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폴더 뒤지다보니 예전에 갔던 식당 리뷰 안 올린 것을 찾아서 오래간만에 올려보는 미쉐린 레스토랑 리뷰입니다.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미쉐린 1스타, 아이 피오리 (Ai Fiori). 이탈리아어로 '꽃들 사이에서' 내지는 '꽃밭에서' 정도로 풀이됩니다.
랭함 호텔 2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깃발 못 보고 지나치면 찾기 좀 곤란한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 입구가 1층에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호텔 로비를 통해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가야 나오거든요.
기본 셋팅. 접시가 참 예쁩니다.
이렇게 자체 로고가 박혀있는 접시를 보면 왠지 기대감이 상승하지요. 그릇에도 이렇게 신경을 썼는데 음식은 얼마나 맛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우리나라에선 모 셰프가 레스토랑 오픈하면서 예쁜 식기 공수해다가 썼더니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몽땅 도둑맞았다는 말도 했는데
견물생심이라고, 역시 뭔가 좋은 걸 보면 갖고싶은 욕망이 무럭무럭 솟아나는게 사람 마음인가 봅니다.
기본 빵과 버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유명 레스토랑 식전빵이 정말 눈물나게 맛있는 경우는 별로 못 본 듯 합니다.
그냥저냥 먹을만 한 수준이랄까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후식 파트를 담당하는 페이스트리 셰프가 분명 따로 있을텐데, 자체 베이커리가 있는 레스토랑에 비하면 확실히 그 질이 현격하게 떨어집니다.
식전빵을 제대로 만들려면 가게 하나 따로 차리는 수준의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인살라타 디 마레 (Insalata di Mare). 이탈리아어로 말하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결국은 해산물 샐러드입니다.
해산물 요리의 포인트, 신선함을 잘 잡아낸 한 접시입니다.
조개 관자, 새우, 오징어, 갑오징어, 엔다이브, 레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조리나 소스를 곁들이지 않고 그냥 싱싱한 해산물을 최소한으로 조리해서 레몬즙만 곁들여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메인으로 나온 탈리아텔레 (Tagliatelle) 파스타.
바질 페스토를 섞어서 녹색 빛이 감도는 파스타 면에 토마토와 리코타 치즈가 곁들여서 나옵니다.
아이 피오리의 시그니처 디쉬라고 하면 바로 이 직접 만든 생파스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말 맛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파스타입니다.
토마토, 바질, 치즈의 조합은 널리고 널렸지만 그 본연의 맛을 이렇게 제대로 잘 살려내기란 쉽지 않지요.
후식으로 나온 오렌지 스펀지 케이크와 화이트 초콜렛 가나쉬, 오렌지 셔벳.
뭐, 후식이 깔끔하게 맛있기는 한데 아무래도 파스타에 비하면 임팩트가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식사의 끝맺음을 무난하게 했다는 정도랄까요.
'훌륭한 식사의 화려한 피날레'와 '잘 나가다가 마지막에 왜 이래'의 중간쯤입니다.
뉴욕은 레스토랑 위크라고 해서 유명 레스토랑들이 기간 한정으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데,
마침 이 때가 레스토랑 위크였던 덕에 3코스 런치를 $32에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여기에 세금과 팁이 붙지만, 그걸 감안해도 미쉐린 레스토랑에서 먹은 것 치고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지요.
?문제는 밥 잘 먹고 나오면서 보란듯이 진열되어 있는 블랙 트러플을 발견했다는 거.
메뉴에 추가요금 약간 내고 주문할 수 있는 블랙 트러플 리소토가 있었는데, '이왕이면 시그니처 디쉬를 먹어야지' 하는 생각에 파스타를 선택했건만...
아기 주먹만큼 커다란 이 트러플을 갈아서 올려주는 걸 알았다면 리소토를 주문했을텐데 말이지요.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만, 배불리 만족스럽게 먹어놓고도 기회를 놓친 것에 아쉬워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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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8)
촌놈이라 캐비어는 짜고 푸아그라는 돼지간같든데 트러플은 어떨지 궁금한듯
뭐야 음식 언제나와
메인디쉬는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