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이가 화면을 띄우며 연구소의 준비가 끝났음.
그 와중에 사람들 면면을 바라보니 임원들의 눈초리가 사나웠음.
특히 냥이 형은 이번에는 절벽에서 동귀어진 해주마 하는 표정이었음.
내가 무슨말을 해도 그 내용보다는 억양과 말투를 꼬투리잡는게
경영진의 유일한 방어막이었음.
발표 도중에 사투리 억양이라도 튀어나오면?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그걸 빌미로 진흙탕 감정싸움을 유발하겠지..
박대표 입장에서는 저절로 절벽 앞까지 등떠밀리는 분위기가 될테고.
야야..니들 그만그만;; 오늘만 날이냐. 다들 릴렉스하고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그렇게 나올게 뻔했음.
[하지만...오늘의 망나니는 내가 아니란다..ㅋㅋ]
통풍이 녀석도 은근 결정적인 타이밍을 잘 잡는 놈임.
이 분위기를 어찌 읽고 스스로 망나니를 자처 했을꼬?
통풍이는 굉장이 특이한 놈임.
워낙 순하게 생겨서 그런가 녀석이 막말을 던져도
사람들이 인식을 못하는 특수한 능력을 가졌음.
나의 언어는 사투리 억양은 있지만 정제 된 문과적 단어를 사용함.
상대의 표정과 반응을 살피며 눈치껏 말을 함.
반면 통풍이는 전형적인 이과놈이었음. 단어 선택도 최악이고
눈치없이 핵폭탄급 발언을 던짐.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래. 저놈이야 원래 생각이 없지...원래 저렇지..'
하며 그냥 넘어감.
.............
..........
......
예전 회사에서 통풍이 녀석이 하이에나 과장(내게 전공정 지뢰코드 짬시킨 과장)
에게 밥먹다 말고 말을 툭 던진 일화가 있음.
그는 쌍둥이의 아빠였는데, 당시 애기들이 아직 어릴때라
밤에 잠을 잘 안잤었나 봄. 매번 눈이 퀭 해져서 회사에 나오는 하이에나 과장.
밥먹을때면 상사들 앞에서 신세타령, 육아의 힘듦을 노래하며
동정심 유발 자기 어필을 자주 했었는데, 어느날 통풍이가 얘기를 듣다말고 툭 던짐.
"과장님? 애섀끼들 키우기 힘들어요?"
사람들: .......!!?!?
하이에나: !??!?!
나 & 무쌍이: 어허~! 이놈이 또...애섀끼 아니고 자녀들...임마!
"아! 그러네!? 뭐 어쨌든~ 아니 매번 징징 하시니까 그러지. 우리야 총각이니까 알 수가 있나? 궁금하잖아!! 왜!!!"
사람들: 그냥 무시하자....
하이에나: .........
신혼여행 다녀온 3무 과장이 밥먹다 말고 상사들에게
이제 가정이 생겨서 해외 출장이 더 어려워졌다는 헛소리를 했던 적이 있음.
다들 속으로 어차피 출장 안나가는 놈이 먼 개소리지!? 했을 때, 통풍이가 한마디 했음.
"집에 마누라는 뭐하신데요? 일 안해요? 마누라랑 출장이랑 뭔 상관이래?"
3무과장: 어허..통풍씨. 통풍씨는 그 단어 선택을 좀...
"왜요? 마누라 아니에요? 와이프는 영어고. 집사람!? 어감이 좀 이상하고."
나: 얌마. 그냥 아내 분. 아내. 이 쉨끼야 ㅋㅋㅋㅋ
"아. 맞다. 아내. 아내가 있었지. 아 몰라 뜻만 통하면 되지 뭐!!"
이런 녀석임. 그러면서도 미움을 받지 않으니 나로써는 굉장히 억울했음.
맑은 눈의 광인 효과..?
..................
.............
...........
그런 통풍이기에, 망나니를 맡아도 나와같은 공격을 받진 않을거란 믿음이 있었음.
나는 조용히 옆으로 빠져 통풍이와 자리를 바꾸었고 노트북 앞에 앉았음.
막상 통풍이가 말을 하려 하자 박대표가 말했음.
"음? 연구소장님이 하실거 아니에요?"
살짝 당황한 경영진도 강하게 얘긴 못했음.
"왜요? 소장님이 하셔야죠? 이런 자리는.."
나도 얼른 밑밥을 깔았음.
"아. 박대표님. 제가 원래 경상도 사람이다 보니까, 아직 말투에 억양이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종종 감정적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이번 발표는 연구소장의 발표가 아니라 연구소 실무자의 의견입니다. 오히려 그게 가장 객관적인 내용이 될 수 있다 판단됩니다."
"아아~! 그렇죠~ 이럴때 일수록 윗 사람들 보다는 아랫사람들 말에 귀를 기울여야죠!"
".............."
"..........;;;"
"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올빼미야~~!! 날아 올라앗~!!!!
...........
.........
.......
통풍이가 맑은 눈으로 엑셀을 확 밟았음.
"제가 아까 경영진들 발표를 봤는데요. 그거 혹시 꿈인가요?"
사람들: 꾸...꿈!?!?
"제가 아는거랑 너무 달라서요."
박대표가 물어봤음.
"어떤게 다른데요..?"
통풍이가 첫페이지를 딱 띄웠음.
-----------------------------------------------------------------
십테크의 영업방향의 문제 점
수주 실패사례
1. PSD 창O 외관검사기: 실제 고객사에서도 상위고객사에 수주를 받지 못한 내용을 영업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건을 명목으로 자사 연구소인력을 고객사 국외/국내 현장용역 대응을 진행하려한 실패사례.
2. OOO업체 RTR 설비 대체 사업: 중견 기업의 부수입 창출을 위한 명목상의 국책사업 리스트에 올라 시간과 검토 리소스만 낭비한 대표적 사례
3. OOO업체 플레이트 간격측정 검사기: 검토건으로 받아왔으나 실제 연구소의 영상획득 및 비전알고리즘 R&D 검토 결과 제출 후 업체연락 끊어짐. 십테크 영업인력의 지속적인 고객사 소통/피드백 액션 부족사례
4. K테크 AOI 프로그램 유지보수: 1차 출장이후 일부 문제 해결 및 고객사에 기술력을 입증하였음에도 영업적으로 고객사와 추후 소통없이 프로젝트 방치상태, 결과적으로 2차 출장 여부 불확실.
-----------------------------------------------------------------
박대표가 물을 한잔 마셨음.
"위에서 기존 영업의 실패 요인을 정리해 오라길래, 케이스 별로 정리를 해왔는데요. 아까 윗분들 발표한거랑 내용이 중복되는게 많아서. 아! 사실은 저렇게 하고 싶었던 꿈이었나 싶었네요. ㅋ"
거기에 씹테크 경영진을 반응을 못했음.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우리가 배부한 PPT 자료를 열심히 넘기고 있었음.
결국 박대표와 통풍이 간의 1:1 대화구도가 되었음.
"통풍 책임님? 저거 창O 외관검사 장비요. 수주된거 아니였어요?"
"수주는 무슨 수주요!? 연구소장이 전화해 봤더니 자기들도 수주 못받았다고 했는데."
"소...소장님?"
"네. 계속 씹테크 경영진에서 전달되는 말이랑 고객사 말이 혼선이 되길래, 직접 전화걸어 봤더니 저러더군요."
박대표가 물을 한모금 더 마시며 말했음.
"아니 잠깐만요. 내가 이해가 안가서 그래요. 고객사는 왜? 자기들도 수주를 못받은걸 왜 십테크에 주니 마니 소리를 해요? 나는 그게 이해가 안가서요."
그러자 통풍이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음.
"이 업계 원래 그래요! 다들 해외출장 가서 몸빵하기 싫으니까. 어떻게든 대신 내보낼 호구 잡을라고 하는거죠. 우리같이 영세 업체들 저런식으로 신규프로젝트 준다고 살살 꼬드겨서, 일단 그전에 해외 한번 나가달라고 약파는거죠 ㅋ"
[아아...저 필터링 없어 튀어나오는 이과용 단어들...ㅋㅋㅋ]
"........."
".......!!"
"......;;;"
"그걸 연구소장이 눈치채고 빠꾸놨는데 경영진에서 막 뭐라고 했어요."
"!?!?!?"
"에? 통..통풍아?"
[그..직접적인 증거는 없는데...!? 에라이 모르겠다 ㅋㅋㅋㅋ]
어디선가 환청이 들렸음.
[아 몰라 뜻만 통하면 되지 뭐]
내가 옆에서 정리를 해줬음.
"박대표님. 통풍책임이 하고자 하는 말은, 그런 업체들의 교묘한 수작을 영업선에서 잘 판단하여 불필요한 시간과 리소스를 낭비하면 안된다는 케이스를 말한거 같습니다."
"아아...네. 그렇군요."
"그리고 두번째로, 저거 RTR 국책사업이요. 저것도 제가 봤는데, 막상 업체에 가보니까 담당자 부터 영혼이 없더라고요. 원래 중견업체들이 국책으로 나라 돈 빼먹는거 많이 하잖아요? 딱 그런 케이스더라고요. 저거도 결국 시간만 낭비했어요."
"아.. 하지만 통풍책임님. 국책이라는게 분명 그런게 있어요. 하지만 우리 D사도 국책사업을 통해 POC 단계부터 밟아서 신제품이 출시된 경우가 많아요. 저건 운이 좀 나쁜 케이스인 거지요. 국책이라서 무조건 안좋다 그런건 아닌거죠."
"뭐 그렇긴 하죠. 근데 우리는 비전사업을 하잖아요? 저희 인원이 2명인데. 저희는 그냥 순수 개발자에요. 문서작업이고 뭐고 할줄 몰라요~ 학력도 그냥 학사따리구요. 국책하나 제대로 하면 초기 제안서 작성부터 거의 논문급으로 문서를 찍어내야 하는데. 누가 해요? 십테크에서 그런거 할 사람이 있어요?"
"............"
"그렇게 책상앞에서 서류나 만질거면 비전사업을 하면 안되죠!"
"어험험...일단 그쪽 방면으로 관리가 가능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긴 하겠네요.."
"......;;;;"
"........."
"그리고 저거 뭐더라? 플레이트 간격측정이요? 저거 작년에 검토요청 오길래 검토해서 줬고. 기다리다가 지루해서 그냥 프로그램 개발해서 시퀀스 빼고는 다 완성했거든요? 근데 그동안 영업에서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요. 저렇게 하면 업체도 '아 얘네들 관심없나보다' 하고 잠수타버리거든요."
내가 정리했음.
"해당 건은, 저희 연구소에서 필요한 검토를 완료 했고, 고객사에 전달이 되었습니다. 이후 고객사로 부터 아무런 피드백이 오지 않았구요."
"아..그렇군요. 피드백이 안오면...소장님 생각에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보나요?"
"업체들이 의외로 비전업체 선정할 때는 여러 업체에 검토 문의를 합니다. 그중에 제일 자기들 입맛에 맞는 업체랑 일하지요. 저런 경우는 영업에서 적극적으로 업체를 푸쉬하여 피드백을 받고, 우리가 더 적극적이고 협력적이라는 어필을 해야합니다. 그랬는데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요. 해당 프로젝트는 그러한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네...일리있는 말씀이네요."
"그리고 네번째, K테크 AOI요. 저게 고급인력인 연구소장이 나가서 일당 받으면서 온몸으로 다 막아주고 온건데. 어떻게 출장비가 1.2억이 나와요? 얼마나 출장을 나가있으려고요??? 장비개발 안할라고요!?"
박대표가 돈 얘기에 눈을 빛냈음.
"음..! 저도 십테크가 아웃소싱일을 간혹 하는걸 알고 있습니다. 보통 저런경우 하루 일당을 얼마에 받나요? 일반적으로 장비사업부 인원들은 얼마를 받죠?"
꾀돌이 이사가 말했음.
"직급과 숙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25만원에서 40만원정도 받습니다."
"그럼 보통 개발자는 얼마나 받죠?"
"그건...저희도...아마 더 받지 않을까..."
통풍이가 말했음.
"연구소장이면 못해도 80 이상은 받아야죠. 통역없이 현지인력들 소통하랴, 고객사도 잃어버린 소스코드 찾아주랴, 버그 수정해주랴. 유니크 한 스펙인데!"
박대표가 꾀돌이 이사에게 물어봤음.
"이번 출장에서 소장님 얼마 받으셨을까요..?"
"아..그게...이번이 처음이고...해결 가능성을 낮게 잡고 갔던거라.. 하루 20으로 책정했습니다.."
나 & 통풍이: !?!?!?
뭐여!? 기술핵심 인력이래매?? 씹테크야? 니들이 책정한 내 가치가 일당 20만원따리였냐!?
씨파 통역인도 하루 일당 15는 받겠다 ㅡㅡ;
나도 슬쩍 말을 던졌음.
"이사님들.. 20만원으로 1.2억 벌려면 몇년을 해외출장 나가야하죠? ㅎㅎㅎ"
"......;;;;;"
"............;"
통풍이의 말은 끝나지 않았음.
"그리고 연구소장이 나가서 실패해서 버린장비, 다시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왔는데. 왜 고객사는 이후 계획이 없어요?? 영업적으로 소통하고 계신거 맞아요!? 보통 업체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 되는데? 왜 말이 없죠!?!?"
박대표가 경영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답을 구하는 눈빛을 보내니
꾀돌이 이사가 다시 말했음.
"그게..K테크에서 일단 경과를 좀 더...보자고해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왜 경과를 더 봐요? 잃어버린 코드도 찾아줬고, 3년동안 대응 안되던 기능도 연구소장이 하루만에 만들어 주고 왔는데??"
"그게...그쪽은 그쪽대로 고객이랑 뭐가 있나봐요;;"
"그럼 연구소장은 뭐하러 출장간거에요!? 140만원 벌러간거에요??"
"..........."
내가 정리해주었음.
"통풍책임, 차분하게..차분하게 얘기해요. ㅎㅎ 박대표님. 연구소가 K테크 업무에 응했던 이유는 현재 국내 프리랜서나 아웃소싱 업체중에 K테크 AOI를 대응가능한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진행했었습니다. 당장에 허황된 1.2억을 바라본게 아니고, 고객사가 우리 기술력에 의존하게 만들어서 향후 신규 설비가 있을 때, 우리를 찾아오게 만들기 위해서요."
"오오....그게 효과가 있을까요?"
"제가 과거 K테크를 다녔던 사람입니다. ㅎㅎ 그쪽 실무 현황을 예측가능하고, 약점이 뭔지 알기 때문에 진행을 했던거죠. 실제로 설비업체 중에 설비 제작능력은 갖추었으나 소프트웨어 기술이 없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K테크가 그 대표적인 회사구요. 당장에 내세울 간판이 없는 저희가 K테크와 협업해서 규모가 큰 신규 프로젝트 건을 얻어낼 수 있는 꼼수중에 하나 입니다."
"아하~"
"통풍 책임이 지적하고자 한 바는 그런 부분 같습니다. 이후에 자료에도 나오겠지만 현재 십테크의 영업방향은 연구소가 지향한 K테크 전략과 다르게 당장에 출장 수입만을 바라보는 상황이에요."
그런 와중..부들부들 떨며 나를 바라보고 있던 냥이 형이
내 입이 열리자 얼른 뛰어 들어왔음.
"그건 연구소가 잘못판단 하는거 같네요? 연구소장님 말씀 잘하셨어요. 당장에 내세울 '간판' 없는 회사가. 열심히 뛰기라도 해야죠? 사무실에만 있으면 될까요? 현장에서 업체를 만나고 부딪혀야 우리를 알리고, 경영진들도 그걸로 새끼를 쳐서 영업을 하지 않을까요?"
누가봐도 화가난 표정의 냥이 형.
여기서 내가 받아쳐 봤자 둘이 치고받는 구도밖에 안나옴.
승질같아서는 녹음파일 틀어버리고 싶은데. 그러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듯 했음. ㅋㅋㅋ
전투를 이기면 뭐함. 전쟁을 이겨야지..
그래서 그냥 통풍이를 쳐다봤음.
가랏 올빼미~
[8]
투잡러 | 26/10/14 | 조회 79 |SLR클럽
[7]
52w | 26/10/14 | 조회 165 |SLR클럽
[3]
YuJimin | 26/10/14 | 조회 272[11]
| 26/10/14 | 조회 392[3]
| 26/10/14 | 조회 761[12]
| 26/10/14 | 조회 795[11]
루리웹-82736389291 | 26/10/14 | 조회 1228[2]
| 26/10/14 | 조회 318[1]
루리웹-7842507 | 26/10/14 | 조회 193[8]
루리웹-1355050795 | 26/10/14 | 조회 2520[2]
| 26/10/14 | 조회 348[5]
안면인식 장애 | 26/10/14 | 조회 864[10]
보추의칼날 | 26/10/14 | 조회 1342[9]
| 26/10/14 | 조회 1832[17]
| 26/10/14 | 조회 2846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평한한 저녁 되셔요
즐감 했습니다. 츗천!!!!
흥미진진 하네요. 힘드시겠지만 다음편이 너무 기다려지네요.
MOVE_HUMORBEST/1798478