어지고
마지막에는 제프가 음악 믹싱하는 기술자와 상의해서 전체적인 곡을 만들어낸다.
즉, 100% 순수 창작을 하려면 그냥 음악에 절어서 정신없이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탄생하는 것이다.
그걸 하기 싫어하는 새끼들이 듣기 좋은 노래를 가져다가 표절을 하는 거고.
폴 매카트니도 처음에는 통기타 밖에 칠 줄 몰랐다. 나중에 밴드를 해야 하니까 조지 해리슨에게 기타 파트를 넘겨주고 폴은 베이스를 독학으로 익혀서 연주했다.
그런데 폴은 자기 머리 속에 멜로디가 떠다니는데 기타만으로는 표현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비틀즈가 음반 녹음할 때의 프로듀서인 조지 마틴에게 피아노의 기초를 배웠고 자기 머리 속의 멜로디를 건반으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다.
폴은 지금도 피아노 이론은 이해할 수 없고 그냥 어느 건반을 치면 어느 소리가 난다는 건 안다고 말한다.
조지 마틴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폴 매카트니
메탈리카, 메가데스, 슬레이어가 수많은 밴드들 중에서도 군림한 이유는 별 거 아니다.
존나게 연습했기 때문이다.
그냥 기타 주물러대는 시간이 다른 밴드들 보다 존나게 길었던 것 뿐이다.
(오른쪽의 스킨헤드가 케리 킹. 케리는 갈수록 심해지는 탈모 때문에 머리를 밀어버리고 뒤통수에 문신을 했다)
일본 밴드 라우드니스의 토카사키 아키라가 미국에서 공연할 때, 데이브 머스테인의 후임을 찾고 있던 제임스 햇필드와 라스 울리히가 토카사키의 연주를 보고 메탈리카에 가입하라고 권유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토카사키는 '말이 안 통해서'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토카사키도 밥먹고, 똥싸고, 잘 때 외에는 기타만 연주한 것으로 유명한 연습벌레였다. 풍속점에 가서 대딸을 받다가 일찍 싸버렸는데 현자타임이 와서, 서비스타임 다되기 전에 나와서 스튜디오에 돌아와 기타 연습 했다고 할 정도이다.
한국 뮤지션들이 표절 많이 하는 이유?
그냥 음악을 평소에 충분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밴드의 전성기 때, 드러머 데이브 롬바르도가 탈퇴하고 새로 폴 보스타프가 가입했다. 후기 슬레이어, 그리고 제프의 뜻밖의 죽음에 대해서는 2부에서 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