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코 : 2015년에 네 커리어에 하이라이트였던 부분을 좀 얘기해보자고. 왜냐하면 넌 WWE에 데뷔하자마자 존 시나와 대립하면서 정상에 섰거든. 그런 데뷔가 또 어딨겠어.
케빈 오웬스 : 그러게. 존 시나와 일하는 건 내가 '언젠가 이뤄낼 거다'라고 꿈꾸던 일이었어. 근데 WWE에서 데뷔전을 존 시나 상대로 치르는 건 정말 끝내주는 일이었지. 더 해서, 내 아들이 존 시나의 팬이라는 사실은 모두 다 알고 있지. 아들은 '존 시나랑 언제 레슬링할 거냐'고 물어봤는데 결국 그게 이뤄졌고 내 아들의 반응은 SNS를 통해서 다 퍼졌으니까 모두 다 알고 있을 거야.
한 가지 더 멋있었던 건, 내가 존 시나와 퍼포먼스 센터에서 만나게 됐을 때, 존은 오웬(아들)을 데려오라고 했었어. 난 존이 퍼포먼스 센터에 있을 거라는 걸 알았지만 오웬은 몰랐지. 난 오웬에게 '저기에 존 시나가 있다'고 말해줬어. 그때 존 시나는 오웬에게 직접 쓴 편지를 갖다 줬어. 내가 이 얘기를 하면 존은 별로 안 좋아할지도 모르지만, 존은 두 장 짜리 편지를 썼었어. 예전에 존 시나와 함께 세그먼트 작업을 할 때, 내가 이런 얘기를 했거든.
"존, 괜찮다면 이 대립을 좀 더 사적인 원한이 있는 것처럼 만들 아이디어가 있어. 예전에 나랑 오웬이 하우스 쇼를 보러 간 적이 있어. 주변에 있는 관중들은 인디 레슬러인 케빈 스틴이 온 것을 보고 다들 '와, 케빈 스틴이네. 저 사람은 아마 자기가 링 안에 있기를 바라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난 아들을 위해서 그 자리에 있었던 거거든. 내가 원했던 건 존 시나가 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일 뿐이었어. 하지만 존, 넌 경기가 끝나고 팬들과 하이 파이브를 하는 대신에 걍 들어가 버렸고 내 아들은 크게 상심했었지. 이걸 세그먼트에서 언급하는 게 어때?"
존 시나는 "와우, 그런 일이 있는 줄 몰랐어. 정말 미안하네." 라고 답했어. 난 "아냐. 오웬은 금방 기분을 회복했어. 그냥 스토리라인으로 써보자는 거지. " 라고 말했지. 존 시나가 답하길 "그건 좀 나중에 생각해 볼게. 하지만 오웬한테 사과를 전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말했지. 그리고 존 시나가 써준 편지는 그 일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이었어. 하여튼 내가 아버지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내 아들이 존 시나와 처음으로 만나서 너무나 기뻐하는 것을 보는 그 순간이었어.
이 일화를 보고 약간 위화감을 느꼈었던 게, 진짜 대중의 엄청난 관심을 십 년 넘게 받으면서 산 사람이 저렇게 어린 팬을 잠깐 동안 상심시켰다는 것을 갖고 미안해서 자필 사과 편지를 쓸 정도로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더라. 현실적으로 모든 팬들을 만족시킬 순 없고 저런 일이야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존 시나 본인도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저런 마음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는 게 신기했음.
댓글(10)
그렇게 순수한분이 니키벨라보고 코스프레 시켜서 위에 올라타게하고.....
사람이 진짜 얼마나 착해야 저럴 수 있는거냐ㅋㅋㅋ
믹폴리 말대로 진짜 나와서는 안되는 사람이 나왔내 - dc App
근데 이와 별개로 존 시나 일화들 찾아보면 약간 군기 반장 같은 일화도 많음. 밑에서 후배들이 존 시나 존경하냐고 물었는데 절대 만만히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님.
역시 시느님
wwe의 유재석인듯하내요. - 엄격하고 근엄하고 진지하게!
나세 멋진가요?
정말 착하거나 혹은 미래를 내다보는 빅 픽쳐의 소유자라 같은 업계 종사자 케빈 스틴 아들내미와 훈훈한 일화 하나 만들어놓자는 '더 아키텍트' 시나의 계략이었을지도.
필브룩스였음 케오후 개띠껍게 쳐다봤을듯
위대한 남자의 삶. 적어도 팬들에게 있어서 만큼은 완벽남인듯... 후배들이야 뭐 경쟁과 정치질도 없을수가 없는 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