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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예전에 서울 고시원에서 한달 산적 있음.
오래 살았으면 모르겠는데 잠깐 살아서 나름 재미있었음.
1. 문신양아치 형
왼쪽 어깨에서 등까지 이어지는 큰 문신 있던 형이었음.
걍 식당에서 마주치면 인사만 하던 사이였음.
어느날 옥상에 빨래널러 갔는데 축구공이 있더라.
걍 심심해서 혼자 공팅구고 놀고있는데 문신양아치형 옥상 올라오더라.
근데 내가 공갖고 노는거 보더니 패스해보라하면서 그때부터 갑자기 존나 축구교실 오픈해서 존나 강의하더라 시발ㅋㅋㅋ
뭐 재미도 있어서 열심히 이야기 듣고있으니까 연습 해보자하더니 둘이서 옥상에서 공차고 놀았음.
그러다가 옥상에 널어놓은 빨래랑 빨래줄 다 엎어뜨리고 사고침.
거기 다른사람들 옷 존나 많아서 나는 좆됐다 생각했음.
근데 그 형은 대수롭지 않은듯 쿨하게 반응함.
되려 빨래줄을 걸리적거리게 뭐 이딴식으로 걸어놨냐며 존나 가오잡음.
잠시나마 그 양아치형 좀 쎄보이고 멋있어보였음.
근데 어찌알고 관리원 아줌마가 와는데 아까의 모습은 어디가고 모양빠지게 고개 푹 숙이고 그 아줌마한테 존나 혼남ㅇㅇ;
다 큰 어른 둘이서 사고치고는 아갈꾹 상태로 아줌마한태 꾸지람 듣는거 ㅁㅌㅊ?
여튼 아줌마 돌아가고 나니까 그제서야 그 형 다시 가오잡으면서 빨래 널음 ㅇㅇ;
거기 고시원 세계관 최강자가 관리인 아줌마였음.
2. 존나 궁상떠는 아재
밥은 주로 근처 가게에서 사먹었는데 맨날 똑같은거 비슷한거만 먹으니 질리더라.
그래서 고시원 식당에서 만두같은거 구워먹기 시작함.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어떤 아재가 옆에서 군침 흘리더라.
고작 냉동만두 사워서 구워먹는데 '오~ 맛있는거 먹네요?' 이럼ㅋㅋㅋ
그래서 나는 '아니 뭘요ㅎㅎ 같이 드실래요?' 이러니까 같이 먹자 함.
난 그냥 친한척 인사차 하는말인줄 알았는데 그 아재 맨날 밥에 김치같은걸로 대충 끼니 때움ㅇㅇ;
그 아재 입장에서 냉동만두 존나 고급 사치식품이었음.
그래서 뭐 요리해서 먹을때 그 아재랑 같이 좀 먹다보니 어느순간 나만 보면 오늘은 맛있는거 안먹냐 물어보더라ㅋㅋ
근데 염치는 있는지 어느날은 자기가 요리 했다며 먹어보라는데 오댕탕임ㅇㅇ;
뭐 별건 아닌데 그 아재 착한사람 같았음.
3. 터줏대감 누나?
그 고시원에 사는 누나 있었음.
고시원에서 마주쳐서 그런지 볼때마다 수면바지 입고 돌아다니던 누나였는데 멀리서 보면 걍 160즘 되는 키에 두상 이쁘고 머리 작은게 꾸미면 괜찮을 것 같더라.
여튼 그래서 작업이나 쳐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차에 식당에서 만났음.
그래서 괜히 공용 식기같은거 써도 되는지 물어보면서 말을 걸었음.
근대 처음 놀란건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나이가 존나 많더라는거. 와꾸 주름상태를 보아하니 대략 40 중반은 되지 싶더라.
그리고 외모와는 다르게 목소리가 존나 허스키해서 또 놀랐고.
마지막으론 말이 시발 존나 많아서 놀랐음.
처음에 작업이나 쳐볼까하고 말걸었기에 집중해서 경청을 잘해줬음.
그래서 이야기 많이해도 싫지가 않았는데 내가 잘들어줘서 그런지 만날때마다 이야기를 존나 하는거임.
아니 시발 진짜 동네아줌마들 커피숖에 만나서 수다 떨듯이 네버엔딩 토킹.
그러다가 세계관 최강 고시원 아줌마 조인하는 순간 좆되는 거임.
대충 그 누나? 아줌마? 그 고시원에서 꽤 오래지낸 터줏대감 비슷한 사람이었는데 하...
어느순간부턴 내가 그 누나 피해다님 ㅇㅇ;
4. 꽃중년 아재
거기 나이는 50중 후반은 족히 되어보이는 아재 있었음.
근데 좀 잘생겼었음.
머리도 전체적으로 희게 쉬었지만 숱도 많고 머리 뒤로 쫙 넘겨 다니면 귀티가 나는 아재였음.
글고 아재치고 키도 꽤 컸음. 대충 170 후반쯤?
여튼 밖에 나갈때는 가죽잠바나 코트같은거도 입고 나름 스타일관리 하는 아재였음.
고시원에서 오고가다 마주치면 인사 주고받다가 식당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생김.
나보고 고시원 생활은 처음이냐, 서울에는 왜 왔냐, 애인은 있냐 뭐 이런 이야기 하다가 나 칭찬 잘해주길래 나도 아재 멋있고 여자 잘꼬실거 같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더니 그때부터 자기 여자썰 존나 풀어줌ㅋㅋㅋ
그리고 외출할때 어디가냐고 물어보면 항상 애인 만나러 간다던 아재였음.
근데 그런 꽃중년 아재도 모양빠지고 찌질한 모습을 보일때가 있었는데 바로 관리인 아줌마 앞이었음.
월세를 종종 늦게 내는지 볼때마다 월세 좀 제때 내라고 쿠사리 먹임.
그럼 바로 찐따모드로 바뀜 ㅇㅇ;
그 뒤에 친하게 지내던 아재들 많았는데 특별한 이슈는 없어서 안씀.
거기가 학교근처가 아니라 그런지 젊은 사람은 많이 없었는데 나름 재밋었음.
근데 쓰고 보니까 존나 노잼이네
즐딸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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