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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도 문득문득 애비에 대한 적개심, 분노가 끓어 오를때가 있다
애비란 인간은 노가다꾼 이었다
초딩 들어가기전부터 저 산만디 판자집 손바닥 만한데서 4식구가 살았다
이 애비란 인간은 평소엔 아무 말이 없다
자식과도 일절 말이 없다
그런데 술만 쳐마시면 주사를 넘어 반 정신병자가 된다
아침에 일 있으나 없으나 공구가방 짊어지고
노가다꾼들 모이는 아지트에 나가서 하는게 술 퍼 마시는거였다
저녁때쯤 비틀 거리며 들어온다
그 어린 마음에 가슴 조리며 애비가 오늘은 술 처먹고 오나 안오나
저멀리 골목길 쳐다보면서 조마조마 했던 기억.
그렇게 술처먹고와서 밥상 머리에 딱 앉자마자
별별 대도않은 얘기 씨부리며 윽박지르기 일쑤
맨날 엄마 패고 싸우고 울고불고
저사람이 애비라는걸 인식할 무렵 초딩 입학전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이지랄을 했으니
내가 인격이 온전할 리가 있겠나. 완전히 망가진 채로 사회성, 인간관계 결여
내성적, 늘 주눅들고 어딜가나 겉돌 수 밖에 없다
이러니 자식이 성인이 되도 일절 애비는 관심 밖임
늙어서 힘 떨어져도 하루 삼시새끼 뭘 처먹는지 관심도 없고 당연 대화도 없음
얘기들어보니까 점심은 무료 급식소 가서 먹고 온다던데 그러던 말던
결국 어느날 밤 목매달아 자살 하더라
장례할때 친척들와서 겉으론 슬픈척 했는데 솔직히 아무생각없고 잘됐다 싶더라
할아버지도 그렇게 술처먹으면 개망나니였다던데 그걸 그대로 따라하네
그래서 난 일절 술 안마심
개망나니 술주사는 죽기전엔 못 고침
근데 애비 죽고나서 좀 살만한가 싶더니 애미도 약간 정상은 아닌것 같다
끼리끼리 만난거지머
난 어차피 개망나니 유전자 그대로 받아서 결혼은 못할거 같고
이번생은 나중에 독거노인으로 조용히 골방에서 끝날거 같다
정말 부모 유전자가 인생의 99% 결정 짓는다는게 백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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