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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25.. | 22/05/22 22:43 | 추천 28

장문) 인터넷이라는게 범죄 저지르기 쉬운 도구인것 같다 +11

원문링크 https://www.ilbe.com/11416058233





   


나도 도둑질 엄청 많이 해대서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뉘우치고 글을 쓰자면

보통 사람은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다던지 남한테 욕을 할때, 사회에서 학습한 어떤 틀이나 양식같은것 안에 있기 때문에 그게 잘 안된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 틀의 명칭이나, 그 구조나 작용에 대해 세세하게 입체적으로 서술하지는 못해도

피드백을 받을수 있다는 두려움이라던지, 아니면 어렸을때부터 학습한것들 등 여러가지가 적용되어서 당연한듯 안저지르게 된다는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내에서의 활동은 개념적으로 현실과 똑같은 인간대 인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곳이지만, 그 구조상 일상에서 의존해오던 어떤 틀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공간이다

그래서 너무나도 쉽게 도둑질이라던지 모욕같은것을 저지르게 되는것 같다

분명 마트에서 8만원짜리 플스 씨디를 훔치는것에는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닌텐도 스위치 에뮬과 롬파일을 50만원어치 도둑질하는것에는 무게감이 하나도 없는것처럼 느껴진다

분명 교보문고에 있는 4500원짜리 만화책을 도둑질하는것은 나쁘다고 인지되는데

만갤, 마나모아, 히토미 등에서 10만원어치 만화 도둑질을 하는건 숨쉬는것보다 더 자연스럽게 저지른다

FANZA라는 사이트에서 9만원에 팔리고 있는 AV를, 포르노 사이트에 생각날때마다 들어가 도둑질해대며 컨텐츠를 소비하는데도 어떤 거리낌이 없다

분명 만화작가가 어시스트를 고용하고 원고용지를 사서(또는 기기를 사서) 만화를 그린것들일텐데 그 모든것들을 '지식으로는 알고있음에도' 전혀 어떠한것도 느껴지질 않는다

게임사가 수십억 들여서 3년, 4년동안 개발한것도 분명 지식으로는 다 알긴 아는데 다운로드 할때 그 어떤 거치는게 전혀, 하나도 없다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이 하는짓거리들도 마찬가지이다. 가만보면 대부분이 관계의 부피에 따라 옳고 그름이 정해진다

루리웹 유저들이 선비인척 하다가 디씨에 와서는 "디씨는 이래도 된다"라며 남에게 폭언을 한다던지, 붕떠있는 텐션을 근거로 남에게 이죽거린다던지 하는식이다

분명 사람이 사람에게 말을 건넨것과 개념적으로 완전히 똑같은데도, 일상에서는 본인이 양심이라고 생각하는것에 의해 그러질 않다가, 인터넷이라는것을 통해 껍데기를 무시하고 알맹이에 다이렉트로 그 똑같은 사례를 제시하면 그러한것을 전혀 못느끼고 저지르는것이다

그래서 그런것들을 보면 (나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이 가책이랍시고 느낀 양심같은것은 어떤 학습된 경로에 의존해오던것이고 알맹이에 다이렉트로 시험이 가해지면 아무것도 못느끼는, 의존할 형식이 있어야만 하는 노예같은 존재들이 아닌가? 큰 비닐 하우스 안에서의 유사자유를 누리고있는 노예들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상에서의 범죄들을 보면 인터넷이라는게 마치 그 의존해오던 견고한 경로들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고 껍데기를 완전히 벗긴다음, 알맹이에 직접적으로 시험을 요구했을때 그 사람이 스스로에 의해 존립하는 인간인지 아니면 형식에 의존하는 인간인지를 시험하는 도구처럼 보인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작마당의 쭉정이처럼 날라가버리는것이고...

만약 중심이 온전하게 잡혀있고 스스로에 의해 사리분별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도둑질이 어떤 이미지로, 어떤 형식으로 제시되었어도 하지 않았을것이다

나는 인터넷이라는 형식 자체를 원인으로 꼽는 사람들은 다 공중(Air)에 의해 지배받는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일단 첫째로, '나로 하여금 되어지지 않게' 라는 사고방식 자체가 뭔가에 의존해야만 질서를 유지하는 그런 존재라고 스스로 고백하는것이다. 양반 몽둥이 아래에서든 아니면 수많은 형식들이든 무언가에 의해서만 자신이 유지된다는점에서 똑같은 노예라 할수있다

둘째로는, 그 일이 잘못된것인지 아닌지 알고있느냐가 중점인것이지 의식의 흐리멍덩함이나 텐션이나 맥락이나 세태 따위는 판단요소가 되질 않는다. 알면서도 저질렀다면 마트에서 물건 훔치는것과 완전히 똑같은 무게의 범죄를 저지른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그러한것들이 인터넷상에서 아무리 보편적으로 보여진다 할지라도 그 무게는 절대 경감될수 없다.


그러나 그 같은 경우들을 현실을 거울삼아 판단해보자면 세상에는 상상 이상으로 유사인간들이 많다는것을 알게된다

인터넷 형식탓만 하면서 피상적으로 접근할게 아니라 이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찰하고 사회적인 담론으로 이어져야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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